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불만이 있었다. 한국, 외국 온라인을 통틀어서 케릭터에 'hp'라는 너무 비현실적인 요소는 정말이지 너무너무 싫다.
A와 B가 맞짱을 뜬다고 가정해보자. 그들은 사전에 서로 동의를 구하여 각종 온라인 게임에 나오는 방식대로 싸움을 하기로 정했다.
A가 펀치를 날렸다. B는 막거나 피할생각은 전혀 없는 듯, 온몸으로 주먹을 받아들이며 공격에만 매진했다. 그렇게 방어를 무시한 공격전이 한동안 이어지자, 상대적으로 맷집이 약했던 B는 결국 쓰러져 뒈져버리고 말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흔히 말해 이런 싸움을 '개싸움'이라고 한다. 맞으면 주춤하는것도 있고, 막을려고 시도하기도 하고, 피하기도 하는것이 진짜 싸움이거늘 지금까지 봐 온 RPG게임에서는 오직 공격! 뿐이다.
그래, MISS라는 예외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 별의미가 없고 짜증만 유발시킬 뿐이다.
장검으로 어깨부터 허리까지 베여도 단지 허공에 '109'라는 숫자만 떠오를 뿐, 한번의 타격은 케릭터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그냥 'hp'가 좀 줄어들었을 뿐이다. 그런데, 일반인은 그런 검격을 받으면 한순간에 절명해버리기 마련이다.
rpg의 케릭터들은 아무래도 인간은 아닌 듯 하다.
어째서 액션영화나 소설극화에 나오는 칼과 칼을 맞대는 불꽃튀는 공방전을 게임상에서는 아무도 연출할 생각을 못하는걸까? 때리면 그냥 '윽!'하고 맞아주고 피하거나 막을 생각은 하지 않는걸까.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상대만 열심히 두들기는 리니지식 전투에 이제 슬슬 질릴때도 되었을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