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덕스덕 작성일 13.10.07 01: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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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흐르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가 들여다보니 그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자화상-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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