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 LH의 한 간부가 국민 임대 아파트 입주자 대표한테 심한 욕설과 함께 모욕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자신을 주인이라고 부르면서, "못사는 세입자"가 불만이 많다는 식으로 말을 한 건데요.
그저 갑질이라 표현하기엔 그 인식 수준이 기가 찰 정도입니다.
박종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구의 한 국민임대 아파트.
지난 8일 저녁, 이 아파트를 총괄하는 LH 김 모 부장과 위탁 관리업체 소장, 그리고 전 입주민 대표인 이병규 씨가 인근 식당에 모였습니다.
작년 3월 LH 김 부장과 이 전 대표가 민원 문제로 언쟁을 벌인 뒤, 김 부장이 화해 차원에서 제안한 두 번째 만남이었습니다.
하지만 평화로운 분위기도 잠시.
[이병규/전 입주민 대표] "점점 욕이 섞이기 시작해요. 욕이 너무 심한 거예요. '아, 이거 안 되겠다' 싶어서 그때부터 내가 녹음을 시작한 겁니다."
김 부장은 7살 많은 이 전 대표에게 욕을 하더니, 세입자 운운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리 따지고 뭐라카노. XX" (미안합니다, 먼저 가이소. 더 이상 얘기해봐야.) "아따 어렵네, 세입자 데리고 놀라하니 힘들다. 뭐 그리 잘났노."
인격 비하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만 얘기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이소.) "내 돈 내고 내가 먹는데." (아 개인 돈 냅니까?) "회삿돈." (그러면서 왜 내 돈이라고 합니까?) "회삿돈이 내 돈이지." (그거 우리 세금입니다.) "무슨 세금이고. 세금 얼마 내는데 세금이라고 하노. 여기 없는 사람 이야기가, 세금 얼마 내지도 않는 게."
학력에 대한 비하도 이어집니다.
"공부도 못하는 게 항상 X같다니까. 공부도 못하는 게, 못 사는 게 저 XX 한다니까…" (LH에서 아직까지 버틴 것만 해도 참 대단하십니다.) "내가 봐도 대단하다니까." (본인이 생각해도 대단하죠? 그럼 잘리는 게 맞죠?) "야 이 XXX아. 아무리 그래도 잘린다는 얘기를 어떻게 하노. 야이, XXX의 XX야. 니는 어느 대학교 나왔는데, XXX. 대학교도 안 나온 놈이네?"
당시 식당엔 다른 입주민들도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부장님이 LH 공기업에 있으면서…) "니 세금 얼마 내노? XXX. 니는 얼마 내노." (부장님은 자세가 글러 먹은 거예요.) "자세가 뭐 글러먹어 XXX아. 니는 XXX아. 내 월급에 얼마나 보태줬다고. XXX아. 이 XXX. 국민임대 살면서. 국민임대 살면서 주인한테, 그런 소릴 하고 있다."
2시간가량 이어지던 김 부장의 행패는 경찰까지 출동하고 나서야 겨우 정리됐습니다.
이 전 대표는 LH가 입주민을 대하는 자세가 고스란히 드러나 것이라며, 김 부장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이병규/전 입주민 대표] "'싸게 살고 있는데 고맙게 생각해라' 이런 식이에요. (불이익이 두려워) 대들 수도 없고. (지켜보던 주민들이) 공감을 해서 같이 진짜 비애감이 오죠. 나가면서 고개 숙이고 가고 그랬어요, 사실."
LH 측은 개인적인 자리에서 벌어진 일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LH 동부권 주거복지지사 관계자] "개인 대 개인으로 만나서 술자리 시비가 된 건데, 이걸 그분은 엄청 일을 크게 부풀리시는. 자기는 임차인을 등에 업고…"
김 부장은 이 전 대표가 도발적인 얘기를 해 화가 난 상태였다며 정확한 일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김00/LH 부장] "기자님, 묻겠는데 개인적인 일로 술 취한 자리에서 이렇게 한 것도 이게 문제가 됩니까?"
LH가 관리하고 있는 임대주택은 전국적으로 84만 가구.
4년 전엔 충남 천안의 LH 모 차장이 회의 도중 졸다가, 자신을 깨우는 입주예정자 대표에게 욕설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문제가 계속되자 LH는 지난 2017년 '갑질 횡포'를 퇴출하겠다며 전 직원이 서약서까지 작성했지만, 이후에도 구설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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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한민국
세금도둑도 넘쳐나지만 세금개시끼들도 득시글득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