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생인 이영자 양(당시 19세, 현재 38세, 이하 영자)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에서
아버지 이원연과
단 둘이 문명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채 화전과 약초 캐기만으로 살아가던 산골 소녀였다.
그러던 영자와 그녀의 아버지는 대한민국의 시골과 오지를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사진 작가 에 의해서 세상에 알려졌고
2000년 7월 KBS 2TV 인간극장 '그 산 속에 영자가 산다(5부작)'를 통해 이후 엄청난 유명인이 되었다.
이후 초등학교를 일주일 나온거 빼곤학교조차 나오지 못한 그녀를 위해 수많은 후원이 이루어졌으며
한 후원자의 도움으로 서울로 상경하여 초등 과정 검정고시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유명세를 통해 이동통신 회사인 LG텔레콤의 광고까지 찍게 되었다.
이 모든 과정은 TV 프로그램 인간극장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었으며,
이후 인간극장의 인기는 최고점에 이르게 되면서 훈훈하게 이 에피소드는 끝나는 듯 했다.
여기서 화면 속 아버지의 어두운 얼굴은 그 뒤 사건을 예측한 걸지도. 방송을 본 사람들은
기억나겠지만 영자의 아버지는 프로그램 내내 영자가 산골에서 나가는 걸 매우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
때문에 영자가 "바깥으로 나가고 싶다"고 아버지에게 투덜대거나 속상하셔서 울기도 했고,
제작진들이 나서서 "애 인생 망칠 일 있냐"면서 아버지를 설득하는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다.
영자가 서울에 상경하여 검정고시 준비에 열심히던 2001년 2월 12일, 그녀의 아버지가 산골집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당시 시신은 왼쪽 쇄골에 깊은 상처가 나있었으며, 콧등에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러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처음 경찰은 초동수사에서 영자의 아버지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결론 내렸다가
언론과 국민들의 항의와 거센 비난에 부랴부랴 타살로 결론 내린 다음 수사를 실시했으며,
결국 2001년 3월 13일 50대의 남자 양재동을 용의자로 구속했다.
(그녀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아버지의 장례식은 전국 뉴스로 방영되었다)
양씨는 영자와 그의 아버지가 살던 집이 산 속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어 범행이 용이하다는 점을 파악한 후
CF 출연료와 후원금을 노리고 2001년 2월 9일 영자의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진술했으며, 정작 아버지에겐 현금 10여만원이 전부였다고 한다. 이 사건에 전 국민이 경악했는데,
2001년 2월 27일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영자의 후원회장이 소녀의 출연료와 인세를 횡령하여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후원회장이란 작자의 아내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남편 잘했는데 왜 가두냐"라는 망언을 했다. 결국 오가는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야유와 욕설만 들었다.
이 두 사건 이후 그녀는 "세상이 너무 무서워요."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속세를 떠나 인근 모 산사로 귀의하여 비구니가 되었다. 이것도 영자가 비구니가
되겠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떠난 것이 아니라 주변 친지 몇 명에게만 말하고 그냥 홀연히 사라진 것인데,
각종 뉴스와 언론사들이 영자가 사라졌다며 그녀의 행방을 사방으로 취재해 다니다가 절에 들어갔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불행한 사건은 계속해서 터졌다.
2001년 7월 영자야 산으로 돌아가자라는 추모 시집이 발간되었는데
책을 낸 신풍출판사에서는 전부터 영자의 아버지와 알고 지냈고 같이 시집을 낼 준비를 하다가 사고가 났으며
갑작스레 세상을 뜬 고인과 최근 불교에 귀의한 영자 양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책을 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시집이 영자와는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영자의 동의 없이 만들어낸 창작물이라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또 다시 싸움이 벌어졌다가, 당사자인 영자가 이미 모든 것을 버리고 불교에 귀의한 상황이라 어영부영 책이 출간되긴 했지만
이미 그러한 소문이 퍼져서인지 판매는 저조했으며, 신풍출판사는 이후 문 닫았다
이후 한동안 대한민국의 황금만능주의에 대한 엄청난 비난이 가해졌다.
산골에서 오순도순 잘 살고 있는 두 부녀를 억지로 도시에 끌어내어 결국 비극의 수렁으로 몰아넣은 건
이 부녀를 오직 돈으로 여긴 광고주와 인간극장 제작진들의 잘못이라는 주장이 널리 퍼진 것
이 후 그렇게 사건은 점점 잊혀지고
2012년 한 월간지에서 영자의 친척을 찾아갔는데, 그들도 비구니가 된 영자에 대하여 소식은 모른다고 했다.
다만 이 기사에선 영자가 살던 집은 그대로 남아있는데 해마다 세금으로 1만 5천원 정도가 나오며,
그냥 이 친척들이 부담하고 있고 집도 관리하고 있었다. 마지막에는 "영자에게 집의 소유권이 이전되었지만 과연 돌아올지 모르겠다,
친척들도 고통에 시달리니까 더는 얼씬거리지도 말라고."라며 통보하며
더 이상 그녀에 관한 정보는 올라오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잊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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