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신화나 전설이 실제 역사가 틀림없다고 철썩같이 믿는 사람들.
가장 대표적인 부류가 트로이의 예시를 들면서,
“봐라 전설이나 신화도 다 뭔가가 있어서 나오는거다. 아틀란티스 같은거도 분명히 실존했다.”
라는 사람들이다.
일단 역사학에선 제대로된 기록이 남은 것도 다른 독립적인 기록들과 여러번 교차검증을 거쳐야 되고,
기록이 있다하더라도 고고학적 발굴로 반박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보편적으로 과장이 심한 전투규모와 전과에 대한 기록이 대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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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뻔한게, 신화와 전설은 그 목적부터가 역사적인 사실을 전달하기 위한 매체가 아니다.
구전역사는 따지고보면 제대로된 역사책이 아니라 사극에 가깝다는 뜻.
그리고 소리지만 모든 전설과 신화는 100명의 화자가 1000개의 다른 버전을 내놓는 일이 흔하고,
우리가 듣는 버전은 그저 가장 인기가 많거나 그냥 유일하게 기록된 버전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거기다 애초에 인간의 무의식이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이야기와 소재라는게 거기서 거기라서,
선녀와 나무꾼 같이 서로 교류가 없음에도 유사한 구조의 이야기가 전세계에 광범위하게 퍼지는 경우도 생긴다.
즉, 전설과 신화 및 기타 구전문학은 그 자체로는 역사로 인정받지 못하는 원시고대 판춘문예라는 뜻.
역사적 사실을 가려내려면 다른 역사기록이나 고고학적 발견이 뒷받침되야 된다.
애초에 트로이만 해도 그냥 전설 하나만으로 입증된게 아니다.
일단 트로이는 고대세계에서 완전히 잊혀지지 않아 거의 1000년 뒤에 알렉산더 대왕이 위치를 알고 마을의 신전에 공물을 바치고 참배하기도 했고,
19세기에 발굴지역이 선정된 것도 그 지역에 도시가 있었다는 언덕에 대한 독립된 전승이 있었기 때문이다.
19세기 발굴후에 히타이트에 의해 남겨진 기록들이 해독되어 더 확실하게 입증 되기도 하였다.
즉, 전설 하나 만으로 입증된게 아니라 발굴을 포함한 다른 여러가지 방법이 동원되어 교차검증을 거쳤다는 말.
반면에 아틀란티스를 위시한 초고대문명론이나 유사역사학은 교차검증을 교묘하게 피하거나,
아예 날조된 주장으로 교차검증이 되는척만 한다.
아틀란티스가 2000년이 훌쩍 넘게 플라톤이 유일한 사료(구전까지 포함해서)라는 사실을 무시하고,
최근 10여년간 일명 “사하라의 눈”이 아직 발굴도 못된 것처럼 주장하는 유튜버 역사렉카들이 대표적.
(실제론 1950년대부터 프랑스 학자들이 씹뜯맛 다해봤다. 렉카들이 프랑스어가 딸려서 모르는 것일 뿐이다.)
상식적으로 인터넷에만 봐도 날조와 헛소문이 일주일이면 수백수천개씩 나왔다가 사라지는데,
입에서 입으로 수백수천년간 이어진 고요속의 외침은 무조건 믿어도 괜찮을리가 있겠는가.
구전된 이야기들은 그 자체적으로는 증명할수 있는게 없다.
마치 발자국 딱 한짝만 보고 그 사람의 보폭을 알수 없듯이, 구전은 너무나도 단편적인 단서이기 때문.
구전이 무언가 의미가 있으려면 더 많은 발자국이 필요하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