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여행기
· 사진맨의 사진여행기 #1 - 삿포로
· 사진맨의 사진여행기 #2 - 레분섬 (1)
· 사진맨의 사진여행기 #3 - 레분섬 (2)
· 사진맨의 사진여행기 #4 - 레분섬 (3)
· 사진맨의 사진여행기 #5 - 아사히카와
· 사진맨의 사진여행기 #6 - 다테야마 (1)
간밤에 눈이 많이옴
사진찍기 딱좋은 환경이다
해가 완전히 뜨기전에 서둘러 사진찍으러 카메라하고 삼각대 챙겨나감
모닝 설산
화산가스가 터져나오는게 무슨 온천수처럼 솟음
나올때마다 계란썩는내가 진동한다
여기가 전날은 가스로 뒤덮혀서 제대로 안보였던 화산가스로 인한 출입금지구역
오늘은 날씨도 좋으니 산에 올라보기로함
전날밤에 내린 눈이라 아직 뽀송하게 모양을 잡고있는게 아주좋았음
파우더스노우라고 그러던가 무슨느낌인지 몰랐는데 진짜 가루처럼 흩날리더라 신기했음
오늘 목표는 저기 능선
사진으로보면 가까워보이는데 생각보다 존나멀고높다
눈올때 제주도가면 등산길이 딱 이런느낌이라던데
암튼 개이뻤음
중간에 잠깐 쉬면서 사진도 한장찍고
눈에 발이 푹푹빠져서 걷는게 쉽지가않음
밤새 눈이 얼마나왔는지 전날 눈이 좀 녹아있네 싶었는데 발목이상으로 쌓여있더라
올라갈수록 덮힌 눈이 발목위로 올라오기시작함
쉬면서 사진한장찍고
다시 올라가기시작함
여기부터 슬슬 숨쉬기가 힘들더라
기분탓인가했는데 나중에 무로도에서 내려오고나니까 확실히 차이가 있긴하더라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목
여기서 ㅈㅈ치고 내려옴
파우더스노우가 가루같다보니까 고산풍에 쓸려서 피부를 존나게 때리는건 둘째치고
일단 눈이 종아리 이상으로 파묻힘 이때 스패츠가 팔목덮는거였어서 무리라고생각했음
거기다 초겨울생각하고 입고온 레이어링이 좀 부족하더라
하드쉘 하나 새로사야겠음 방풍딸려
멈춘자리에서 뒤돌아본 풍경
내려오는길은 올라가는길보단 쉬웠음
거의 점심시간에 맞춰서 하산
내려오니 산 올라가려고 준비중인 사람이 좀 있더라
다들 어디까지갔냐고 안부묻듯이 묻고 갈길감
빙속성 2강 등산화
이때 아이젠 체인말고 크램폰으로 하나살까 좀 생각했음
숙소로 돌아와서 난로 옆에서 눈 좀 맞은 카메라 말리고 나도 점심식사
점원한테 뭐가맛있냐고물으니까 규동먹으라길래 규동먹음
걍 규동맛인데 천엔은 좀 심했다
점심먹고 잠깐 쉬다가 노을찍으러 다시나옴
산에 올라온 목적은 고산광찍는거였어서
구름위에 있단걸 실감했을때
봐뒀던 로케에서 자리를 잡고있으니 구름위로 해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고산광을 찍으려면 조금만 더 기다려야함
슬슬 추워뒤질거같아져서 하드쉘 주머니에 장갑낀채로 손넣음
물결치듯이 일렁이는 구름위로 붉게 지는 해는 보고있으면느낌이 특이함
바다에서 보는거랑은 다른맛이다
알펜글로우
태양이 지평선아래로 들어간순간의 붉은 산란광
내가 한시간반동안 추위에 떨면서 기다리던 빛이었음
해가 완전히 지고 위험해지지않게 서둘러서 헤드랜턴을 머리에 걸고 짐챙겨서 철수함
졸라무섭다
눈길을 30분쯤 걸어 숙소에 돌아가서 저녁먹고 난로옆에서 폰질좀하다가
밖에나옴
개무섭다
불빛하나 없는 야간에 설산으로 나온 이유는…..
해발 2480m에서의 밤하늘을 찍기위해서임
근데 존나무섭더라 안그래도 무로도역에 곰주의 붙어있어서 진짜 개쫄아서 호달달떨었음
맨눈으로도 이제 곧 철이 지날 은하수가 보일정도면 공기가 얼마나 깨끗했던건지
별똥별조차 그렇게 선명하게 보이는건 처음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