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준(조정석)
"어 여보~! 이게 얼마만이야. 거기 몇시야 지금? 어, 아 오케이 알았어 그럼 내일봐"
1년반만에 해외에서 돌아온 아내 만나게 되서 들뜬 이익준
"오 내일 들어온대. 병원으로 바로온대~ 내가 보고싶으니깐~"
익준이 담당했던 환자 육희관씨
"혹시 이익준교수님 오늘 회진 안 오시죠? 제가 감사인사를 제대로 못드려가지고. 수술 잘해주셨는데."
그리고 환자의 5살짜리 아들
"엄마 이거 빨리 로봇으로 변신시켜줘"
양반은 못되는지 바로 나타나는 익준
"아유, 육희관님은 수액 안꽂으시니까 환잔줄 모르겠는데요? 미남이시네"
환자 이름, 환자 애기이름까지 다 외우고 애기가 만들어달라던 공룡로봇 뚝딱뚝딱 만들어주는중
"오늘 퇴원이시죠?"
"예 내일 어린이날인데 그전에 퇴원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어디 멀리는 못가고요,
식구들끼리 집앞에 있는 중국집이나 갈려고요. 애가 짜장면을 워낙 좋아해서"
"우리애도 그래요. 애들 다 좋아하지 뭐. 간단한 복강염 담낭절제술이라 크게 주의할건 없는데,
그래도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불편하시지만 많이 걷고. 운동하시고."
"자 다됐어, 자."
"우와 아저씨 뭐야?"
"아저씨 뭐긴 인마, 너희 아빠 아야하는거 고쳐준 사람이지."
담당하던 환자도 잘 퇴원시키고
"뭐 시켰어? 여기 커피 죽어. 케이크먹을래?"
익준이 신나서 광대 잔뜩 올라간거 보세요
"좀 조용한데 없을까? 자기한테 할얘기가 있어."
"어?"
그날 밤, 익준의 교수실
"지금 뭐라고 그런거야?"
"이혼하자고.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지는 않잖아. 그냥 전처럼 친구해."
"니가 원해서 이렇게 사는거잖아. 너 발령나고, 내가 휴직내고 너따라 독일간다고 그랬더니 너 나 오지말랬잖아.
내 일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우주도 한국에서 계속 키우면 좋겠다고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지내고 있는건데
우리 뭐..별거한거야? 아니잖아.
나 너 일하는거 좋아. 우주도 내가 충분히 케어할 수 있고.
오래 떨어져 지내..긴 했는데 그건 우리가 서로 상의해서 그런거잖아. 근데 이게 왜...
뭔데. 진짜 이유가 뭐야?"
"진짜 이유 그런건 없어. 갑자기 이렇게 계속 부부관계를 유지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나 의심해? 내일 나 우주랑 같이 점심먹을게. 둘이서만, 특별한 날이잖아.
당신은 병원일해. 내일은 내가 우주랑 있을께.
그리고 내가한말, 진지하게 꼭 들어줬으면 좋겠어."
내일은 어린이날
그렇게 일방적인 이혼통보를 받은 익준
그리고 다음날, 육희관씨가 퇴원한 다음날이자, 익준이 이혼통보받은 다음날이자, 어린이날
"아 교수님, 왜 전화 안받으세요. 곧 있으면 연락 안된다고 하셔서 제가 왔어요. 육희관씨요."
"육희관씨가 왜요? 어제 잘 퇴원하셨잖아."
"(이식)코디쌤이 병원 EMR(전자의무기록) 열어봤는데, 오늘 장기기증하는 뇌사자분이 육희관씨래요.
아침에 TA(교통사고)로 왔는데, GCS(무의식점수)로는 뇌사가능성 높은 상태였대요. 곧 뇌사판정위원회 열린대요.
교수님 환자라 빨리 전해달라고 전화오셨어요."
어제 퇴원시킨, 익준의 아들과 동갑인 아들이 있는 환자가 오늘 아침 교통사고로 뇌사자가 됐다는 연락
그 와중, 베이비시터에게 익준의 아들 우주가 아프다는 전화까지 옴
-비상약이 엄청 잘 들어요. 벌써 다 가라앉았어요. 자요 자. 오시면 괜히 애 잠만깨고 일만커져요.
그냥 아셔야할거같아서 전화드렸으니까 걱정하지마세요. 아니 근데, 어떻게 우주 엄마는 애 땅콩알러지 있는것도 모른대요?
"어느 레스토랑인지 아세요? 제가 거기 전화 한번 해볼게요. 뭐뭐 먹었는지 정확히 알고있어야 할거같아서."
"엄마, 아빠 왜 안와? 아빠는? 아빠 어디갔어?"
"아저씨!! 아저씨 짜장면 사주세요."
"어 그래그래. 아저씨가 짜장면 사줄게."
아이가 익준에게 안기자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 터트림ㅠㅠㅠㅠ
"네 수고하십니다. 오늘 제 아들이 거기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알러지가 올라와서요. 땅콩 알러지가 있는데 모르고 먹었나봐요."
-아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네 지금은 괜찮은데, 정확히 뭘 먹었는지 알고싶어서요. 다섯살 남자애고요, 아마 엄마랑 같이 왔을겁니다."
-기억납니다. 제가 직접 주문 받았거든요. 잠시만요. 아참 사장님, 사장님이 있다 저녁에 드신다고 포장해가신 샐러드요.
그 샐러드에도 땅콩소스가 들어갔을겁니다.
"제가 포장을 해달라고..해..ㅆ죠?"
-네. 사장님이 그러셨는데. 사모님이랑 금술이 좋아보여서 제가 기억을 하거든요. 아이도 너무 귀엽고.
근데 알러지 있으면 알려달라고 사전에 말씀을 드렸을텐데. 죄송합니다 제가 전달을 잘 못했나봅니다.
알고보니 아내가 아이를 만날때, 다른 남자와 함께 만났던것...
환자는 뇌사판정받고 장기기증 준비중. 다른병원에서도 이식팀들이 와서 대기하는중
"강운대병원에서 왔죠? 저기, 부탁 하나 해도 될까요? 심장적출하는거 10분만 미뤄도 될까요?
병원에 전화해서 가능한지 먼저 확인부터 해 보시고, 거기 상황 급하면 바로해도 됩니다."
"괜찮습니다. 10분정도는. 우리가 일찍온거라서요"
"오케이, 그럼 지금 11시 50분이니까, 10분만 있다가 인시전 넣어도 되죠? 12시에 묵념하고 시작합시다."
"어 근데 그냥 지금 바로 하시면 안될까요? 우리 이틀밤샜는데."
"오늘..어린이날이라, 오늘이 어린이날이라 그래요.
이분 아들이 5살인데, 이름은 원준이고..오늘 어린이날이라 아빠랑 짜장면 먹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원준이, 앞으로 평생 못하게 됐어요 그거."
아무것도 모르고 익준이 선물해준 로봇 꼭 안고 자고있는 원준이ㅠㅠㅠㅠ
"우리 딱 10분만 기다려요. 딱 10분만 있다가 시작해요.
애가 매년 어린이날마다 돌아가신 아빠때문에 울면서 보낼수는 없잖아요."
고인께서 좋은 뜻으로 장기기증을 하시게 됐는데, 장기상태가 좋아서 심장, 폐, 콩팥, 간을 기증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 5월 6일 0시 5분에 수술 시작하였고, 심정지되어 사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며칠뒤, 어머니랑 통화하며 출근하는 익준.
"네, 네네 밥도 사주고 커피도 사주고 다 할게. 그런데 알고보니까 나 보러 온것도 아니더라고"
그리고 갑자기 들리는 사이렌소리
교통사고로 실려온 환자. 군인이지만 병원 바로 앞 사거리에서 사고가 나서 바로 앞인 율제병원으로 오게됨
이름표를 확인하니..익준의 여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