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서 전시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10월 24일부터 시작한 전시로
안중근 의사는 의거 후 감옥에 있던 시절 그의 의거에 감명받은 일본인 간수들에게 여러 가지 유묵을 써 주었는데
우리나라와 일본에 남아있는 유묵들을 최대한 끌어모아 전시하는 것이 이번 전시다.
전시장 밖에는 이렇게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볼록글자로 인쇄한 유묵들이 몇가지 전시되어있다.
이런 형태의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처음 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매우 좋아한다, 비록 복제품이라도 직접 만져보면서 경험할 수 있으니까.
전시 소개문.
소개문 옆에는 전시 소책자가 있는데 공짜로 가져갈 수 있는데 소책자치고는 두껍고 내용물이 매우 실하다, 사실상 전시에 나온 내용은 소책자들 안에도 다 들어있음.
가장 첫번째로 보이는 유묵은 “천당지복 영원지락”
천주교 신자였던 안중근 의사의 신앙신을 느낄 수 있는 유묵이다.
바로 옆에는 “극락”이 있다.
불교 용어이긴 하지만 아마도 의사께서는 천국의 천당을 생각하고 쓰지 않았을까.
의사 의거 직후 하얼빈에 있던 의사의 가족은 곧바로 연행되어 사진을 찍혔다.
안중근 의사의 가족과 본인에게 수여된 훈장.
다음 유묵, 인무원려 난성대업.
큰 일을 하기 위해서는 멀리 내다보며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위국헌신 군인본분”
내 군생활 때부터 강조했는지, 그 이전에도 강조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교범에 이게 인쇄된 경우도 있었고 이게 스크린세이버인 달도 있었다…
그만큼 들으면 지겨울 법도 하고 또 정말 원론적인 이야기일 뿐이지만
쓴 사람의 행동을 생각하면 도저히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문장이다.
전시 중에서도 이 박력 넘치는 유묵 앞에서 영 발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전시관 안에서 유일하게 따로 방을 배정받고 독자전시되고있는 간결한 유묵, “독립”
여기에는 적혀있지 않지만, 아쉽게도 이 유묵은 일본에서 소장중인 것을 빌려온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일본에 있는 이상 이 유묵도 일본인 간수 혹은 다른 일본인이 의뢰한 것일 텐데.
자신들의 총리를 사살한 식민지 사람에게 “독립”이라는 내용의 유묵을 어째서 받았던 걸까…
어쩌면 이 유묵은 일본에 있는 것이 더 의미가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안중근 의사는 본디 동양평화주의자로써 일본과 한국이 힘을 합쳐 험난한 태세를 이겨나가야 한다는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의거 이후에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아서, 계속해서 동양평화를 주장하는 유묵을 남기고
아예 옥중에서 “동양평화론”을 집필하기도 하였다.
이걸 보고 옥중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찾아보니, 1909년 11월부터 1910년 3월 26일까지였다…반년조차 되지 않는 시간동안 자신의 신념을 세상을 내놓기 위해 붓을 들었다는 것이 새삼 존경스럽다.
“민이호학 불치하문.”
민이호학보다는 “불치하문” 의 뜻이 와닿는다.
분명히 배움에 있어 높고 낮음 따위는 없지 않을까.
원래 국민 계몽운동에 투신하신 분이기 때문에 이 이외에도 교육과 관련된 유묵이 많다.
“지사인인 살신성인”
그야말로 의사의 삶을 잘 표현해주는 유묵이다.
전시관의 마지막은 이렇게 안중근 의사의 유서와 유묵들이 계속해서 번갈아져 보여지게 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광화문역 인근에 있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내년 3월까지 진행될 예정이고
무엇보다 무료다.
시간이 되는 싱붕이들은 한번씩 꼭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