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공군 부대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지만, 처벌이 두려워 익명으로 신고한다’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돼 부대가 발칵 뒤집혔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공군갤러리 근황’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이목을 끌었다. 게시물엔 “마음에 편지에 죄송합니다. 내가 휴가나가서노래방 갔는데 확진자랑 동선이 겹친다. 코로나19 증상이 있다. 내가 누군지 밝히면 욕먹는 게 무서워 이렇게 익명으로 글을 적는다. 그러니까 전 장병 코로나19 검사해달라고 썼다”는 내용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엔 공책을 찢어 쓴 메모 2장이 담겼다. 메모엔 “죄송합니다. 외출 다녀오는 길에 노래방을 들렀는데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어요. 그리고 코로나 의심증상이 있습니다. 혼나고 벌 받는 게 두려워 익명으로 자진 신고합니다. 전 장병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 해 주세요. 전 생활관 내에서 격리하고 있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이 쓰여 있다.
이날 공군 등에 따르면 전날 한 비행단 ‘소원수리함’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다며 전 장병을 대상으로 검사해달라는 메모가 나왔다. 소원수리함은 군 내부 비위 활동 등을 신고하기 위해 만든 익명 제보함이다.
이에 해당 부대는 전 부대원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했지만 이상자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측은 해당 비행단 소속 전 장병 발열 검사 결과 특이사항이 없었으며 현재 예방적 차원에서 장병들의 외출과 외박을 통제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글의 진위가 파악되지 않았고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장병 전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PCR검사를 시행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관계자는 “처벌하지 않을 테니 통제를 위해 누가 썼는지 자진 신고하라고 권유하고 있으나, 아직 신고가 들어온 것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