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후려쳤던 세모자 성폭행 조작사건

고라니황제 작성일 21.08.08 16:00:35 수정일 21.08.08 16:04:01
댓글 6조회 7,579추천 14
586aa2dc6c2be8f207395b1ff4127f72_380562.jpg

 

 

 

 

2014년 10월 세모자 사건 당사자인 이모씨와 두 아들이 가진기자회견 모습. /사진=News1

여러분은 3년전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어머니와 두 아들이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모두 가린 채 "남편과 시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폭로하는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 남는데요.

 

지난해 이 모든 것이 '거짓말'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니까 세 모자가 전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겁니다. 물론 국가도 속았습니다.

이에 정부는 이들에게 국선변호사 비용을 돌려달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8일 원고승소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수많은 네티즌을 충격에 빠뜨리고 분노하게 했던 만큼 허탈감도 큰 '세 모자 사건'. 이 놀라운 사기극을 네이버 법률이 되짚어 봅니다.

 

"성폭행 당했다"는 인터넷 글로 시작

 

2015년 6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저는 더러운 여자입니다. 그러나 엄마입니다' 라는 제목의 글이 한편 올라옵니다.

이 모씨(당시 46세)씨는 자신과 두 아들이 남편과 시아버지로부터 수년간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씨는 이 글을 올리기 1년 전 남편, 친정 식구, 주민 등 41명을 성폭행 혐의로 고발하고 기자회견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찰조사 결과 무혐의 결론이 나고 사건이 흐지부지되자 이번에는 인터넷에 글을 올린거죠.

충격적인 내용인 만큼 이 내용은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그의 옆 10대인 두 아들도 "믿어 달라"며 함께 호소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들을 걱정했고, 가해자들에 분노했습니다. 다음 아고라에는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글이 폭주했고, 세 모자를 지원하기 위한 포털 사이트 카페까지 개설됐습니다. "수사를 막는 세력이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하는 댓글도 지속적으로 달렸죠.

그런데 얼마후 이 사건에 큰 반전이 등장합니다.

의심스럽게 하지 마

너는 잘했어, 설득력 있었어

세 모자가 피해 사실을 인터뷰 하던 현장에서 카메라가 꺼진 줄 알고 나눴던 대화입니다. 마치 이 씨가 사전에 두 아들에게 연기를 지시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이어진 경찰수사에서 거짓말은 더 확실히 드러납니다. 시아버지 집을 압수수색했지만 감금이나 폭행 증거는 물론 그들이 주장한 동영상조차 나오지 않은 겁니다.

"최음제를 먹여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세 모자의 마약 성분 검사 결과 거짓말로 드러났습니다. 이 씨가 재력가라고 주장했던 남편도 피자 배달을 하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전혀 새로운 인물이 등장합니다. 이 모든 상황을 계획한 한 사람이 있었던거죠.

바로 이 씨가 맹목적으로 따르던 무속인 김 씨(59)였습니다. 시아버지의 돈을 노리고, 세 모자에게 그를 무고하도록 교사했던 거죠. 두 아들도 역시 진술을 강요 당했고, 학교에도 보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세 모자 사건을 다룬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사진=뉴시스

무고죄로 실형, 국가는 국선변호사 비용 손해배상 청구

 

이 씨와 김 씨는 결국 실형을 확정 받았습니다. 지난해 3월15일 대법원은 아동복지법 위반, 무고 등으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2년을, 성폭행 신고를 지시한 김 씨에게는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이 씨의 경우엔 2심에서 1년 감형을 받았는데요. 망상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는 이유입니다.

 

이들에게 사기 당한 건 국민만이 아니었습니다. 국가도 피해자였습니다.

 

법무부는 2013년 6월 개정된 성폭력범죄처벌법에 따라 성폭력 범죄 피해자들에게 국선 변호사 도움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 비용은 범죄 피해자 지원기금에서 제공하고 있고요. 이 씨는 이 도움으로 국선변호인 5명에게 22차례에 걸친 조사 참여와 법무 상담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세 모자 사건처럼 범죄자에게 속아 일부 비용을 낭비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정부는 성범죄 피해자로 가장해 누명을 씌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용 환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특별송무팀이 파악한 성폭력 무고 혐의가 확정된 범죄자들에게 지원한 국고는 서울지역만 20건, 1800여만 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세 모자 사건도 무고가 확정되자 서울고검 송무부 특별송무팀은 지난해 9월 두 사람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민사16단독 손혜정 판사는 지난 28일 "정부에 524만3160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인터넷의 파괴력과 여론의 무서움을 알린 '세 모자 사건'. 이후에도 유사한 사건들은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짓말과 여론 조작으로 국가와 국민을 속이는 일은 반드시 엄중한 죗값을 치르게 돼 있습니다.

 

출처: 법률N미디어 

 

어우..ㅆㅂ 지금봐도 뒷통수가 얼얼 ㅡㅡ

고라니황제의 최근 게시물

엽기유머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