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20대들아 괜히 미안하다.
내 20대 정신없이 놀고, 군대가고, 공부하고 석사하고 취업해서
어느덧 내가 직장생활도 10년 넘게 하고... 정신없이 살았네
내가 어릴적 스키와 보드타는 것도 좋아하고, 여행도 좋아해서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외국으로 참 잘 돌아다녔는데
이젠 두 아이의 아빠로 한여자의 남편으로 그냥 아저씨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이제 사람뽑을 나이가 되서
우리팀에 2명의 신입사원을 뽑는다고 취업공고 내면서
어떤친구들이 지원해줄까? 참 궁금했었어...
공고 올리고 그마져 까먹고 수일이 지나 업무 스케쥴러 에
취업공고 마감 관련 알림팝업이 떠서
확인해보니 생각보다 많이들 지원해 주었네?
어떤 친구들이 지원했을까? 참 궁금했어...
서류검토를 하며 너희들이 정성것 써내려간 지원동기나
입사후 포부 같은걸 읽으면서 나중으로 갈 수록
참... 내가 속물이구나 느끼게 되었어.
너희는 어쩌면 인생을 걸고 지원한건데 그 많은 서류를
다 읽기 귀찮다며 인사팀에 대충 걸러달라 부탁도 하고... 그랬는데
하나 하나 읽어보니 버릴녀석이 하나도 없더라.
그래서 윗분에게 말씀드려 인사팀에서 거른 친구들까지 싹다 받아왔다
그래서 어제 오후부터 읽기시작해서 조금전에 반쯤 검토하고
택시타고 집에왔어... 내일 마저 읽어야할것 같아.
너희들이 제출한 지원서, 이력서, 자소서 보면서 참 슬펐다.
다들 정말 열심히들 사는구나... 많이 느끼게 되더라.
너희들의 인생이야기를 하나하나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
참 고민인게... 이번에 뽑는 인원은 고작 두명인데...
서류검토를 하면서 마냥 스펙좋은 친구만 뽑는다면 얼마안가서
퇴사할 수도 있고, 반수처럼 일단 걸쳐놓고 다른곳 노리는 친구들도 있을거야...
하긴 나도 그랬으니까...
그렇다고 일부러 조금 낮은 스펙인 친구들 뽑기도 애매하고 말이지...
그래서 너희들 자기 소개서를 정독하기 시작했어
지금 집에와서 맥주좀 먹고 이 글을 쓰고있지만
씁쓸하고 슬픈감정이 누그러지지 않네...
일부 몇명은 엄청 질쓰기도 했지만 진짜 비슷한 내용 비슷한 구도로
작성되어 마치 컨닝한것 같은 자소서도 있고...
혹시 어디서 책같은거로 파는것 같아... 대필이거나...
아무튼 읽다보니 글은 조금 서툴지만 진정성 있는 글도 보이고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드는게 정말 너희 열심히 힘들게 살았구나
참으로 너네 힘들었겠다 생각이 든다.
마음같아서는 지원해준 친구들 하나하나 만나 격려해주고 안아주고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 굴뚝같은데...
사실 뭐... 대부분 나와 만날 일이 없겠지?
그래서 그냥 여기에 써주고 싶었어
너희 정말 힘들었겠다고... 다들 참 잘했다고...
우리회사 떨어지면 다들 더 좋은 회사 가주길 바란다고....
너희 모두 참 잘했어요!
그냥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잘자라!
세줄요약
1.사람뽑는데
2.니네 지소서 읽는중이다
3.니네 힘들었겠다. 힘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