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하면서 단한번도 싸운적이없었고 화낸적도 없었고 짜증한번 내지않았을 정도로 마음도 잘맞고 취미도 같았고
그냥 집에서 기타만 알려줘도 좋아했엇고 벛꽃이 피면 저수지까지 버스타고 가서 구경하고 오고
행동하나하나가 좋았고 소중했었지
너가 20살이 되던날 같이 술을 마시던 그날 술을 처음먹어본다며 소주를 3병이나 스트레이트로 마시던 너를 보면서
같이 술먹으면 내가 지겟구나 속으로 중얼거리게 만들었던너
너가 스무살이 되어서 처음으로 갔던 2박3일 여수여행도 좋았었고
너와 했던 모든것이 소중하고 즐거웠다
사진을 찍는걸 별로 안좋아하는 나를 억지로 세우면서
놀러오면 찍는게 남는거라며 알바한돈을 그 비싼 소니 카메라에 투자해서
항상 모든걸 기록으로 남기고 좋아했던너
21살의 어린 나였지만 이런여자라면 정말 결혼해도 되겟구나 느낄정도로 연애기간 내내 단한번도 싫다는 생각도 안들었고
떨어지면 보고싶었던 그런 너였지
내가 22살이 되어 군대를 갈때 펑펑울면서 논산까지 같이 가주고 자대배치를 받고 너는 한달에 두번씩은 꼭 면회를 왔엇지
이쁘고 키도커서 대학교에서 정말 많은 대쉬가 있었겟지만 그래도 나뿐이라면서 면회와주고
대학교 술자리도 잘 안가고 내가 제대하는날에는 면허를 땄다며 부모님차를 끌고오기도 했었지
24살의 어린 나였지만 이런여자라면 정말 결혼해도 행복하겟다 싶을정도로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웠고 우울해도 너만 보면 행복해지던
정말 내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가 아닐까 생각해
하지만 3월28일 항상 먼저 놀러가자고 말을 꺼내는 너를 위해 내가 먼저 선약을 잡고 데이트코스를 물색하고 맛집도 예약하고
지하철 4번출구에서 너를 기다리고있었지
약속시간이 2시면 1시30분부터 나와서 빨리 보고싶었다며 항상 기다리고있던걸 알았기에
11시에 보자하고 나는 열시부터 그곳에서 기다리고있었지
전화를하면 술먹고 새벽1시에 전화해도 받아주던 니가
그날따라 전화를 안받더라 30분이 지나도, 1시간,2시간 ...
그렇게 6시간정도를 계속 기다렸지만 너는 오지않았지
너가 절대로 전화를 안받는 사람인걸 알기에 오히려 초조해진 나는 너의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어
하지만 오빠도 받지않더라 정말 불안해지고 무서웠던 나는 저녁7시에 너의 집으로 택시를 타고 찾아가서
문을 두들기며 니 이름을 불렀지만
너는 끝까지 나오지않았고 나는 실망감과 분노보단
걱정되는 마음이 앞섰지
너는 괜찮은 걸까. 혹시 무슨일이 생긴걸까
너의 페이스북친구들에게도 너의 소식을 물어봤지만 아무도 알지 못했고 하루가 지나면 연락이 오겟지 하며 나는 처음으로 서운한 마음으로
예약한 식당을 취소하며 집에 돌아왔다
다음날이면 연락이 오겠지. 핸드폰을 잃어버렷겟지. 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다음날 일을하고있던 나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길래 스팸이거니 하고 받지않았어
근데 점심시간에 보니까 부재중만 5통이 찍혀있더라
이상하다 싶어 전화를 했었지
너의 아버지셨어 처음으로 하는 너의 아버지와의 대화
여보세요? 전화 하셧더라고요..?
네. 지윤이 아버지입니다
처음듣는 너의 아버지목소리에 나는 긴장감과 의구심을 품은채 어쩐일로 전화하셧냐며 물어봤지
아버님은 정말 담담하게 지금 바쁜건 알지만 잠깐 시간내서 여기로 와줄수 있겟냐 물었어
근데 그 장소가 장례식장이더라
누구의 장례식장이라고 말하지 않고 그냥 와줄수 있겟냐며 주소만 보내주셨는데
그때부터 머리가 정말 하애지는 느낌이였지
팀장님에게 말도 안하고 바로 택시를 타고 간곳에는
너의 이름. 그리고 무거운 분위기밖에 없더라
장례식장에 들어서는 순간에 너무 떨려서 숨을 못쉴 정도였으니깐
아닐거라고 생각했고 동명이인이겟지 라고 생각하면서 들어서는 순간
너의 오빠를 마주한 순간 정말 멍해지더라
그리고 걸려있는 너의 사진
그때부터는 정말 이러다가 말라 죽겠구나 싶을정도로 하루종일 울었었지
너는 나를 만나러 오다가 주황불에 급히지나가려는 택시때문에 사고가났고
결국 눈을 감았어
너가 떠난후 나는 회사에 사표를 내고 매일매일을 울면서 살았어
정말 이게 꿈이였으면 좋겠다
차라리 내가 다른곳에서 보자고할걸, 내가 데리러 갈걸 , 내가 너의 집앞으로 갈걸
6개월정도를 폐인처럼 살았었지 하지만 너의 부모님은 정말 좋은사람이셨고 이틀에 한번씩은 나에게 전화를 걸어서
울고있는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셧고
주말이되면 혼자살고 있는 나에게 밑반찬도 싸오시고 가족 외식을 하는데 나를 데려가곤 하셨지
그리고 그날저녁 너는 모르겠지만 아버님과 술 한잔했어
평소에 뵙지 못했던 분이였는데
집에 누워있는 나에게 소주 한병을 들고오시며
나를 앉혀놓고 말없이 술잔만 주고받았지
그리고 한병을 다 비우시자마자 '그만 가볼게 미안하구만' 일어나시며 한마디하시고는
문앞으로 마중을 나가니 나를 잡고 대성통곡을 하셨어
나도 눈물을 참을 수 없었고 잘 모르는 너의 아버님이랑 많이 울었다
그렇게 눈물까지 다 흘리시고 나를 안으시면서 말을 하시더라
'자책하지말어 니 잘못이 아니야
그저 시간이 다 되어서 먼저 하늘로 갔을 뿐이지
다시는 안봤으면 좋겠네
우리 딸 사진을 보면 항상 꼭 자네가 있거든
그래서 자네를 보면 내 딸이 계속 생각이 나
나는 자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이제 그만 털어내고 자네 인생을 살았으면 해
다시는 우리 볼일 없었으면 좋겠네
자네가 결혼식을 올리는날이 되면
그때 마지막으로 한번만 불러줘 잘 살아'
아버님이 그때 하신말
몇년이 흘렀는데도 아직도 어제일처럼 생생하게 기억이나
아버님을 뵙고 난 후 나는 천천히 일상생활로 복귀했고
지금은 완전히 괜찮아졌어 행복하다고 할 순 없겟지만
나를 진심으로 좋아해주는 친구도 있고 형도있어
근데 연애는 못하겠더라
내가 소중히 여기는 인연들을 또 놓칠수도 있겠다라는 마음이 먼저 앞서기도해서
사람을 만날때는 신중하게 되더라
아 그리고 그후로 정말 너의 아버님은 한번도 뵙지 못했어
남자끼리의 약속이니깐 대신 명절에 홍삼이나 과일같은거는 보내주는데 그정도는 괜찮지?
너와함께 지냈던 2766일의 시간은
몇년이 흘러도 아마 죽을때까지 내가 가슴속에 가지고 가지 않을까 싶어
지윤아 나 오늘 너가 좋아하던 뒷다리 김치볶음에 밥먹고
술 좀 마셨어
보고싶다
사진을 찍기 좋아하던 너를 위해
좀더 많이찍어줄걸 좀더 웃어줄걸 내가 먼저 사진을 찍을걸
지금도 앨범을 보면 항상 너는 앞에서 나를 찍고 나는 어색한 포즈를 취하고
너는 항상 내앞에있었지
미안해 항상 앞에 있게해서
고마워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줘서
오늘은 너가 하늘로 올라간 날이야
나는 그래서 봄이 정말 싫다
벛꽃이 피면 나는 정말 너무싫어
너는 꽃을 정말 좋아했는데
나는 이제 꽃을 별로 좋아하지않아
나 건강하게 잘 지내니까 너도 항상 행복하게 살고있었으면 좋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들릴게
오빠 사진은 많이 찍어야 나중에 추억할수 있는거야
너의 말 틀린거 하나도 없네
많이 보고싶다 지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