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초등학생들이 공주 금학지구대에 두고 간 저금통과 현금. 충남경찰청 제공
게임기를 사려고 모은 소중한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한 초등학생들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4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공주 금학지구대 현관 앞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어린이 2명이 돼지저금통 3개와 손편지를 놓고 사라졌다.
당시 근무를 서고 있던 윤여선 순경이 이 모습을 보고 따라 나갔지만 이들은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 이날은 대설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공주에 눈이 많이 내린 날이었다.
익명의 초등학생들이 공주 금학지구대에 두고 간 손편지. 충남경찰청 제공
CCTV영상 속에는 형제로 보이는 남자 초등학생 두 명이 종이가방 손잡이를 한쪽씩 들고 지구대 현관 앞에 몰래 종이가방을 놓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둘은 왔던 길로 다시 황급히 뛰어갔다.
종이가방에는 무려 100만8430원 들어 있는 돼지저금통 3개가 담겨있었다. 또 “게임기를 사려고 모으고 있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좋은 곳에 써달라”는 내용의 손편지도 들어있었다. 편지에는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다.
공주경찰서는 아이들이 놓고 간 저금통, 금학지구대 직원들이 1년 간 모아 온 저금통을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고 아이들을 찾아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다.
공주경찰서 관계자는 “수년간 모아둔 용돈일 텐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두고 간 형제들의 마음 씀씀이가 기특하다”며 “아마도 전생에 천사가 아니였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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