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 아빠 된 박주민, 그로부터 3시간 전 "하하하하"

심의 허준 작성일 18.06.27 15: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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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육아 문제나 여성 인권에 대해 더 민감해질 것 같다"

[오마이뉴스 글:이정환, 편집: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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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박주민 의원이 지난 5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평화철도111 유세단 출정식에서 만화 '은하철도999'의 캐릭터 메텔과 철이로 분장해, 정청래 중앙역장과 함께 6.13 지방선거 기간동안 전국을 순회할 '평화철도'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남소연27일 오후 1시 49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은평구갑)이 '아빠'가 됐다.

올해로 결혼 11년 차, 긴 시간을 기다린 끝에 매우 소중한 인간 관계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박 의원은 2017년 자신의 삶을 소개한 책 <별종의 기원>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성공한 인간관계라면 강영구 변호사를 만나 결혼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함께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일할 때부터 곧잘 화제에 올랐던 부부와 이날부터 함께 삶을 나눌 주인공은 딸이다.

딸을 순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약 3시간 전 박 의원과 통화했다. 아무래도 오후에는 전화 통화가 어려울 것 같아 미리 소감을 물어봤다. 그의 소감에는 웃음이 자주 묻어났고, 또한 유쾌함이 넘쳐났다. 다만 그 내용은 다소 건조했다. 박 의원은 "솔직히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라면서 "방금 전까지 국회에서 인신보호법 개정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병원에 막 도착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박 의원은 '아빠로서 아이가 어떤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이를 성적순으로 줄 세우기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라고 답했다. 앞서 강 변호사는 2014년 인터뷰를 통해 "아이에게 자신이 학교에서 했던 경험과 같은 걸 하게끔 하고 싶지 않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제 짝꿍"이라고 표현하며 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아빠 국회의원 의정활동에 미칠 영향에 대해, 박 의원은 "실질적인 육아 문제가 더 피부에 와 닿을 것 같고, 여성 인권에 대해서도 좀 더 민감해 질 것 같다"라면서 "이런 두 가지 측면에서는 좀 더 힘을 확실히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래도 관심이 더 생길 것 같다"라고 예상했다. 끝으로 박 의원은 "열심히 살겠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기다려주고 축하해 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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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지난 2017년 12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수정안’이 통과되자, 법안 통과에 앞장섰던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안아주고 있다.ⓒ 유성호다음은 전화를 통해 그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

- 오늘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 있다고 들었다. 기사 나가는 걸 염두에 두고 전화했는데.
"(웃음) 하하하하. 아니... 하하하하"

- 먼저, 미리 축하드린다.
"감사하다."

- 올해 결혼 11년 차로 알고 있다.
"올해... 11년 차일 거다. 왜냐하면 결혼식을 안 해서(웃음). 혼인 신고만 했는데, 정확히 언제를 결혼 시점으로 잡아야 할지 저희가 약간 불분명하다(웃음)."

- <별종의 기원>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성공한 인간관계라면 강영구 변호사 만나 결혼한 것"이라고 했다. 현재 소감은?
"일단은 두 가지다. 최근 다리나 발이 엄청 붓더라. 또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 먹고, 막 그래서, 미안함이 크다. 두 번째는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 소감이 너무 건조한 것 아닌가?
"(웃음) 하하하, 솔직히 실감이 잘 안 난다, 아직까지는. 이따 봐야 알 것 같다. 남자들이 다 이런지는 모르겠지만, 방금 전까지 국회에서 토론회 하다 왔다. 병원에 지금 도착했다."

- 어떤 토론회였나?
"인신보호법 개정 방향에 대해서(웃음)."

박주민·강영구 부부의 다짐 "'줄 세우기' 생각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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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사흘 앞둔 지난 2017년 10월 6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모습ⓒ 남소연- 두 분이 모두 매우 바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변호사는 예전 인터뷰에서 "아이에게 자신이 학교에서 했던 경험과 같은 걸 하게끔 하고 싶지 않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 아빠로서 아이가 어떤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 
"제 짝꿍이 했던 이야기는 '줄 세우기'가 싫었다는 거다.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1등부터 꼴등까지 가리고 그걸로 평가하지 않나. 저도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 전혀 없다. 공부나 배움은 즐거운 일이다, 사실. 저도 중학교 때까지는 즐거웠지만, 사실 고등학교 때는 성적을 위해 공부한 거지, 즐거움 때문에 공부하진 않았다. 그렇게 키우고 싶지는 않다."

- 민변 회원 부부의 아이가 민변 회원이 되면 성골이라는 얘기가 생각난다.
"(웃음) 알 수가 없네요."

- 이런 얘긴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
"그렇다."

- 이제 아빠로서 의정 활동을 하게 된다. 에너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면?
"육아를 하게 되니까, 실질적인 육아 문제에 대해 더 피부에 와 닿을 거다. 그리고 딸이다. 여성 인권에 대해 민감하지 못한 편이었는데, 조금 더 민감해질 것 같다. 이런 두 가지 측면에서는 좀 더 힘을 확실히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래도 관심이 더 생길 것 같다."

- 따로 하고 싶은 말은?
"아이가 태어나면 완전히 신세계로 들어간다고 하더라. 상상만으로는 힘든 거나 어려움을 도저히 느낄 수 없다고 하더라. 아이가 태어남으로 인해 고맙다고 생각하는 면 중 하나가 그거다. 그런 걸 겪을 수 있게 해주는 거 아닌가. 물론, 꼭, 그것 때문에 아이가 태어난 게 고마운 건 아니지만(웃음). 열심히 살겠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소식을 알릴 생각은?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시고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감사합니다. 순산하면 SNS를 통해 소식 전하겠다."

박 의원은 기자와 인터뷰 한 이후 약 3시간 후인 27일 오후 1시 49분 출산했다는 소식을 문자로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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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민 의원이 27일 오후 1시 49분 출산했다는 소식을 문자로 보내왔다.ⓒ 오마이뉴스

http://v.media.daum.net/v/2018062714330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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