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할아버지 뵐 수 있는 날 기다릴게요"..이산가족 南 손녀의 편지

심의 허준 작성일 18.08.25 17: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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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형 김용수씨와 만나는 南 현수씨 손녀 손편지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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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강산 공동취재단 제공

 

25일 2회차 이산가족 이틀째 개별상봉에선 북에 사는 큰 할아버지에게 전달 된 한 이산가족의 '선물'이 눈길을 모았다. 남측 김현수(77·남)씨의 손녀가 북측의 현수씨 형 김용수(84·남)씨에게 쓴 편지다.

 

김현수씨의 손녀 김규연양은 "제가 편지를 쓰고 이걸 전해 받으신다는 생각을 하니 꿈만 같다"며 "할아버지 사진을 봤는데 저희 할아버지와 너무 닮으셔서 신기했어요! 어서 남북이 통일이 되어 할아버지 얼굴을 뵐 수 있는 날이 오도록 기도 하고 응원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김현수씨의 중2 손녀딸이 쓴 이 편지는 김현수씨가 형에게 주려고 만든 선물 꾸러미에 담겨 있었다. 현수씨는 형에게 주려고 부모님 산소 사진, 가족들 사진 등이 담긴 가족앨범을 만들어 왔다. 또 양말 100개, 운동화 20켤레 등도 준비했다.

 

10남매 중 일곱째인 김현수씨는 북에 있는 형 김용수씨의 신청으로 68년만에 형을 만나게 됐다. 용수씨는 10남매 중 셋째. 한국전쟁 때 넷째 형 김종수씨와 함께 북으로 피난을 갔다. 종수씨의 생사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형제의 고향은 강원도 양양이다. 김현수씨가 9살때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김현수씨는 2000년(1차 이산가족 상봉)에도 형을 찾기 위한 신청을 했고, 당시 유전자 검사까지 했다고 한다. 생사확인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전쟁 때 집이 다 타서 사진이 한장도 남지 않았는데, 이번에 형의 사진을 받고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1993년, 아버지는 1986년에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내새끼들 언제 보냐"며 두 형들을 늘 그리워하셨다. 김현수씨는 속초에 오기 전에 어머니 아버지 산소 가서 형님이 살아계신다고 하고 제사를 지내고 왔다.

 

김현수씨는 "앞으로 서신으로라도 서로 왕래를 할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https://news.v.daum.net/v/20180825161702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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