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兵 모집 미달사태

순두부튀김 작성일 19.09.29 18: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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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兵 모집, 10년 만에 미달 사태…"육군보다 4개월 늦은 전역 싫다"


공군兵 입대 지원, 2009년 이후 10년 만에 ‘미달’…11월 0.58대1‘국방개혁 2.0’ 시행 후…육군과 복무기간 격차 ‘3→4개월’
全軍 평일 외출·스마트폰 사용 확대…공군 만의 장점 사라져
공군 "복무기간 추가 1개월 단축 추진 등 대책 마련 고심"

매월 진행되는 공군병 모집에서 10년 만에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공군은 긴 복무기간 대신 휴가·외박이 잦고, PMP(동영상플레이어) 사용 등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 덕에 육군보다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았지만, 최근 군 복무기간 단축과 일반 병사 스마트폰 허용 조치가 겹치면서 ‘공군 만의 메리트(장점)’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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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5일 전북 군산의 공군 제38전투비행전대(38전대) 장병들이 부대 내 세척장에서 전투기에 묻은 미세먼지 등을 닦아내고 있다.

 

27일 병무청에 따르면 공군은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6일까지 올해 11월 입영 예정인 일반기술·전문기술병 분야에 총 1429명을 모집했으나 833명만 지원했다. 경쟁률은 0.58대1. 모집 정원의 절반에 가까운 596명(약 42%)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모집(경쟁률 1.2대1)과 비교하면 경쟁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공군에서 일반 병사 모집을 의미하는 일반기술 분야만 떼어보면 총 666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지원자 수는 75% 수준인 498명에 그쳤다. 공군 관계자는 "공군병 모집이 미달한 것은 2009년 11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12월 입대 예정 공군兵 모집도 미달 사태…추가 모집 공고까지
지원 미달 사태는 다음 달인 12월 입영 예정 모집에서도 이어졌다. 공군 측은 이달 당초 1472명을 모집하기로 계획했으나, 410명이 부족한 1062명만 지원서를 냈다. 경쟁률은 0.72대1이었다. 전년도 12월 경쟁률 1.2대1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일반기술은 자격증·전공과 관련 없이 누구나 지원 가능한 일반 병사를 선발하는 분야다. 전문기술병은 △화학 △의무 △기계 △차량정비 △통신·전자·전기 △시설 △전자계산 △차량운전 등 관련 직종 자격·면허 소지자 또는 전공자만 지원이 가능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때 공군 장병 모집 안내문에서 한 줄을 차지했던 ‘공군은 지원자가 많아 1차에서 불합격되는 사람이 다수를 차지합니다’란 문구는 사라졌다. 공군은 미달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 10일 일반기술병 250명을 포함한 731명의 11월 입영 예정자를 추가로 모집하는 공고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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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관계자는 "통상 11월은 제대 시점이 9월이라 대학 복학이 어려워 지원자들의 선호도가 낮지만, ‘지원 미달 현상’은 이례적"이라며 "군 복무기간 단축과 전국 장병들의 스마트폰 사용, 평일 외출 허용 등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공군과 병무청에 따르면 공군 병사의 입영률 미달 사태는 10년 만에 처음이다. 가장 최근 미달이 발생했던 시기는 2009년 11월. 당시 ‘단계적 복무 기간 단축’의 영향으로, 복무기간 계획에 혼선이 생긴 입영예정자 사이에선 입대 자체를 미루는 분위기가 깔려 있었다고 한다.

공군 관계자는 "당시 육·해·공 전반의 지원율이 대폭 하락하는 추세였고, 공군은 특히 ‘지원율 비수기 11월’이라는 특성이 더해져 미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육군보다 잦은 외박 등이 다시 부각되면서 공군의 인기는 다시 치솟았다. 2009년 2.1대 1이었던 경쟁률이 2013년 4.8대 1까지 올랐다.

◇‘국방개혁 2.0’에 육군과 복무기간 격차 3개월→4개월…스마트폰 사용도 영향
공군 병사모집 미달 사태는 최근 문재인 정부의 병 복무기간 단축 정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방부는 지난 9월 공군 병사의 복무 기간을 기존 24개월에서 22개월로 2개월 단축했다. 반면 육군과 해병대는 21개월에 18개월로 3개월을 줄였다. 이에 공군과 육군의 복무 기간 격차는 3개월에서 4개월로 늘었다. 해군(23개월→20개월)과의 격차도 1개월에서 2개월로 늘어났다.

지난해 6월 공군을 전역한 이승재(23)씨는 "대학생 입장에서 4개월은 거의 1학기하고도 방학까지도 포함할 만큼 긴 시간"이라며 "예전이면 몰라도 육군과 격차가 더 벌어진 지금 군대에 다시 가라고 한다면 공군은 안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현역이 공익보다 더 근무하네" "육군 후임이 해·공군 선임보다 먼저 제대하겠네" 등의 의견이 나왔다. 실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기간은 공군(22개월)보다 한 달 적은 21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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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兵)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시범운영 부대인 경기도 가평군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혜산진부대 생활관에서 지난 1월 31일 오후 병사들이 통화와 문자메시지 전송, 인터넷 강의 시청 등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또 ‘국방개혁 2.0’ 시행으로 과거 공군만이 누려왔던 혜택이 전(全) 군대에 평준화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공군은 복무 기간이 조금 길어도 개인 시간이 충분히 보장돼 자기 계발이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입영 대상자들이 선호해왔다. 6주에 2박 3일씩 주기적으로 외박이 가능했고, PMP나 태블릿 PC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모든 병사의 평일 일과 후 외출이 가능해졌고, 4월에는 일과 후 스마트폰 사용이 허용되기 시작했다. 개인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문화가 육군, 해군 등 전군으로 확대된 것이다.

입대 지원을 앞둔 대학생 조성태(20)씨는 "국방의 의무를 신성한 의무로 보는 동시에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데 솔직히 동의한다"면서 "육군은 이제 훨씬 복무기간이 짧은 데다 스마트폰도 사용할 수 있어서 굳이 복무 기간이 긴 공군을 선택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공군 당국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공군 지원율이 과거보다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어서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복무 기간 추가 1개월 단축을 위해서 병역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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