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서민음식으로 이름이 높은 '삼겹살'은 현재의 명성에 비해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은 음식이다. 이름의 어원부터 언제부터 먹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삼겹살이란 특이한 이름부터 복잡다단한 설들과 얽히고 섥혀있다.
삼겹살은 원래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삼겹살의 뜻은 "돼지의 갈비에 붙어있는 살로 비계와 살이 세겹으로 되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고기"를 뜻한다. 국어사전에 이미 나와있는 표기대로 사실 삼겹살이 아니라 '세겹살'이라고 해야 어법에 맞으며, 해방 전까지는 실제로 세겹살이라고 불렀다.
세겹살이란 말은 일제강점기였던 1931년, 방신영 교수가 쓴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이란 요리책에 처음 등장하는데 이 고기는 돼지의 뱃바지, 즉 배에 있는 고기로 돼지고기 중 제일 맛있는 고기라고 나와있다. 1934년 동아일보에도 세겹살이란 표현이 등장한다. 일제강점기까지는 뱃바지 고기, 혹은 삼층저육(三層猪肉) 등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삼겹살이란 단어는 해방 이후인 1959년에야 등장한다.
세겹살이 삼겹살로 바뀐 이유를 두고 여러 설이 있는데, 이중 가장 흥미로운 설은 개성 상인들에 의해 삼겹살로 변했다는 '개성유래설'이다. 이 설에 따르면, 원래 외래종이 아닌 조선에서 키우던 돼지는 사람이 먹던 밥을 주거나 섬유질이 많은 식물을 줘서 육질이 질겼는데, 개성인근에서는 맛을 위해 독특한 사료를 먹인 돼지를 길렀으며, 이로 인해 비계와 살이 층층이 쌓인 세겹살이 생산될 수 있었다고 한다. 개성사람들이 이 돼지를 두고 개성 명물인 인삼을 곁들여 먹었다고 하거나 혹은 돼지에게도 삼을 먹였다 해서 '삼겹살'이라 불렀다는 것. 물론 확인되지 않은 일설에 불과하다.
삼겹살의 개성 유래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해방 전까지 삼겹살 소비가 그리 크지 않았고, 전국적인 인기도 없었기 때문이다. 삼겹살이 인기를 얻게 된 것은 1960~70년대 강원도 지역 탄광촌에서 돼지비계가 목에 낀 먼지를 씻어내는데 특효라하여 광부들이 먹기시작하면서부터로 알려져있다. 이후 전 국민의 서민음식으로 정착된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돼지고기 수입개방이 본격화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내려가고, 삼겹살 전문점이 전국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시점부터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