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두발 완화 추진… 일부 예비역들 반발
과거 육군 일선 부대에서 열린 '가위손 콘테스트'에서 사단장(가운데)이 병사의 두발을 손수 정리하고 있다./국방홍보원
육군은 15일 “병사 두발 규정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병영생활규정에 앞머리·윗머리 3㎝, 옆머리·뒷머리 1㎝ ‘스포츠형’으로 돼 있는 병사 두발 기준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육군은 최근 내부 전산망에서 관련 설문 조사도 추진하고 있다. 육군은 설문에서 앞머리는 눈썹 위 1㎝까지 오도록 하고 윗머리는 5㎝까지 기르되 옆머리·뒷머리·구레나룻은 0.3~1㎝로 유지하는 개선안을 제시했다. 육군 관계자는 “20대 현역병 찬성률이 압도적”이라고 했다.
육군은 지난해 병사와 간부 간 두발 규정을 차등화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지적에 이 같은 개선안을 마련했다. 실제 육군은 사관생도·후보생·병사를 제외한 장교·부사관은 가르마를 타고 옆머리를 적당히 손질하는 정도의 ‘간부 표준형’을 허용해왔다. 하지만 2019년 병사 휴대폰 허용 후 ‘왜 간부만 머리를 기르느냐’는 병사들 불만도 높아졌다고 한다. 이에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최근 “간부·병사 두발 규정을 통일하라”며 “계급을 막론하고 일치단결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육군이 현재 설문조사를 추진 중인 두발 규정 개선안. 앞머리를 눈썹 위 1cm까지 오도록 하는 등 현행 기준에 비해 완화했다.
그러나 일부 예비역들은 ‘군인은 군인다워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육군 두발 규정 완화와 관련한 일부 소셜미디어 게시물엔 댓글 1만 개가량이 달리기도 했다. ‘머리를 기르면 민간인과 다를 바 무엇이냐’ ‘나도 현역 땐 빡빡 밀었다’ 등 항변이다. 군 일각에선 군기 문란 가능성이나 위생 문제를 우려하기도 한다. 육군은 “방탄모·방독면 착용이나 응급처치, 위생 관리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육군이 현재 설문조사를 추진 중인 두발 규정 개선안. 전투모를 썼을 때 뒷머리와 옆머리를 단정하게 보이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