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앞마당 마루에 가끔씩 놀러오던 턱시도냥...맘대로 쿠로짱이라고 명명.
어느날, 벼룩잡이용 목줄이 묵여있길래
'역시 누군가 키우는 고양이였구나' 싶어서 그 목줄에 조그만 편지를 묶어보냈었는데...
그러자 다음날 답장이 목줄에 달려왔어요!
'어떤 분이 키우는 고양이인가요? 이름은?
저희집에 자주 놀러와요. 귀엽네요'
'이름은 다이즈(콩)이라고 해요.
언제쯤부터 댁에 들리거나 했나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위 트윗이 유명해지자 상대방 나타남.
잠깐만요.
저희집 고양이에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졸문이라 읽기 힘드실지도 모릅니다. 사과드립니다)
그 편지가 다이즈의 목줄에 달려온지도 벌써 6~7년이 지났네요.
편지가 달려오기 전부터 가끔씩 털에 윤기가 흐르는 상태로 와서
혹시 누군가 댁에서 실례를 하는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날 처음 다이즈의 목줄에 편지가 달려왔을 떄 가족들이 전부 들떴던 게 기억나요.
전서묘다!라고 가족끼리 웃었지요. 이런 일이 진짜 있구나 싶어서 놀랐던 기억도 나요.
그와 동시에 정말 큰 신세를 지는 듯해서 죄송한 마음과 함께
귀여워해주시는 분이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가득했었네요!
다이즈는 가족 이외에는 굉장히 경계심이 강했어요.
하지만 캣클리닉 님은 목줄을 만지고 편지까지 묶어보내실 수 있어서 정말 놀랐습니다.
그 당시에는 다이즈가 그렇게까지 마음을 여는 사람이니까
분명히 동물에게 다정하고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있는 분이 보살펴주시는 거라고 가족끼리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어디 사는 분이신지 끝까지 알지 못한채로 그 작은 쪽지에 고양이 이름만 전하고 끝나버려서 죄송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이즈는 재작년 여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너갔습니다.
다이즈가 신세를 진 분께 그 사실을 전할 수 없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남아있었습니다.
이번에 이런 형태로 전할 수 있게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아침 트위터를 열었을 때 다이즈와 그때의 편지가 트위터에 돌아다니는 걸 보고 정말로 떨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다이즈와의 즐거웠던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새삼 굉장한 고양이였다고 생각해요.
만약 시간이 있으시면 댁에서 신세를 지던 당시 다이즈의 모습 등을 들려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정말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