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와우에 대해서

샤이닝윈터러 작성일 06.03.14 20: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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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내공 : 우수함


아랫분이 써 놓은 와우에 대한 글을 읽어보고나서는 참으로 느껴지는게 많더군요.

와우. 저같은 경우 오베때부터 시작하여 약 1년(조금 안되려나..) 정도 즐기다가 그만 두었던 게임입니다.

참 시작할때부터 해프닝 있던 게임이죠...
지옥같은 본과 1학년 15일동안 15시간자면서 셤 공부한뒤 마지막 시험지를 넘기고 기분좋게 타 지역에 사는 친구에게 성취감 만빵으로, "다 이루었다. 본1끝이다. 방학이다"
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그놈이 보내주는 답장이 과관이었죠..
축하한다, 이런말도 없이 바로 뜬금없이 " 너두 와우해라 xxx도 같이 하고 있어"

어이없기도 하고 했지만 아무튼 그때 기분은 정말 최고였으므로 집에가서 바로 와우를 설치하기 시작했었죠.
물론 타우렌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매혹되어서 난 우량한우! 를 키우겠어 했지만.. 날아온 대답이 또... "얼라랑 호드 같이못해" ---------

아아 이야기가 샜습니다 그려.

아무튼 그렇게 시작한 와우입니다. 정말 재미있었죠. 뭐랄까, 정말 "같이" 한다는 느낌이 나는 겜이었다고나 할까요?
포션 왕창 사들고가서 무한 클릭신공하던 타게임과는 달리,(그래봐야 하난가 2개해봤으니 모든 게임이 다 그런가는 잘 몰겠습니다만.. 뭐 친구 린지2 하는거보니 한심할정도로 그런 패턴이더군요..흠..) 포션 자체도 정말 구하기 힘들고..(처음엔 그랬습니다. 지금도 그런가요?) 있다 하더라도 쿨탐 압박으로 진짜 필요할때 한번먹어주는 그런 것이라 전투도 맥아리 없는 전투모션에 비해서는 상당히 긴박감이 넘쳤습니다.

그런식으로 그 귀중했던 본1의 겨울방학을 스키장갔던것들 빼고는 와우했던 기억밖에 안남더군요.. 그래서 방학동안 만렙을 딱 찍었지요.. 방학 끝으머리에는 길드에도 들어가서 아는 사람도 생기고 으쌰으쌰하고 아마 그쯤에 유료화도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방학이 끝나고 다시 학기가 찾아와 다시 3개월간은 인연을 끊고 다시찾아온 방학인 여름방학...
거기서 첫번째 문제점을 발견 했습니다.

바로 적응 진짜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겜이라면 몬스터라도 잡아서 렙업이라도 하겠는데.. 이건 뭐 이미 만렙이고.. 할것이라곤 그때는 인던 도는것 뿐이니.. 인던을 돌긴 해야쓰것는데.. 하필 제 캐릭이 전사일건 또 뭡니까.. 길 모르는 허접한 만렙전사.. 누가 데려가겠습니까.ㅋ

뭐 그래도 공간 지각능력 빵점인 제가 길드원들 도움을 받아서 어찌어찌 인던도 다니고, 나로 리딩도 쪼까 익히고 용맹셋도 맞추고 천골마도 구입하는 쾌거(?) 를 이루었답니다.
그 와중에서 짜증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어그로 관리라든가 하는 리더의 역할에 심취하면서 딴의 재미를 고수했지요.. 그런식으로 어느덧 방학도 반절이 지나가던 시기였습니다.

거기서 전 다시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레이드의 출현이었죠.
저는 용맹다 맞추고 나서는 사실 앞마당 깃발놀이. 를 많이 즐겼습니다. 보라돌이신분들, 파템으로 많이 잡아보고 하면서 오 와우는 절묘한 컨트롤의 맛이 있는 게임이야.. 라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이 여지없이 무너진.. 바로.. 와우의 디아블로 화!

바로 진정한 의미의 레이드 표 보라돌이의 출현이었던 겁니다!

사실 전 방학동안의 게임 플레이시간은 적지않았습니다. 아마 총 시간으로 따진다면 라이트 플레이어라고 하기엔 거짓말이 될지도 몰르지요. 그런데,,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던겁니다.

저의 게임방식은 그래도 좀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일 뭐 대가리에 지식이라도 좀 쑤셔 넣든가.. 빈약한 근육에 생기도 불어넣는! 그런 일을 좀 하고나서 남는 그 많은 시간을 게임을 하는 그런 스타일이죠. 굳이 비교하자면 어르신들 티비볼때 겜한다 정도? 그러니 시간은 좀 많을지는 몰라도 접속 시간이 균일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까 레이드참가.. 꿈도 못꾸죠.. 게다가 주말의 황금시간대를 차지하는 레이드에 낀다는것은 정말 상상도 못하지요.. 거기다가 그러다보니까 대기자 걸려서 겜 못하는건 일쑤고..

그래서 벌어진 일이뭘까요?

네 그렇습니다. 바로 계층 분화이지요.. 아무리 와우에 절묘한 컨트롤의 맛이 있다 지랄이다하지만.. 그런것은 조금 올라가면 다 비등비등해지니.. 결국 가르는것은 아템빨!
하지만.. 겨우 용맹셋, 혈장템에 싸구려 에픽몇개 두른저랑,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레이드표 보라템인 다른 분들과 겜이 되었겠습니까? 안그래도 약해빠진 전사의 비애에 젖어있는데 같은 전사에게도 도적취급받으며 썰리는 기분..

그게 가장 컷지요. 결국.. 그 방학이 끝나기 한1~2주 전에 후딱 접어버렸답니다. 아주 미련없이. 깨끗하게..

와우..

참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아주 잘만든 게임이구요.
그런데 그런 재미를 느낄수 있을라면 인생을 와우에 바쳐야 합니다. 아니, 이런 극단적인 표현까지는 아닐지라도 자신의 생활패턴을 정말 확 바꿔야 합니다.

레이드 시간에 다른 약속도 못잡고, 그게 30분~1시간도 아니고 2~3시간이나 걸리는것이라면 언제나 고정타임에 그렇게 비워놓기가 쉬운게 아니지요.

끽해야 고작 게임인 것에 고정 스케쥴을 넣어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 그냥 게임처럼. 편안하게 즐겨볼라치면, 한 캐릭을 심화적으로 키우는것은 포기해야합니다. 그냥 다른캐릭 맛보기 성플레이를 해야하는데 그래봐야 이미 다 해본 퀘스트...
그것마져 무시하고 그냥 한캐릭에 고집하다가는 그야말로 게임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지요.. 혼자 놀려니 필드에선 호드가, 얼라가 뒷치기해주시고, 그냥 인던돌려니 이젠 눈감고도 갈 수 있는길 왜 하나 싶고..(레이드도 많이하면 또 일케되겠죠..) 전쟁이나 할려니 뭐 템차이가 너무 나다보니 그야말로 총알받이만 되다 끝나고.. (이기나 지나;;) 앞마당 놀이야 정말 할말이 없고..(도둑에게 썰리는 전사..)

역시 와우의 한계인가봅니다.

그냥 라이트유저에게는 한번 하는 아주 잘 만든 패키지게임 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어느정도 라인까지는 정말 재미있게 즐기지만 그 이후에는 오히려 다른게임보다도 더 할 수 있는게 없어서 그냥 하층으로 떨다가 그만 둬 버리는...

물론 어떤 게임을 하든 접는건 언젠가는 접을테니까 감안하고 겜한다면 참 잘만든 게임이고 잼있었던 추억으로 끝낼 수 있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정말, 멋진캐릭, 남에게 꿀리지 않는 캐릭, 그리고 변함없는 재미를 느끼면서 와우를 하고 싶다면. 당신은 이렇게 해야합니다.

인생을 즐기기 위한 와우가 아닌, 와우를 즐기기 위한 인생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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