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테러조직 보코하람에 납치됐다 탈출한 여성(기사와 직접 관련없음)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나이지리아의 인신매매 조직이 10대 소녀를 유인, 성폭행해 출산하도록 한 뒤 신생아를 매매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를 '신생아 공장'이라고 칭하면서 이 매매 조직에 피해당한 소녀들을 인터뷰해 이런 끔찍한 범죄를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미리암(가명)이라는 17세 소녀는 이 방송에 "지난해 1월 물을 얻으려 마디나투 난민촌 근처에 갔을 때 키키라는 중년 여성을 만났다"라며 "이 여성은 남동부 은누구 시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다며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라고 말했다.
미리암은 열악한 난민촌을 떠나 도시에서 돈을 벌어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고 친척인 로다(18)에게도 키키를 소개했다.
이 두 소녀는 나이지리아 극단주의 테러조직 보코하람에 납치됐다가 2017년 가까스로 탈출한 뒤 마디나투 난민촌의 갈대로 만든 거처에서 힘겹게 살던 터였다.
이 난민촌은 미리암처럼 보코하람에서 탈출한 5천여명이 모여 사는 곳이다.
키키는 미리암과 로다를 데리고 이틀 뒤 은누구 시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두 소녀는 음마라는 노년 여성에게 넘겨졌다.
미리암은 "음마를 따라 들어간 2층짜리 건물엔 층마다 방이 3개 있었는데 모두 어린 소녀로 가득 찼고 그들 중 일부는 임신한 상태였다"라며 "키키는 그 건물이 우리가 일할 곳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처음 며칠간 두 소녀에겐 약속처럼 청소일이 맡겨졌지만 이는 곧 속임수였다는 점이 드러났다.
음마는 어느 날 두 소녀에게 방을 따로 배정했고 그날 밤 방으로 들어온 한 남성이 미리암을 구타하고 성폭행했다. 로다 역시 그날 같은 범죄를 당했다.
이후에도 성폭행 범죄는 거의 매일 이뤄졌으며 임신이 확인된 뒤에도 반복됐다고 미리암은 말했다. 총을 든 남자들이 건물을 포위해 탈출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그들이 이 건물에 있는 동안 다른 소녀들이 새로 들어와 출산한 뒤 아기를 빼앗기고 어디론가 보내졌다. 남아를 낳은 미리암과 로다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출산하고 사흘 뒤 미리암은 눈을 가린 채 어느 버스정류장으로 보내져 마디나투 난민촌 쪽으로 가는 차를 강제로 타야 했고 거리에서 밤을 보낸 끝에 난민촌으로 돌아왔다.
신생아 공장'으로 불리는 이런 끔찍한 범죄에 대해 알자지라는 "인신매매 조직은 신생아를 양부모, 아동 노동 작업장, 성매매 업자에게 팔려고 소녀를 유인해 성폭행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이지리아 남부에서 이런 범죄가 주로 횡행하는 데 군경이 지난해 이를 단속해 임신한 소녀 19명과 아이 4명을 구출한 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인신매매 방지 단체 NAPTIP의 콤포트 아그보코 대표는 "남아가 한 명에 2천∼2천700달러, 여아가 1천350달러에 거래된다"라며 "인신매매 조직의 '고객' 대부분은 불임 부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신생아 인신매매를 수차례 적발했는데도 여전히 발생한다"라며 "'신생아 공장'이 보육원을 빙자해 운영되기도 해 이들에게 아이를 사는 양부모가 인신매매 사실을 모르거나 개의치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알자지라는 난민촌의 생활 환경이 조금만 개선돼도 이런 인신매매 범죄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대책을 제시했다.
마디나투 난민촌의 대표격인 무함마드 라완 투바는 "물과 땔감을 조금만 쉽게 구할 수 있어도 인신매매는 사라질 것이다"라며 "범죄자는 어떻게 해서든 가족의 생계를 이으려는 우리 아이들의 절박한 처지를 악용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