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毒)이 든 분유에 아동 학대/오늘은 가짜 백신까지/독공기 독식품/아픈 백성은 눈물범벅
독제도 독정부/중국 공산당을 전복하자/공포를 이기자.'
중국에서 수십만 명 영유아가 접종한 DPT(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과 광견병 백신이 아무런 효과도 없는 불량 백신임이 드러나면서 불붙은 민심의 들끓는 분노가 급기야 '공산당 전복' 구호까지 등장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가짜 백신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부모들과 어린이들로 북적이는 중국 각지 어린이 병원 화장실 문과 벽면에 '화장실 혁명에 응답한다'는 제목의 공산당 전복을 촉구하는 격문이 휘갈겨진 낙서로 나붙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화장실 업그레이드 캠페인을 '화장실 혁명'이라고 부르는 걸 비꼬며, '공산당 전복이 진짜 혁명'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24일 이 소식을 전한 미국의소리(VOA)방송은 "베이징과 쓰촨성 청두, 장쑤성 난징, 저장성 항저우, 상하이 등지의 아동 병원 내 화장실에서 거의 유사한 내용의 구호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주중 미국 대사관의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은 며칠 새 중국 정부에 대한 살벌한 성토장으로 변했다. 중국 검열 당국이 주중 미 대사관 웨이보는 쉽게 손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중국 네티즌들이 거친 분노와 울분을 주중 미국 대사관 웨이보로 달려가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23일 주중 미 대사관 웨이보에는 "몰인간적인 가짜 백신 사건에 대해 미국이 나서달라" "아기들이 맞는 백신까지 가짜로 만드는 '대단한 우리나라(?害的 我們國家)'가 못하는 게 뭘까" "개인의 생명권조차 없다. 중국은 내게 애국을 기대할지 모르지만 나는 애국할 수가 없다"는 글들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24일에도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에게 "미·중 무역 전쟁을 통해 중국 안에 미국산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접종소를 설치해달라" "중국 정부는 우리 아이들을 지킬 능력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얘기해서 우리 아이들을 구해준다면 정말 감사하겠다"는 애원·하소연·분노로 점철된 글들로 도배됐다. 지난 2월 중국 증시 폭락 때 열받은 중국 개인 투자자들이 주중 미 대사관 웨이보에 중국 증권감독 당국을 비난하는 댓글을 무더기로 남긴 것과 같은 일이 재연된 것이다.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서 '백신'이라는 단어가 4억 회 이상 언급됐다는 점도 중국인들의 충격과 분노를 짐작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