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기적을 만드는 티켓이 있다면 여러분은? 글쓴이입니다.

알사탕한개 작성일 20.01.03 01: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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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맘때 만약 우리에게 기적을 만드는 티켓이 있다면 여러분은? 이란 글을 올렸죠.

댓글 달아주시는 것 보고 많이 울었네요.

저는 올해 마흔네살입니다.
마흔살에 결혼을 해서 4살 딸과 이제 6개월이 되어가는 딸.
두딸의 아빠입니다.
결혼도 우여곡절이 많았죠. 죽고싶을때 만나서 결혼했으니까요.

누구나 사연은 많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제 둘째딸은 지금 간이식을 받아야 살 수있습니다.
4개월때쯤 선천적담도폐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말그대로 간과 쓸개를 이어주는 관이 없다는 말이죠.
그리고 담도관을 이어주는 수술이 카사이수술이라고합니다.
보통 수술은 4시간에서 5시간정도 걸리구요.
하지만 4개월되었을 때, 첫수술에서 2시간도 안되어 저희 부부를 의사선생님께서 부르더군요.
간경화가 너무 많이 진행되어 수술을 할수없다구요.
간이식만이 살 수 있다구요.

그리고는 지금은 아이가 너무작아 간이식수술을 못하니 최대한 버텨서 살도 찌우고 키워야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복수가 차오르고 간기능은 최악으로 가니 젖을 먹지 못하니 살을 찌울수도 키울수도 없었죠. 결국 12월초에 입원을하고 약물로 키우며 간기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의사선생님께 저는 술도 안하고 담배도 안피우고 20년 넘게 운동을 했으니 제가 기증하겠다고 했죠.
안된답니다. 아이가 너무 작고 아버지는 건장해 간이 크고 두꺼워 안된답니다.
결국 가능한건 집사람이라 내일 간검사를 받네요.
하지만 집사람이 맞는다해도 바로 이식은 안한다고 합니다.
아이가 최악이라고 하는데도 말이죠.
왜냐하면 생채이식(부모)이 제일 좋으나 거부반응이 생기면 그다음에는 다른 간을 받아도 힘들다고 하네요.
그래서 최대한 아기가 버티며 자라야한다고 그러면서 뇌사자의 간기증을 기다려야한다구요.

그래서 지금 저희는 기적을 바라고 있습니다. 저희 딸에게 간이 맞는 분이 나오기를...

아이가 아프니 생각이 많이 바뀌었네요.
저와 집사람 모두요.
지금 우리 기적을 바라지만 우리처럼 또 누군가도 기적을 바라고 있겠지?라구요.

그러다 결심을 하게된거구요.
난 기적을 바라는데 나도 누군가에게 언젠가 기적을 줄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걸 포기하고 나만 기적을 바란다면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닌가라는 생각말이죠.

어렸을적 아버지는 제가 고3때 암으로 돌아가셨죠. 살아게실적 정말 자상하고 좋은 아버지셨어요.
아버지는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었죠. 가훈은 아니지만 가훈같은 말이였죠.
"누군가를 부러워하기보다 누군가를 존경하는 사람이되고 누군가에게 부러움을 받는 사람이 되기보다 누군가에게 존경받는 사람이되어야 한다."
이 의미를 이제서야 찾게된듯 합니다.

우리가 정말 6개월 7kg로 안되는 둘째딸의 작은 간을 기증 받아야 살수 있는 기적을 바라듯이 언젠가는 우리부부도 누군가의 기적이 되어주자.
그래서 얼마전 장기기증신청을 했습니다.

누군가는 로또가 기적이고 누군가는 아픈 어머니 나으셨으면 하는 기적을 바라고 여러 기적을 바라듯이 분명 내 간이나 심장, 안구등등으로 생명을 살린다면 그분들에게도 기적이 아닐까요.
비록 장기기증신청을 해도 그상황이 되었을때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지만 우리부부는 그리 하기로 했네요.

적어도 내가 죽거나 집사람이 죽어도 우리 아이들에게 가족들에게 존경받을 일은 아니지만 대단하신 분이셨다라고 기억해준다면... 돌아가신 아버지의 말을 적어도 조금은 지킨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오늘도 종교가 없는 저는 부처님, 하나님 신이 있다면 모든신게 기도 합니다.
저희 딸 좀 살 수 있게 해달라구요...

그리고 짱공하시는 울 30대, 20대 동생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네요.
분명 세상은 혼자서는 바꾸기 힘들어요. 그래도 저는 지금 40대라는 시간에 살고 있지만 울 동생님들이 제 나이가 되었을때 저보다는 좋은 환경에서 회사를 다닐 수 있게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네요. 예를들면 내가 힘들게 일을 배웠다해서 나와 근무하는 밑에 분들도 꼭 그렇게 하라하지는 않아요.
너만의 방식을 찾아보라하죠. 서툰게 있으면 지적하기보다 언제나 물어보라하죠. 몸이 아프거나하면 먼저 챙기구요. 혹시나 다른 상사한테 깨지면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리곤 이야기합니다. 난 너희를 물을 마시도록 강가까지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너희가 직접 우물파서 물을 마실 수 있는 도움을 주고 싶다고. 분명 이회사가 전부가 아니라 어디가서든 지금보다는 더 인정받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고...

그러니 동생님들 지금 비록 세상이 상황이 안좋다고 해서 포기하거나 단념하지마세요. 동생님들도 다음 동생들을 위해 같이 30대라는 시간과 20대라는 시간에서 노력해주세요.

역시나 잠이 오지않아 두서없이 끄적였네요.
모두들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참고로 마지막 사진이 제 두딸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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