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개붕이들아
저번에 응급실 외국인 이야기 좀 쓰다가 자버린 응급실 노동자야
이번엔 좀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해보려구해
험난한 인생살이 하다보면 크고 작은 사고를 당할거야.
이미 많이 당해본 개붕이들도 많을거고...
그럴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리고 어떨 때 응급실에 와야하는지 알려주려고해.
물론 의료쪽에서 일하는 개붕이들도 많겠지만 아닌 개붕이들을 위해
최대한 간단하고 일반적인 상식 수준에서 설명을 할게
1. 찔림, 베임 사고
소위 창상 및 자상으로 불리는 형태로 응급실에서 가장 많이 보는 환자가 아닐까 생각해.
칼에 손가락 베인 주방장, 그라인더에 손목 베인 노동자 아조씨, 못이나 가시에 찔린 학생 등등...
일상생활에서 가장 접하기 쉬운 사고 형태이기도 하지
이런 사고를 당했을 때 개붕이들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간단해! 상처 부위를 최대한 깨끗하게 씻어내야해.
창상 및 자상의 경우에는 가장 우선적으로 걱정해야하는 것이 감염 문제야.
피부라는 정상 방어선이 무너지고 체내로 외부 이물질 및 감염 요인들이 침투하기 쉬워지는 상태가 되는거지.
때문에 사고 즉시 흐르는 물로 상처부위를 깨끗이 씻어내고 깨끗한 거즈나 수건 같은 걸로 덮어주도록 하자.
상처를 씻어 내면서 상처 안에 이물질이 들어간 것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해!!
그리고 이럴땐 바로 응급실로 가야해!
1) 조절되지 않는 출혈
2) 상처 주변의 변색 및 감각 저하
이런 경우들은 손상 부위 주변의 중요한 혈관 및 신경, 인대 등의 손상을 암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빨랑 응급실로 달려가자
특히 손가락 같은 경우는 성형외과 전문 진료가 필요하거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에 신경쓰는게 좋다.
창상 및 자상은 감염 문제를 제외하고는 다른 사고에 비해 응급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그러니 위에서 말한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꼭 응급실이 아니라 외과 진료가 가능한 동네병원이나 외래 진료를 보는게 비용면에서 싸게 먹혀
번외) 동물한테 물림 사고 : 똑같다. 상처 씻어 내고 응급실 와서 감염 예방 처치 받아라
번외2) 손톱,발톱 들림 및 빠짐 : 상태에 따라 국소 마취 후 피부와 함께 꿰메서 고정하거나 핀셋으로 잡아서 재고정할 수 있다.
아플 거 같다고? 응 줜나 아퍼.
빠진거 버리지 말고 휴지 같은거에 잘 싸서 가져와.
이런 사고는 보통 시간 지나면 기존 손발톱이 빠지고 새로 나는 경우가 많긴하다. 다만 그 기간이 매우... 길다...
2. 복통, 설사, 구토
이야... 이것도 응급실에서 많이 보는 케이스지.
사실 복통/설사/구토의 원인은 워낙 다양하고 비특이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그 원인을 찾는건 매우 어려워.
때문에 단순 복통으로 응급실에 오더라도 알고 보면 단순히 장염인 경우가 많아.
응급실 보통 기본 비용이 10만원 내외인건 개붕이들 다들 알고 있겠지?
걍 배탈난걸로 10만원 내면... 없던 복통도 생기지 않을까?
그래서 꼭! 응급실에 와야할 상황 몇가지를 들어줄게
1) 복통과 함께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
단순히 복통만 있는게 아니라 열감이 심하게 느껴지는 경우(미열 정도가 아니라) 응급실로 꼭 가보자.
복통+고열 조합에서 예상 가능한 응급질환은 대표적으로 복막염이 있어.
어떤 원인에 의해 복부 내장 쪽의 감염이 생기거나 염증 반응이 생기는 상황이지.
특히 대부분 맹장염(충수돌기염)을 걱정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맹장염은 흔하지만 위험한 질환이야.
배꼽을 기준으로 오른쪽 복부, 혹은 오른쪽 하복부 통증이 느껴지면 일단 응급실 가보는걸 권장해.
2) 옆구리 통증이 있는 경우
오른쪽, 혹은 왼쪽 옆구리 통증이 있는 경우 대게 굉장히 심한 통증을 겪게 될거야.
이런 경우 가장 쉽게 의심할 수 있는게 요로결석이야... 요로에 돌이 생겨서 막아버리는거지.
요로결석의 경우 결석 크기에 따라 자연적으로 통증이 완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 쉽게 진정되지 않아.
결석으로 인한 통증은 진짜 겪어본 사람만 알 정도로 심한 통증이라고 해. 물을 많이 마시는것이 그나마 도움을 될거야...
오죽하면 응급실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가장 많이 쓰는 유형의 환자이기도 해.
때문에 응급실로 와서 수액 맞으며 충분히 수화를 시키며 강한 진통제를 맞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거야.
3) 너무 잦은 구토 및 설사
'너무 잦다' 라는 기준이 애매하긴하지만 자기가 섭취한 수분량에 비해 구토 설사가 많다고 느껴지면 응급실에 와보는걸 권장해.
구토 및 설사가 있는 경우에는 집에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실제로 구토 설사로 인한 수분 손실량은 굉장하거든.
하지만 구토 설사가 진짜 심한 경우에는 집에서 경구로 수분 섭취하는게 정말 어려울거야... 먹으면 바로 토할걸?
때문에 응급실에서 정맥주사를 통한 수분공급이 더 도움이 될거야.
실제로 수분 손실이 장시간 동안 교정에 되지 않으면 혈액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고 신경학적 문제를 초래하기도 해.
4) 토혈, 혈변
사실 피를 토하거나 빨간 피똥을 싸면 99%는 알아서 응급실로 달려올거야. 이건 소화기관의 출혈을 암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진짜 응급상황이야!
바로 출혈 부위를 찾고 지혈 조취를 취하지 않으면 생명에 치명적인 증상이야. 대부분 이런 증상으로 응급실 오면 80% 이상이 중환자실행이야.
그런데 대부분 쉽게 간과하는게 까만 똥이야.
'짜장면 색깔'이라고 표현하는 까만 똥은 혈변의 일종이야.
상부 위장관에서 나온 출혈이 장을 통해 이동하며 소화가 되서 까맣게 변색되서 변과 나오는 걸 melena라고 하지. 이것도 빨간 피똥과 같이 위장관 출혈의 증상이기 때문에 응급실로 바로 달려가자!
3. 고열
"열이 나요!!", "열이 안 떨어져요!!"
고열 환자도 응급실 단골 손님이지. 보통 37.5도를 넘으면 열이 있다고 보긴 해. 근데 진짜 심각한 환자들은 보통 38.5도 넘는게 대부분이더라(경험)
위에서 설명했지만 발열의 원인은 보통 감염의 결과인 염증반응으로 인한 것이 일반적이야.
때문에 고열 환자의 응급 처치는 해열 조취와 함께 발열의 원일을 규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그런데 이 고열이라는게 참 어려운게 뭐냐면
약국에서 파는 해열제 먹고 집에서 좀 쉬면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긴 해서 바로 응급실 오기보다는 집에서 좀 있어보는게 비용적으로 쌀 수 있어.
근데 중요 기관의 감염이 원인인 고열은 응급 상황이긴해. 아주 간단하게 몇가지만 예를 들면
1) 심한 기침, 가래, 나아가 호흡 곤란을 동반하는 고열
폐렴의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령자들)
2) 소변 볼때 따끔따끔, 잔뇨감 심함, 옆구리 통증을 통반 하는 고열
신장 및 방광 감염 가능성이 높다. (남자들 특히)
3) 심한 두통, 기타 신경학적 변화가 동반되는 고열
뇌신경 감염 가능성이 높다.
4) 호흡기능 저하, 부종 혹은 기타 비특이적인 증상들을 동반하는 고열
심혈관 감염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다. (그나마 제일 드문 케이스인거 같다)
어때? 딱봐도 뭔가 응급 상황인거 같지?
외래 진료가 바로 가능하면 관련 과의 외래 진료 보는게 비용적으로도 더 싸고 효율적이긴해.
근데 그런 상황이 아니면 바로 응급실로 달려가자
★4. 가슴 통증★
가슴이 아프다? 가슴이 답답하다?
이런 경우는 무.적.권. 응급실로 달려가야한다.
진짜로...
별 두개 일부러 넣었따.
가슴 통증은 심장 문제를 암시하는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며
심장질환의 경우 아무리 경미한 증상이라도 골든타임을 놓치면 바로 천국행 편도 신칸센 타기 때문에 돈 생각말고 바로 응급실로 가야한다.
특히 가슴이 답답한것보다 '아프다'라는 느낌이 있을때는 요 3개는 꼭 기억하도록 하자.
1) 가슴통증의 정확한 위치는 어디인가?
2) 가슴통증의 양상과 지속 시간은 몇분정도인가?
3) 통증이 휴식 시 완화되는가? 그리고 통증이 등이나 허리 쪽으로 퍼지는가?
보건의료쪽 공부하는 사람들한테는 기본적인 내용이겠지만 아닌 사람들은 꼭 숙지하자...
명심하자... 가슴 불편감, 가슴 통증은 바로 응급실로...
아 물론 응급검사상에서 큰 문제가 아닌 경우도 종종 있긴해.
근데 그 1%의 가능성에 목숨 걸기는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5. 부종을 동반하는 알레르기
알레르기 자체는 그리 응급한 상황은 아니야...
...는 단순 피부 발진이나 가려움을 동반한 simple한 경우고
특정 부위가 퉁퉁 붓거나 경한 호흡 곤란이 동반되는 경우는 갑자기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서 응급실 진료 보는게 좋아.
호흡 곤란이 동반되거나 급격히 진행되는 알레르기가 아니면 (즉 단순 가려움이나 발진이 주요 증상인 알레르기)
약국에서 약 사서 먹는게 훠얼씬 싸다.
6. 힘 빠짐, 심한 두통 등을 동반하는 어지러움
어지러움 증상 자체는 복통과 마찬가지로 그 원인을 찾는게 그리 쉽지는 않아.
최근 귀가 먹먹하거나, 중이염 등을 앓았다면 귀쪽 문제로 인한 평형기관 문제가 유발한 어지러움인 가능성이 높아. 이럴땐 이비인후과 외래 가봐.
근데 단순히 어지러움이 아니라 위에서 말한 사지에 힘이 빠지거나 심한 두통을 동반하는 어지러움은 단순히 넘길 수 없어.
뇌졸중이나 뇌출혈을 암시하는 증상일 수 있거든.
뇌도 심장 못지 않게 중요한 기관이잖아?
심장 질환은 골든 타임 놓치면 바로 훅 가지만 뇌질환은 훅 가지는 않지만 모다피 되는 수가 있으니 응급 진료 꼭 받도록하자...
몇가지 더 있을 거 같긴한데 나중에 또 생각하면 후속작 쓸게
의료 관련쪽으로 일하는 개붕이들은 뭔가 태클걸고 싶은게 많을 수도 있어.
하지만 이건 모르는 사람들 이해 쉬우라고 최대한 쉽고 일반적인 표현으로만 썼으니 이해해줘.
마지막으로... 응급실 진료에 대해 몇가지 말하자면...
* 응급실은 빨리 진료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응급 순서대로 진료보기 때문에 나 진료보다가 더 급한 딴 환자 오면 너 버리고 딴 환자보러 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건 이해해줘야한다.
응급실은 먼저 온 순서가 아니라 먼저 저 세상 갈 순서대로 진료보는거다.
* 응급실 진료비는 비싸다.
최소 10만원 이상 생각해라. 외래 진료가 훨씬 싸다.
이 글 쓴 이유도 비용적으로 효율적으로 선택하라고 쓴거다.
일단 사고가 나면 응급실 진료 보는게 가장 좋긴하다. 하지만 돈 문제도 중요하다.
뒷간 갈땐 모르지만 나올땐 돈 문제가 굉장히 거슬린다.
때문에 최대한 외래 진료 볼만한 증상은 외래 진료볼 수 있도록 해주는게 응급실 인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