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문신이 쓴 고양이 시.

아임OK 작성일 21.04.26 10: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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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흑묘아 [得黑猫兒] : 검은 고양이 새끼를 얻었다.

 

 

 

細細毛淺靑。보송보송 푸르스름한 털

 

團團眼深綠。동글동글 새파란 눈

形堪比虎兒。생김새는 범 새끼 비슷하고

聲已?家鹿。우는 소리 집 사슴 겁준다

承以紅絲纓。붉은 실끈으로 목사리 매고

餌之黃雀肉。참새 고기를 먹이로 준다

奮爪初騰蹂。처음엔 발톱 세워 화닥이더니

搖尾漸馴服。점차로 꼬리치며 따르는구나

我昔恃家貧。내 옛날엔 살림이 가난타 하여

中年不汝畜。중년까지 너를 기르지 않아

衆鼠恣橫行。쥐 떼가 제멋대로 설치면서

利吻工穴屋。날이 선 이빨로 집을 뚫었다

咬齧箱中衣。장롱 속에 옷가지 물어뜯어

離離作短幅。너덜너덜 조각 베를 만들었구나

白日??案。대낮에 책상 위에서 싸움질하여

使我硯池覆。나로 하여금 벼룻물 엎지르게도 했네

我甚疾其狂。내 그 행패가 몹시 미워

欲具張湯獄。장탕의 옥사를 갖추려 했지만

捷走不可捉。빨리 달아나므로 잡지는 못하고

繞壁空追逐。공연히 벽만 안고 쫓을 뿐이다

自汝在吾家。네가 내 집에 있고부터는

鼠輩已收縮。쥐들이 이미 움츠러들었으니

豈唯垣墉完。어찌 원장만 완전할 뿐이랴

亦保升斗蓄。됫박 양식도 보전하겠다

勸爾勿素餐。권하노니 공밥만 먹지 말고

努力殲此族。힘껏 노력하여 이 무리를 섬멸하라

.

.

.

 

 

1년후
 

 

 

책묘 [責猫] : 고양이를 꾸짖는다.

 

 

盜吾藏肉飽於?。 감춰 둔 내 고기 훔쳐 배를 채우고

好入人衾自塞聲。 이불 속에 잘도 들어와 고르릉대는구나

鼠輩猖狂誰任責。 쥐떼가 날뛰는 게 누구의 책임이냐

勿論晝夜漸公行。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버젓이 횡행하네

 


 

 


 

-고려말의 문신 이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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