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 생각나는 여자 한명

0kfpw 작성일 20.02.19 15: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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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맬런.

 

하지만 별명은 본명따위보다 압도적으로 유명해져서

'장티푸스 메리'라는 이름으로 거의 일반명사화 되었을 정도.

 

미국에서 구토,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전염병이 돌았는데, 그래도 의학과 역학이 꽤 발전한 20세기에 발견되어 원인과 전파기전이 알려졌음.

범인은 현대에도 이름을 말하면 들어는 보았을 세균인 장티푸스균. 경구 감염이 가능해서 음식 만드는 과정을 잘 살펴야 하는 질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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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부터 뉴욕에서 가정집 요리사를 하며 생계를 유지한 메리. 본인은 의도가 아니었겠지만 이미 장티푸스에 걸린 상황이었고 첫 직장의 가족 8명 + 세탁부에게 전염시켜 한 사람을 죽게 함. 골때리게도 본인은 증상이 없는 보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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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일하던 집 식구들이 뻗어나가도 의구심을 가지지 않았는지(솔직히 당시 의식으론 본인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알기 힘들긴 하지) 직장을 여러번 바꾸며 일한 곳의 사람을 병원에 줄줄이 입원시키며 병을 열심히 전파함.

 

덜미가 잡히지 않다가, '왜 우리 손님한테 병이 걸렸지?' 라며 열받은 고급 빌라 주인이 의학자  조지 소퍼에게 의뢰하여 역학조사를 한 결과 드디어 잡히게 됨. 이건 메리를 접한 소퍼의 당시 견해.

 

'가족들이 요리사를 고용한 8월 4일은 장티푸스 전염이 되기 3주 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요리사가 단기간 동안 머물렀다 하여도, 3주 후에 발병이 일어났고, 그 요리사는 남아 있었습니다. 바로 40살의 아일랜드계 여자에 키가 크고 뚱뚱했고, 독신인 그 요리사는 건강한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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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의 평소 습관과 청결을 조사한 결과, 음식을 준비하기 전 손을 씻은 적이 없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됨.

 

그리고 본인은 증상만 없었다 뿐이지 소변과 대변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될 정도로 살모넬라 균에 절여진 상태였고, 그 균의 본거지는 그 여자의 쓸개라 수술로 제거하지 않으면 영원히 병을 뿌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함.

지금까지는 전염병에 걸린 불쌍한 여자의 이야기지만, 여기서부터가 이 여자의 진정한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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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당하는 것이 두려웠는지, 당국의 설명을 듣고도 메리는 격리에 동의하기는커녕 아무하고도 이야기하거나 만나고 싶지 않다고 고집을 부림. 

결국 두고 볼 수 없었던 뉴욕시는 경찰까지 동원하여 메리를 강제 격리 시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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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낭을 떼면 격리를 해제해주겠다고 설득했지만 수술은 무섭다면서 거절하고

결국 계속되는 징징에 이기지 못한 뉴욕시는 두가지 약속을 지키면 격리에서 풀어주겠다고 함.

 

a. 이제부터 청결한 생활습관을 가지도록 하겠다.

b. 요리사 이외의 다른 직업을 찾겠다.

 

지금 들어도 굉장히 관대한 조건에 메리는 사인을 하고 풀려남. 이후에는 세탁소에서 세탁부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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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몇년 뒤, 뉴욕의 한 산부인과에서 신생아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단체로 장티푸스 증상을 나타내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여기서 일하는 요리사가 아무래도 수상하겠지? 이름은 메리 브라운이라는 여자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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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ㅅㅂ 맙소사... 수년 전 그 난리를 치고 감금된 그 메리 맬런이 이름을 바꾸고 요리사로 다시 활동하고 있던거임.

세탁부 일은 돈도 못 벌고 일도 힘들어서 다시 요리사를 했다는 골때리는 고백을 함.

손은? 바빠서 그럴 시간이 어딧어욧. 당연히 안 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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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친 뉴욕시는 이제 저 여자를 노스 브라더섬이라는 외딴 수용소에 평생동안 격리시켜버림. 죽을 때까지 어떤 생활을 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음.

 

균은 가지고 있는데 증상은 발현하지 않는 무증상 보균자가 알려진 최초의 케이스이자

무개념한 행적으로 사람들에게 당시에는 치명적인 병을 퍼뜨리고 다닌 공포의 대명사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서도 질병 예방에서 손씻기의 중요함을 각인시킨 의학계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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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들은 저 여자는 사실 너글의 신봉자로 불결하신 아버지를 위해 역병을 퍼뜨린 것 뿐이라는 걸 알고 있지. 

 

출처 개드립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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