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나가야 했던 발표회나 콩쿠르에도 흥미는 없고, 주어진 과제를 담담하게 해내는 것 뿐. 때때로 상을 받기도 했을 때는, 선생님이나 가족 모두가 기뻐해 주었지만, 그것도 나에게 감동을 주는 일은 없고, 다음 날이면 학교와 피아노를 오가는 변함없는 생활로 돌아갑니다. 』
『 그게 제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 산소 호흡기와 같은 생명유지장치였는가도 모릅니다. 어느덧 외계와 격리된 심해까지 잠적해 있던 나는 피아노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