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를 절대 하면 안되는 이유.

칼방원 작성일 19.03.06 06:17:42
댓글 19조회 8,819추천 14

종종 보면 인터넷에 택배기사 구한다는 문구가 보인다.

 

[월급 400~500보장!!]

 

[각종 복지혜택!!]

 

[대기업 택배배송 정사원!!]

 

[하는 만큼 벌 수 있다!!]

 

등등 온갖 화려한 문구로 장식되어 있는 배송사원 모집문구.

 

나도 이 문구에 낚여 택배기사를 시작했었다.

 

택배기사를 하면서 느낀건 '그냥 편의점 알바가 낫겠다.' 이것이었다.

 

왜 월 500버는 택배기사보다 월 200도 못버는 편의점 알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것을 한번 알아보자.

 

 

 

 

 

1. 비오면 비오는대로.... 눈오면 눈 오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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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는 비가오든 눈이오든 바람이불든 태풍이오든 물건을 배송해야한다.

그래서 여름 장마철이나 봄비철이 되면 죽을 맛이다.

비옷을 입어도 팬티까지 다 젖는데 그 상태로 하루종일 10시간넘게 배송을 한다.

자동차 의자까지 축축해지는데도 옷을 안갈아 입는 이유는

어차피 3분마다 내려서 빗속을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갈아입어봤자 또 금방 젖을테니 의미가 없는것이다.

비를 피할수도 없고 피할곳도 없다.

무조건 맞으며 일해야 한다.

그래서 비가 제일 싫다.

 

 

 

 

2. 사기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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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를 하러가면 사기꾼들에 낚여오는 사람들이 많다.

택배차 사기 혹은 지입 사기라고도 한다.

주로 인터넷으로 보고 들어온 사람들이 많이 당하는데

택배를 하고싶어서 인디드나 알바천국같은 사이트에서 전화를 걸면 무조건 면접보러 오라고 한다.

면접을 보러 가면 정신없이 말을 해대고 각종 동영상과 택배기사들 매출 서류를 내놓으며 사람 혼을 빼놓고

정신 차리고 보면 택배차 구매 및 운송업무 계약에 사인을 한다는것.

 

이런 사기를 당한 사람들을 보면 택배하는데에 필요한건 1톤 중고탑차 1400만원짜리면 되는데

2700만원짜리 냉동 탑차를 사서 온다.

심지어 할부로 사서 온다.

나이 어린 20대 친구들은 열심히 해보겠다는 혈기에 앞뒤 분간 안하고 사기를 당해서는

 

2400만원이면 떡을치고도 남을 냉동탑차를 3200만원에 사서 갖고오는 경우도 있었다.

연간 보험료만 20대에 영업용 차라서 200만원이 훨씬 넘었다.

달달이 나가는 차 할부값만 90만원이 넘었고 결국 2달 못버티고 퇴사.

이런 식으로 처음 들어올때부터 온갖 장소에 더러운 사기꾼들이 진을 치고 있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고소를 해도 사인을 한건 자기손이기 때문에 해결이 잘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알바천국,사람인,인디드,워크넷에 올라와있는 택배기사 모집광고는 전부 사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전화를 걸어서

"예, 택배하던 사람이라 탑차가 이미 있는데 괜찮나요?"

라고 말해보자.

"아, 저희는 그런건 안됩니다."

하고 안된다고 말할것이다. 사기이다.

차를 팔아먹어야 자기들 손에 콩고물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작 차 있고 준비된 사람은 거들떠도 안보는것.

절대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면 좋겠다.

사기 당해서 아침에 눈물 흘리며 택배상자 나르던 50대 기사아저씨도 봤었고 정말 당하는 사람이 많다.

 

 

3. 살인적인 노동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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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가 힘들기로 유명하지만 막상 안해보면 뭐가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내가 갤럭시 워치를 써서 하루에 걷는량이 나왔는데

하루 3만 7천보를 걷고

70~90층을 올랐다고 나오곤 했었다.

갤럭시 워치도 완벽하지 않은 이상 기록이 씹히는것도 많아 실제론 저것보다 훨씬 많다.

맨몸으로 하루에 3만~4만보를 걷고 뛰어도 힘든데

택배는 TV, 소형 냉장고, 생수, 40킬로 쌀, 고구마, 감자, 고양이 모래, 등등

엄청난 양의 짐을 들고 뛰어다녀야 한다.

뛰지 않으면 밤11시까지 해도 다 못돌리기 때문이다.

 

주로 시키는 사람은? 젊은 여성들이다.

젊은 여성들이 사는곳은? 대부분 원룸촌이다.

꼭~~~~ 배달가면 4층 5층 엘레베이터 없는 원룸이다.

하루에도 20번 30번씩 원룸 4층까지 쌀이나 생수 책 옷을 들고 오르락 내리락해야했다.

처음 5개월은 잘때마다 허리랑 무릎이랑 발목이 아파 잠을 이루질 못할 지경.

 

하루종일 렛츠비 커피 한캔 마시며 일했는데도 집에오면 배가 안고프다.

너무 기진맥진해서 몸이 음식을 거부하는것이다.

택배기사 시작 두달만에 15킬로가 빠졌었다.

 

얼마나 노동강도가 심한지 10명이 한팀이었는데

한달에 한명씩 사람을 구해야 했다.

10명중 한명은 계속 그만두는 사람이 생겼던것.

 

수색대 나왓다던 20대도 그만두고

평생 연탄공장에서 일했다던 50대도 그만두고

 

너무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조선소에서 일하다가

그만두고 운동할겸왔다던 아저씨도 택배차 새로산거

3달만에 중고로 되팔고 도망가기도 했었다.

그러니 택배는 항~상 사람을 구하는것이다.

줫같아서 다들 도망가니까.

 

 

 

 

 

4. 무급 노동 7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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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택배기사가 출근하면 바로 물건을 배송하기 시작할까?

아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텅빈 택배차를 끌고 택배물을 받으러 가서 송장정리하고 간단히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다가

7시쯤부터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내려오는 택배물들을 정신없이 골라낸다.

슝~하고 순식간에 지나가는 택배물들을 얼른 보며

하루 200개~300개의 택배물들을 얼른 자기것을 찾아 옆에 쌓아두어야 하는데

이렇게 컨베이어 벨트에서 자기 물건 주소보고 집어내는것만 3~4시간이 걸린다.

이때부터 이미 땀 범벅.

 

이것을 그대로 차에 실으면 될까?

아니다. 최대한 순서대로 분류하고 나누어 차곡차곡 실어야한다.

순서를정해서 레미안...메르디안...자이...주공....이런식으로 아파트, 마을별로 물건을 나누고 차에 착착 실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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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물건을 싣고 송장의 바코드를 스캐너로 찍고 이것저것 하고 나서

물한잔 마시고 출발할려고 차에 오르면 오후 1시30분이다.

아직 돈은 100원도 못벌었는데

7시간 중노동해야했고

이제야 일 시작인것이다.

6~7시간에 달하는 강도높은 택배물 분류작업은 돈한푼 지급되지 않는 순수 무급 노동.

이것만 해도 솔직히 택배기사 하지말아야할 이유로 충분하다..

 

 

5. 휴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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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는 일요일과 명절을 다 쉰다.

빨간날은 쉰다는것인데 왜 휴일이 없다고 할까?

택배기사는 물류운송 계약서를 사인할때 자기가 담당한 구역의 배송물을 소화할것을 조건으로 계약한다.

따라서 몇백 몇천개가 나오든 자기가 반드시 소화시켜야 하는데

사람들이 명절이라고 택배주문 안하고 일요일이라고 주문을 안할까?

일요일 쉬고 나면 화요일에 그 물량이 터져나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명절에 3~5일 연휴를 지내고 오면 2주일이 넘게 부작용으로 물량이 터져서 센터에 다 쌓지를 못하니 도로에 쌓아두고 작업을 할 지경에 이르른다.

그래서 택배기사들은 명절에 쉬면서도 연신 담배를 태우며

"하...명절 쉬고 나면 물량 어뜩하지.."라며 맘편히 쉬질 못한다.

그러다 복귀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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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택배의 산이 나를 반긴다. 머리가 하얘지고 어디서부터 일을 시작하면 좋을지 무서워지는것이다.

쉬는날도 터져나올 물량에 잠못이룰때가 많은 직업... 참 안좋은 직업이다.

 

 

 

6. 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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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운전직이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

또한 사고를 자주 목격하거나 당하거나 일으킨다.

하지만 택배는 특히 그 위험이 심하다.

10미터 가서 서고 10미터 가서 서고 하다보니 정차와 이동이 많고

좁은 골목골목을 다녀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불법주차가 많다보니 꽤 자주 차를 긁는 사고를 경험한다.

또한 한국은 좁은 골목일수록 불법으로 만든 툭 튀어나온 간판이 있는데

택배차가 높이 2.6미터의 높은 높이를 가지고 있다보니 초보일때는 멋모르고 지나가다가 간판을 쳐서

20~70만원씩 물어내줘야하는 일이 자주 생긴다.

좁은 골목 안의 원룸촌에 배달하러 들어가다가 전신주에 긁는다든지 하는 일이 자주 있어서

아침에 출근해서 커피 마시며 보다보면 출고한지 얼마안된 차가 부서져 있거나

20년 베테랑 아저씨 차 범퍼가 개박살이 나있는장면을 자주 목격한다.

사고가 피한다고 피할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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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차 할부값만 달달이 70~90만원 나가는데 사고나면 매번 50만원씩 물어주고.

돈을 벌려고 피땀흘리는데 통장잔고는 마이너스가 되는 희안한 상황이 매우 자주 생기는것이 택배기사...

 

 

 

 

 

7. 산재도 사대보험도 없는데 세금까지 내야한다!

 

택배기사는 그 안좋기로 유명한 특수 근로종사자이다.

분명 대우와 일은 택배기사로 택배 회사의 근로자인데,

일을 하려면 사업자를 자기 앞으로 내서 차도 자기앞으로 사서 지입형태로 일을 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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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서류상으로는 택배기사들은 모두 사장님들이다.

사업자 등록하고 업체명까지 갖고 있으니까.

부가가치세 같은 세금도 낸다.

할부금 내랴 유류비 내랴 엔진오일 5천킬로마다 갈랴 타이어 빨리 닳아서 바꾸랴 사고난거 메꾸랴

그런데 여기에 사장님이랍시고 세금까지 낸다!!!

사장님 신분이라서 사대보험도 안되고 일하다 다쳐도 당연히 산재도 없다!!

 

그러면 택배기사들은 정말로 사장님처럼 일하는걸까?

아니다.

물건도 택배회사로부터 받고 지입료도 상납하고 고객으로부터 클레임이 들어오면 패널티도 맞고 왠만한 직장보다 더 철저히 개처럼 관리당한다.

근데 정작 사원들에게 사대보험같은 최소한의 책임을 들어주기가 싫어서 사원들을 전부 사업자 내고 사장님으로 만들어 일을 시키는것이다.

일하다 다쳐도 산재가 안되니 생돈내서 입원하고 병원비를 내야하는게 택배기사들의 현실이다.

심지어 자기가 맡은 구역은 자기가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났는데도

다음날 팔에 깁스를 하고 출근을 한다.

사고가 나서 뼈가 부러져 일을 못하게 되어도 자기구역 배송을 빵꾸내면 그 피해액은 전부 택배기사에게 씌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7만원을 매일 내며 사람을 써서 일을 시키고, 그 사람이 배송은 처음이라 잘 모르니 옆에서 운전이라든지 주소찾는걸 알려라도 주려고 깁스한 몸으로 출근해서는 한팔로 가벼운 물건이라도 나르고 다닌다.

일반 회사라면 상상조차 할수 없는 풍경이 여기서는 당연하게 보이곤 한다.

 

 

 

8. 자기가 담당한 구역은 무조건 책임져야 한다!

 

택배기사들이 자조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집에 어른이 돌아가셔도 다음날 출근해야 한다." 는 말이다.

일이 생겨 쉰다면 자기가 맡은 동의 배송은 누가 하겠는가?

할 사람이 없다.

배송이 지연되면 고객들이 민원을 넣고 그 클레임은 건당 몇만원씩 패널티가 날아든다.

그리고 생선,고기,과일같은 생물 배송품은 시간이 지나면 썩는다.

부패가 되어 배송이 되면 당연히 그 가격도 배송기사가 전부 물어주어야 한다.

그러니 집에 어른이 돌아가셔도, 팔이 부러져도 무조건 출근을 해야 하는게 택배기사인것이다.

 

 

 

 

9. 상상을 초월하는 분실사고.

 

물건을 분실하면 고스란히 배송기사가 물어줘야한다.

그래서 분실이 안되도록 배송하려고 노력하는데 [잃어버리면 내돈 나가니]

자꾸 분실이 일어나고 돈을 물어주게 된다.

왜 그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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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앞에 놔두고 가라는 손님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누가 가져가서 분실되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도 택배 물건 분실건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1. 이사.

-> 이사를 갔는데 이전주소로 물건을 배송시켜놓고 까먹고 있다가 한달이 지나 생각나서 찾아달라 전화를 한다. 찾으러 가보면 CCTV도 지워지고 당연히 찾을길이 없다.

 

2. 현관앞에 두세요.

-> 현관앞에 두라고 해서 두었더니 없어졌단다. 밤에 자다가 말고 새벽에 가서 찾아봐도 없다. 고스란히 물어주어야 한다.

 

 

3. 가족이 수령하고 말안함

-> 하루는 홍삼을 주문했고 배달완료 떠있어서 봤더니 현관앞에 없더랜다. CCTV를 확인해보니 분명히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는게 찍혀있는데 못받았다고 우겼고 결국 찾다 찾다가 혹시나 해서 "가족분중에 수령하신분 있는거 아니냐?" 했더니 그럴리가 없다며 욕을 한사바리 날려주신다.

그러더니 다시는 전화가 안와서 며칠뒤 물어보니 딸이 택배를 받고는 그걸 식탁밑에 두곤 이야길 안했다고.....

 

 

4. 기업에서 보내는 명절선물

-> 기업에서 명절에 선물을 일괄배송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주소가 틀린게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전해간 사무실, 이사간 사원, 등등 구주소로 보내는게 많은데 이게 또 속터지는게 주소가 달라서 전화를 하면 070이라 받질않는다.

결국 해결날때까지 가지고 있어야하는데 이게또 식품이면? 미치고 팔짝뛸 일이다.

 

5. 주소 오류.

-> 고객에게 택배온다고 전화하니 무성의 하게 "현관앞에 두세요!" 하고 택! 끊는다.

말대로 현관앞에 두었는데 현관앞에 물건이 없다고 일주일뒤 연락이 온다.

분명히 두고왔는데 뭔일인가 싶어 수소문 해보니 선물을 보낸 지인분이 주소를 잘못적어서

ㅁㅁ동 월드 메르디앙이 아니라 ㅅㅅ동 월드 메르디앙 아파트로 보낸것.

찾으러가서 보니 자기집에 온 물건인줄 알았다며 반쯤 먹어치운 과일박스를 내보인다.

이것도 기사가 다 물어줘야한다.

 

 

암튼 택배기사 하다보면 사고,분실로 일반인이라면 일년에 한두번 겪을 교통사고나 강한 다툼을 한두달내에 다 겪고

전화만 200통을 넘게 하고

진짜 일도 이런 줫같은 일이 없다.

개같이 일해서 주유소에 유류비 30만원

차팔이에 할부값 70만원

방주인에게 방값 40만원

보험료,엔진오일,식비,

또 무제한 요금제 핸드폰,

분실된 택배물건 배상,

부가가치세 납부,

달달이 운송협회 회비

 

그렇게 죽을똥을 싸며 고생했는데 여기 나가고 저기 나가고 남는게 하나도 없다.

매출표를 보여주는데 분명 400을 찍었는데

이거저거 떼고 나면 남은게 200수준.

 

 

 

그래서 그냥 편의점 하는게 낫다는 말을 하는것이다.

 

절대 택배기사는 하지말라.

차라리 노가다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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