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에 소아암병동 다녀온 썰.txt

우당탕라면군 작성일 18.05.28 17: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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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은 본문과 아무 상관없는 콩나물국밥 먹는 남규리)



- 처음으로 소아암병동에 가봤습니다.
노래로 봉사활동하는 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어요. 봉사활동을 노래로 한다는게 너무 신기해서 작년부터 참여하고 있습니다. 
합창단에서는 매년 어린이날에 소아암병동에 가서 노래를 부르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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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4RfSCPZenck
영상에 보시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시는 어머님이 계셔요. 
노래할 때는 그냥 영상을 찍으시는가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병실에 있는 아이와 영상통화를 하시는 중이셨어요. 
아이가 워낙 중환이라 다른 환아들처럼 복도에 나와서 관람을 하지 못해 
병실 침상에서 영상통화로나마 저희 노래를 듣고 보고 있는 거였어요. 
나중에서야 그걸 알고 가슴이 좀 저릿했습니다. 
(우리 노래가 뭐라고 그렇게까지..ㅠㅠ)


쓴 약 한움큼과 주렁주렁 주사바늘이 매일같이 반복되고, 
신나게 뛰어 노는 친구들을 창 밖 너머로 바라만 봐야 하는 일상 속에 
기분 좋게 불어 온 여름 바람 같은 느낌이었대요. 그래서 고마우시다고..
사실 병동에 있는 아이들의 일상은 어떻게 보면 단조롭고 심심하기도 하니까요. 


합창도 봉사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보게 된 건데요. 해보니까 이게 참 묘하네요. 
저희 노래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썩 잘하지 않습니다..(아 써놓고 보니 좀 민망..ㅎ) 
이런 우리의 노래로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걸, 
노래가 노래로만 그치지 않고 노래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걸 이런 기회로 알게 되었어요. 
이런 경험은 살면서 꼭 한 번은 해봐야 하는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서는 절대로 해 볼 수 없는 경험이기도 하구요.


매주 합창 연습 때 가서 연습하며 종종 느낀건데, 와 우리 이렇게 못해도 되는건가? ㅋㅋㅋ 
어디가서 공연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라 
덕분에 노래 못하는 저도 용기가 좀 생겼..
여기서 지휘자님 실력이 진짜 대단한 분이구나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요.
이런 우리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드캐리 하셔요. (말로만 듣던 보살이 심지어 능력자..) 
그래서 결국엔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야 마는데 참여하는 사람으로서 즐겁고 신기합니다.


맘 열고 대화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났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에요.
살다 보면 나이가 들수록 맘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점점 더 줄어들잖아요. 
저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어디 모임을 새로 나가도 적응하기 힘들거나 구석에서 쭈구리하기 쉽구요. 
그런데 여기서는 좀 다른 느낌을 받았어요. 
다들 자기 분야에서는 한가락들 하는 사람들인데도, 세상 겸손하고 맑아요. 
여기선 그냥 다 동네 언니 오빠들. 
그간 뻔한 직장생활만 하던 중에 활력을 많이 찾았습니다. 


그래서 
마침 합창단에서 5월말까지 단원모집을 하고 있습니다 ^ㅂ^

올해 단원모집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아요. 
10월에 있을 정기 나눔 공연이 목표에요.
티켓 판매액 전액을 소아암, 희귀 난치병 환아들에게 기부하는 것을 목표로 
매년 10월에 정기적으로 공연을 열고 있습니다. 
이미 신청주신 분들이 많지만 혹시나 관심있으신 분들을 위해 합창단 활동 소개와 단원 신청 링크 올려 봅니다. (알토와 베이스에 조금 더 TO가 있습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i0ZBJ6lDUWa5rFIA60_VRL931r3UPjpjc0ZtrllPZtru3Lw/viewform
합창 연습은 매주 화요일 저녁 8시 공덕역 근처에서 하고 있습니다. 
나이와 성별, 국적과 종교 모두 상관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지만
노래로 봉사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신 분만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합창단의 이름은 '나눔소리합창단' 이에요.
국제나눔연대 소속이며 비정치, 비종교, 비영리를 지향하는 봉사단체입니다.  
봉사는 연속성이 중요할 것 같아 하다 말고 그러면 안 되는거 아닌가 일단 걱정부터 되는데, 

막상 해보니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는 구조라 별 부담이 안되네요. 


-
봉사활동에 관심갖고 계시는 분들이 은근히 많은데 정작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그랬구요. 
세상에 선행을 할 수 있는 것이 기부나 헌혈말고도 여러가지 있네요. 
내 주위에서 할 수 있는 게 분명히 있을테니 찾아서 해보는 것도 꽤 즐거운 일일 것 같아요. 
착한 일 하니 칭찬도 좀 받고 싶고..ㅎ 
빙긋 웃을 수 있는 경험을 나누는 이야기이니 유머게에도 어울리는 이야기다 싶어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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