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육아 문제나 여성 인권에 대해 더 민감해질 것 같다"
[오마이뉴스 글:이정환, 편집:김지현]
올해로 결혼 11년 차, 긴 시간을 기다린 끝에 매우 소중한 인간 관계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박 의원은 2017년 자신의 삶을 소개한 책 <별종의 기원>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성공한 인간관계라면 강영구 변호사를 만나 결혼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함께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일할 때부터 곧잘 화제에 올랐던 부부와 이날부터 함께 삶을 나눌 주인공은 딸이다.
딸을 순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약 3시간 전 박 의원과 통화했다. 아무래도 오후에는 전화 통화가 어려울 것 같아 미리 소감을 물어봤다. 그의 소감에는 웃음이 자주 묻어났고, 또한 유쾌함이 넘쳐났다. 다만 그 내용은 다소 건조했다. 박 의원은 "솔직히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라면서 "방금 전까지 국회에서 인신보호법 개정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병원에 막 도착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박 의원은 '아빠로서 아이가 어떤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이를 성적순으로 줄 세우기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라고 답했다. 앞서 강 변호사는 2014년 인터뷰를 통해 "아이에게 자신이 학교에서 했던 경험과 같은 걸 하게끔 하고 싶지 않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제 짝꿍"이라고 표현하며 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아빠 국회의원 의정활동에 미칠 영향에 대해, 박 의원은 "실질적인 육아 문제가 더 피부에 와 닿을 것 같고, 여성 인권에 대해서도 좀 더 민감해 질 것 같다"라면서 "이런 두 가지 측면에서는 좀 더 힘을 확실히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래도 관심이 더 생길 것 같다"라고 예상했다. 끝으로 박 의원은 "열심히 살겠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기다려주고 축하해 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지난 2017년 12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수정안’이 통과되자, 법안 통과에 앞장섰던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안아주고 있다.ⓒ 유성호다음은 전화를 통해 그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
- 오늘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 있다고 들었다. 기사 나가는 걸 염두에 두고 전화했는데.
"(웃음) 하하하하. 아니... 하하하하"
- 먼저, 미리 축하드린다.
"감사하다."
- 올해 결혼 11년 차로 알고 있다.
"올해... 11년 차일 거다. 왜냐하면 결혼식을 안 해서(웃음). 혼인 신고만 했는데, 정확히 언제를 결혼 시점으로 잡아야 할지 저희가 약간 불분명하다(웃음)."
- <별종의 기원>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성공한 인간관계라면 강영구 변호사 만나 결혼한 것"이라고 했다. 현재 소감은?
"일단은 두 가지다. 최근 다리나 발이 엄청 붓더라. 또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 먹고, 막 그래서, 미안함이 크다. 두 번째는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 소감이 너무 건조한 것 아닌가?
"(웃음) 하하하, 솔직히 실감이 잘 안 난다, 아직까지는. 이따 봐야 알 것 같다. 남자들이 다 이런지는 모르겠지만, 방금 전까지 국회에서 토론회 하다 왔다. 병원에 지금 도착했다."
- 어떤 토론회였나?
"인신보호법 개정 방향에 대해서(웃음)."
박주민·강영구 부부의 다짐 "'줄 세우기' 생각 전혀 없습니다"
- 민변 회원 부부의 아이가 민변 회원이 되면 성골이라는 얘기가 생각난다.
"(웃음) 알 수가 없네요."
- 이런 얘긴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
"그렇다."
- 이제 아빠로서 의정 활동을 하게 된다. 에너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면?
"육아를 하게 되니까, 실질적인 육아 문제에 대해 더 피부에 와 닿을 거다. 그리고 딸이다. 여성 인권에 대해 민감하지 못한 편이었는데, 조금 더 민감해질 것 같다. 이런 두 가지 측면에서는 좀 더 힘을 확실히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래도 관심이 더 생길 것 같다."
- 따로 하고 싶은 말은?
"아이가 태어나면 완전히 신세계로 들어간다고 하더라. 상상만으로는 힘든 거나 어려움을 도저히 느낄 수 없다고 하더라. 아이가 태어남으로 인해 고맙다고 생각하는 면 중 하나가 그거다. 그런 걸 겪을 수 있게 해주는 거 아닌가. 물론, 꼭, 그것 때문에 아이가 태어난 게 고마운 건 아니지만(웃음). 열심히 살겠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소식을 알릴 생각은?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시고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감사합니다. 순산하면 SNS를 통해 소식 전하겠다."
박 의원은 기자와 인터뷰 한 이후 약 3시간 후인 27일 오후 1시 49분 출산했다는 소식을 문자로 전해왔다.
▲ 박주민 의원이 27일 오후 1시 49분 출산했다는 소식을 문자로 보내왔다.ⓒ 오마이뉴스
http://v.media.daum.net/v/20180627143305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