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으로 듣기
설정
글씨크기 조절하기
아동성착취물 21개 구입 20대..징역1년, 취업제한7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구형
변호인 "경비원일 더 이상 할 수 없게 돼..깊은 반성 및 봉사활동 참작 요청"
법조계 "중대범죄로 다뤄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다운로드 자체 삼가야"
단돈 6000원에 아동 성착취물을 산 20대 청년이 가진 직업을 잃고 앞으로도 관련 분야 취업이 막힐 처지에 놓였다.
법조계는 아동 성착취물을 소량이라도 보유·배포한 행위는 불관용 원칙에 따라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렵고 취업제한 등 무거운 처분이 뒤따른다고 경고했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한 법정에는 아직도 앳된 얼굴의 20대 청년 A씨가 피고인석에 앉았다. A씨는 법정에 왔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운 듯 재판 내내 침울한 표정을 짓고 고개를 푹 숙이고만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아동 성착취물 판매자에게 6000원을 송금하고 동영상을 포함한 아동 성착취물 파일 21개를 전송받았다. 판매자는 아동청소년법 위반으로 체포돼 소년원에 송치됐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하고 취업제한 7년 및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구형량을 예상하고 있었던 듯 A씨는 시종 고개만 숙인 채 얼어붙은 듯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어진 최후변론에서 변호인은 A씨가 경찰 수사 단계부터 협조했으며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A씨는 광고를 보고 우발적으로 아동 성착취물을 구매했고, 횟수도 단 1회에 불과하다"며 "파일 개수가 비교적 많지 않고, 다른 데 옮겨 저장하거나 유포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이어 "A씨는 현재 경비회사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어 집행유예를 선고받아도 더는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며 "다른 범죄 전력이 없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 상담소에 후원하고 있다는 점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A씨는 발언 기회가 주어지자 울먹이는 목소리로 "피해자분들에게 상처를 줘서 죄송하다. 호기심으로 이렇게 큰 상처를 주게 될 줄 몰랐다"며 "재판이 끝나더라도 피해를 받으신 분들을 위한 기부와 봉사활동을 하면서 반성하고 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선처를 내릴지는 미지수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아동 성착취물을 사들이거나 이를 소지·시청한 자는 1년 이상의 징역, 영리 목적으로 영상물을 소지했다면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몰카 등 단순 불법 촬영물을 소지·시청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는 반면, 아동 성착취물 관련 범죄는 벌금형 없이 징역형의 하한만을 규정해 무겁게 처벌토록 하고 있다.
특히 아동 성착취물 관련 범죄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신상정보 공개 등 성범죄자 보안처분이 함께 내려진다. 아울러 아동·청소년과 자주 마주칠 수 있는 아동 교육시설이나 아파트 경비원 등 37개 업종에서는 취업까지 제한된다.
성범죄분야 전문 변호사는 "최근 아동 성착취물을 중대 성범죄로 다뤄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단순 소지하기만 해도 무거운 처벌을 가하고 있다"며 "설령 파일을 금방 삭제해도 디지털포렌식 수사로 복원해 혐의를 추궁할 수 있기 때문에 다운로드 자체를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