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중국 어선에서 발생한 인도네시아 선원들의 죽음, 인권 침해를 보도했다. 그러자 인도네시아 시민들은 “해당 뉴스를 보도해줘서 고맙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5일 MBC에 따르면 지난 3월 30일 인도네시아 선원인 아리(24)씨는 1년 넘게 중국 어선에서 조업하다 배위에서 숨졌다. 중국인 선원들은 관 주변에 모이더니 향을 흔들고 술을 뿌렸다. 그리고는 바다 속으로 관을 던져 버렸다.
서약서에는 선원이 사망할 경우 화장 후 본국으로 보내기로 되어있었다. 하지만 중국 선원들은 시신을 바다에 가차없이 버렸다. 아리씨 외에도 알파타(19)군과 세프리(24)씨도 똑같은 죽음을 맞이했다.
동료 선원들은 “배 위의 환경이 열악했고 노동착취도 이어졌다”며 “숨진 선원들이 한 달 가까이 질병에 시달리며 고통을 호소했다”고 증언했다.
중국 선원 대다수는 육지에서 가져온 생수를 마셨지만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바닷물을 정수한 물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들은 “이 물을 마시고 난 뒤 몸 상태가 나빠졌다”며 “처음에는 다리에 마비를 느끼고 다리가 부었다. 몸까지 붓더니 점점 숨쉬기가 힘들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적정 수준의 임금을 받지도 못했다. 선원 중 다섯명은 바다에서 13개월 동안 일하고도 120달러(14만원) 밖에 받지 못했다. 월급으로 계산하면 한 달에 1만1000원 정도다.
참다 못한 선원들은 다른 배로 갈아탄 뒤 지난 4월 14일 부산항에 도착했다. 대기하는 동안 한 선원이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급히 부산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달 27일 숨졌다.
공익인권법인은 이와 같은 사실을 해경에 알리고 즉각적인 수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해경은 “이틀 뒤 중국 선박이 공해상으로 나가버렸다”며 “더 이상 수사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부산에 격리된 선원들은 “우리가 겪은 인권 침해를 세상에 알리고 싶다”며 한국 정부의 철저한 조사를 당부했다.
MBC 보도 이후 해당 사실은 인도네시아 SNS에 빠르게 확산됐다. 이들은 MBC 유튜브 댓글란에 “어떻게 저런 악마가 있을 수 있느냐. 한국에서 뉴스를 보도해줘서 고맙다” “인도네시아 사람이 차별받는 모습을 보며 함께 분노했다. 정말 감사하다” 등의 글을 적었다.
해당 영상은 영상 게재 3일 만에 500만뷰 이상을 돌파했다. 댓글 수는 8일 오전 11시 기준 5만개가 넘는다.
김지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