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1992년 12월3일이었다. 영국 이동통신회사 보다폰의 한 사무실에서 22세 청년 닐 팹워스(Neil Papworth)가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는 세마그룹 소속으로 모바일 메시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외부에 있는 상사 리처드 자비스에게 시험 메시지를 보내달라는 회사의 요청을 받은 그는 컴퓨터에서 짧은 문자 하나를 보냈다.
그 메시지는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였다. 지금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 짧은 문자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세계 최초의 문자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이는 25년 동안 세상을 바꾼 혁명의 도구가 됐다.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의 97%가 이를 사용하고 있다.
당시 문자를 보낸 팹워스는 “그게 그렇게 큰 사건이 될 거라곤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자를 받은 자비스도 “받기는 했지만 회신을 보낼 수는 없었다”고 했다. 그땐 휴대폰에 수신 기능만 있고 송신 기능이 없었다. 핀란드의 노키아가 문자 전송 휴대전화를 상용화한 것은 1년 뒤인 1993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