[경향신문] 대중은 그의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했다.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장 배명진 교수는 20년 넘게 ‘소리박사’ 혹은 ‘소리공학의 일인자’로 불렸다. 배 교수는 25년간 언론에 약 7000번 출연하며 국내 최고의 음향 분석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유명 연예인의 욕설 논란이나 최순실 녹취록 음성분석에까지 의견을 내며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왔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충격적이었다. 〈PD수첩〉은 1156회 ‘‘목소리로 범인을 찾아 드립니다’-소리 박사 배명진의 진실’ 편에서 배 교수가 사용하는 음성 분석 기술의 실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고, 그의 분석 결과가 과학에 근거한 분석으로 보기 어렵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배 교수가 만든 국제학술학회에서 수준 미달의 논문을 통과시켜준 후에 등록비 250달러 가량을 받는 사실도 취재를 통해 밝혀냈다.
〈PD수첩〉배 교수 편을 취재한 MBC 서정문 PD(35)를 전화인터뷰해 취재 뒷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서 PD와 주고받은 일문일답이다.
〈PD수첩〉 1156회 ‘‘목소리로 범인을 찾아 드립니다’-소리 박사 배명진의 진실’의 한 장면. 서정문 PD가 배 교수를 찾아가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PD수첩〉캡처- 어떻게 해서 취재를 시작하게 되었나.
“음성학자 한 분이 배 교수가 분석한 것 중에 한 케이스가 좀 이상하다고 제보를 주셨다. 저희 팩트체크팀에서 제보를 받아서 팀원들이 공유를 했다. 흥미롭다고 생각해서 취재를 시작했다. 4월 중순부터 한 달 정도 취재를 했다.”
- 과학적인 내용이라서 취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총 몇명 정도의 전문가를 취재했나.
“방송에 나온 분은 10명 정도지만, 총 30명 정도의 전문가와 전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 학문적인 논란을 다루는 사안이었기에 최대한 많은 분에게 교차검증을 시도했다. 배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논문 비롯해서 배 교수의 논문들을 학자들과 공유하며 검증했다. 학계에 오래 몸담고 계신 전문가분들이 논문을 보고 나서 어떤 과학적인 이론을 배경으로 작성한 것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주셨다.”
- 취재를 하면서 제보 내용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된 순간은 언제인가.
“방송에도 나왔지만 성완종 녹취 분석 감정서를 입수했을 때다. 보통 사람이 봤을 때도 이상한 거다. 어? 어떤 근거로 발언 내용이 거짓이라고 단정할 수가 있는 건가 생각했다. 전문가들에게 감정서를 보여드리고 자문을 구했는데 자료를 본 모든 학자들이 너무나 충격을 받는 거다. 학계에서 통용되지 않는 분석이고, 통용되지 않는 용어들이라고 했다. 육십 몇 프로까지 정확하게 진실성을 판단할 수 있는 어떤 데이터나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걸까하며 전문가들이 충격을 받으신 모습에서 (우리의 취재를) 확신하게 됐다. 배 교수의 그런 분석 자료들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이 되기까지 했다. 한 사람 혹은 몇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 있는 문제인데,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힘든 감정서들이 유통되고 있었다. 반드시 취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방송 초반에 나온 김 하사 사건에서도 배 교수가 분석한 결과가 타살에 힘을 실어줬다. 유가족 입장에서는 김 하사가 자살한 것이라면 자살의 원인을 찾는데 집중을 했어야 하는데, 배 교수의 분석 때문에 방향이 바뀌어 죽음의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지체가 됐다. 유가족이 매우 고통스럽게 먼 길을 돌아가게 된 거다.”
〈PD수첩〉 1156회 ‘‘목소리로 범인을 찾아 드립니다’-소리 박사 배명진의 진실’의 한 장면. 서정문 PD가 배 교수를 찾아가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PD수첩〉캡처- 취재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교차검증 작업이다. 처음에 한국음성학회와 한국음향학회에 검증을 요청드렸는데 거부당했다. 학자 개개인을 접촉해서 검증을 시도했다. 학자 분들을 설득하고, 분석하고 방송 허락을 구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취재에 응해주시는 학자분들을 보면서는 감동을 받았다. 인터뷰를 하고 자료도 보내주시며 검증을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 20년 넘게 이 사회는 왜 배 교수를 신뢰한 것일까. 그의 권위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제일 큰 책임은 역시 언론이다. 배 교수 본인이 말하기를 MBC에만 300번 넘게 출연했다고 한다. 방송사는 3000회, 전 언론 대상으로 하면 7000회라고 본인이 말했다. MBC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권위가 주는 타이틀이 있다. 사람들이 말하는 정보는 권위의 힘을 빌어서 쉽게 유통된다. 과학적인 부분이 검증이 어렵기도 하다. 수많은 학자들과 이야기해서 교차검증을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어렵기도 하다.
배 교수의 분석이 과학적 근거가 없거나 부족하다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10여년 전에도 있었다. 그런데 일정 부분은 학계에서도 쉬쉬하면서 덮고 갔고, 그래서 이렇게 오래 동안 (그의 권위가) 지속된 것 같다. 소리공학연구소는 숭실대 부설연구소니 물론 숭실대에도 관리책임이 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이놈때문에 성완종 증언이 거짓이되고 이완구 풀려나고 홍준표 ㅆㅂㄴ 까지 무죄판결된거아녀 개 상늠의 ㅅ ㅣ키 구속시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