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캄비세스의 재판’에는
돈을 받고 판결을 내린 재판관 시삼네스가
끔찍한 처벌을 받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재판관의 부정이라는 범죄가 그만큼 치명적이고 무겁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그림 속에서 처형대 위 결박된 시삼네스는 산 채로 그 피부가 벗겨지고 있어
살아 있으나 죽느니보다 못한 시삼네스의 고통 그득한 표정과
사형 집행인들의 잔인한 손놀림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캄비세스는 그렇게 벗겨낸 살가죽을 시삼네스가 앉아 있던 의자에 깔게 한 뒤
시삼네스의 아들을 불러서 말한다.
“이제부터 네가 재판관이다. 저 자리에 앉아라.
네 아비의 살가죽 위에서 네가 어떻게 판결할지를 항상 고민하라.”
이게 ‘캄비세스의 재판’이라고 불리는 그림이다.
캄비세스는 왜 그렇게 유달리 끔찍하고 곱절로 고통스러운 방식의 처벌을 사용했을까?
그건 바로 재판관의 부정이라는 범죄가 그만큼 치명적이고
무거운 범죄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을것...
재판관들의 판결은 곧 법으로서
사람들의 일상을 규정하는 힘을 지니는데,
돈이나 사적인 관계나 기타 등등 때문에 법에 어긋날 판결을 내는 것은
그 사회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