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13년간의 게임후기

화긴사살 작성일 06.04.16 14: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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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내공 : 어중간


서른 인생.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접했던 13년간의 게임 후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많지는 않지만 제 게임인생에 큰 획을 그어준 정말 인상깊었던 게임들.. 되돌아보게 되더군요. 해서 용기내어 이렇게 후기를 써보게 됩니다. 제 마음의 대작이고 영원히 기억될 게임들입니다. 다소 내용이 길더라도 양해부탁드리겠습니다.


@1. 가장 오랜기간 사랑했던 게임. - 카운터 스트라이크(이하 카스) -

약 9년정도 된것 같군요. 하프라이프의 모드게임으로서만 존재했던 카운터 스트라이크. 당시 스타크래프트나 커맨트 컨커 시리즈, 삼국지 등의 전략시뮬을 즐기던 저로선 뒤통수를 가격당하는 충격을 느꼈습니다. 처음 하프라이프를 접했을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지요.(사실 퀘이트는 저에겐 감당할 수 없는 어지러움이..)

여러 모드를 배워나가다가(Team Fortress나 Half-Life - 사실 카운터스크라이크 모드가 선보이기 전에는 이 두모드만 즐길 수 있었지요.) 항상 팀포스리스에 매료되어있던 어느날.. 사실성을 가미시킨 카스라는 모드의 등장으로 몸서리를 쳤더랬습니다. 국내에는 서버조차 존재하지 않았으니 늘 가장 최적의 서버 조건을 갖추고 있던 SingNet(싱가폴 서버)에서 살다시피 했더랬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기상천외한 맵들 정말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프에 서너명씩 타고 온 맵을 질주하며 난사를 했던 그 맵.. 플레이어가 직접 Hostage 가 되어 고무보트를 타고 안전하게 탈출 시키던 그 맵. 유명한 dust 나 aztec 등을 늘 즐기시던 카스 유저들은 모릅니다.

달리는 지하철에 깔려보기도 하고. 설산의 동굴에서 느닷없이 나타난 상대에게 깜짝놀라 서로 멍하니 쳐다만 보던 그 즐거움들... 핑 200이 프레임 15라는 악조건에서도 늘 즐겁게 플레이하고 즐겼던 때 드디어 국내에도 서버가 생겼었지요. No.1 이라는 국내 유일의 서버였습니다. 당연히 최적의 조건에서 플레이를 할 수가 있다는 그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서버 최대 수용 인원이 20명이었던 그때.. 국내엔 많지 않은 카스 유저들이었지만 넘버원에서 플레이하려는 카스 유저들의 Join 버튼 난타는 수순이었습니다. 심지어 한시간을 조언 버튼 클릭만 한적도 있었으니까요. 넘버원 서버가 생긴이후 국내의 카스유저들이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의 10대 카스클랜이 생기게되었죠.. 지금도 활동하는 기라성 같은 클랜이 많습니다.(아키텍트, 맥스클랜 등)

물론, 저도 10대 클랜원중 한명의 멤버였지만.. 각설하고 넘버원 서버가 생긴 이후로 1~2년정도 정말 미칠정도로 빠졌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카스 모드가 정식으로 발매되기 이전.. 카스모드 6.0 이전이었다고 해야할까요. 그때는 총에 맞거나 칼에 찔리거나 HE에 맞을때 그 모션이 엄청나게 컸습니다. 아 저녀석이 지금 총을 맞고 있구나 라는걸 절실히 느낄정도로 팔이 뒤로 휙 꺾이거나 발에 맞을땐 무릎을 꿇는다거나 하는.. 지금은 상상도 못하는 모션이었지요. 카스 모드가 정식으로 발매되고 나서부터 그 대작게임에 치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치터는 있었으나 가뭄에 콩나듯했고.. 그 치터를 방해하기위해 치터의 우군마저도 치터의 진로를 방해하고 칼질과 난도질을 했더랬습니다. 매너게임의 진수라고 감히 말씀드릴정도로 매너 플레이를 중시했었지요. 치터는 발 디딜 틈도 없던.. 그 사랑했던 카스에 치터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점점 카스에 대한 애정이 식어갔습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가는 치터들..

무분별한 치터들에 제 골수는 터져만 나갔고. 어디서 맞는지도 모르게 죽어나가야만 했던 제 분신들... 분개했습니다. 정말 애정이 깊은 평생 잊지못할 그 게임을 망치는 버러지같기만 한 치터들 덕에 눈물을 머금고 카스에 등을 돌리게 되었던 그때가 1.6이 출시 되었을때였습니다.

1.6의 출시는 제 카스 인생을 마감하는 계기가 되어줬지요. 들리는 바에 의하면 여전히 치터들의 행보는 줄어들 기세가 안보인다고 하더군요.. 제 카스인생 7년은 그렇게 마감되었습니다. 안타깝고 또 안타깝지만.. 제 게임인생에서 최고의 FPS는 단연코 카스라고 장담합니다.


@2. 가장 기억에 남는 울티마 온라인(이하 울온)

온라인게임이 성행한지 대략 12년정도 되었나요? 게임성으로는 그 어떤 게임도 따라갈 수 없는 최고의 게임 울온.. 많은 온라인 게임을 접했지만 RPG 온라인은 여전히 울온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전히 2D가 깔끔하고 멋진 울온이지만, 그래픽의 난조는 게임성으로 가뿐히 커버가 될정도로 우수한 게임성을 지녔지요.

일일이 열거하자면 끝도 없을것 같고.. RPG하면 뭐니뭐니해도 할일이 많아야하지 않겠습니까? 가장 할일을 많이 제시해준 게임이 바로 울온이 아닌가 싶습니다.

집하나 가꾸는데만 해도 족히 몇일이 걸렸던 탄탄한 스토리의 울온.. 역시나 일때문에 그리고 줄어만가는 유저들 덕에 잠시 접은 상태지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울온이 존재하는한 꼭 또하게될 게임입니다.


@3. 국내에도 이런 게임이 존재하다니 하며 경악을 심어주었던 릴온라인

오픈베타때부터 2년동안 심취했던 게임 릴온라인.. 국내 최대의 타격감과 카스와 오랜시간을 함께했던 저로서는 키보드 조작의 온라인 게임은 도저히 뗄 수 없는 유혹을 주었습니다.

호언 장담하건데 릴 이후로 릴만한 타격감을 갖춘 게임은 절대 없습니다. 쌍방 무차별 전쟁이라는 모토와 기막힌 타격감. 깔끔한 그래픽과(쉽게 접하지 못할 그래픽였죠.) 파티 중심의 레벨업. 만렙 이후의 전쟁쾌감 등..

무차별 전쟁이라는 모토가 신선했으나 도리어 약이 아닌 독이 된 게임 릴 온라인.. 자금으로 인해 부실해진 홍보와 운영진의 실수들 때문에 결국 국내 최고의 게임이 서서히 잠식되어진.. 비운의 게임 릴 온라인..

잊지못할겁니다.


@4.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

출시 이전부터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와우. 출시 이후에도 연신 "와우" 라는 감탄사를 자아낸 게임 와우. 울온만큼의 탄탄한 스토리와 늘 할일을 제시하는 와우. 달리 말이 필요할까?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분명 대작이고 기막힌 게임임에 틀림없습니다. 다만, 너무 아이템에만 치중되고 있지 않나 싶은 우려가 개인적으로 생깁니다.(적어도 울온은 아이템으로 인한 격차가 매우 심하진 않습니다.) 물론 투자한 시간과 노력의 보상일지 모르나 오히려 아이템에 그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라고 강요하는듯한 느낌에 사로잡히는건 저만의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각설하고 와우 역시 최고의 RPG 온라인게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긴말이 필요없는 대작들입니다. 어떤 게임이든 단점을 안고 점점 발전해나가는것이겠지만.. 대작을 만들어가는것은 유저들이 아닐까요? 13년 게임인생에서 배우고 깨달은 것은 결국 온라인이라는것입니다. 크리쳐는 내 분신일뿐 그 크리쳐를 운영하는것은 바로 사람이니까요.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함부로 행동하는 자신은 아닌지 되돌아 보는것이 좋겠습니다. 안에서 세는 항아리 밖에서도 센다는 옛말이 있지요. 행동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는것.. 자신이 지킨 에티켓은 어떤 형태로든 분명히 되돌아 오게 된다는 사실. 무분별한 치트와 핵으로 카스같은 대작을 망치는 치터들이나 비매너적인 행위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생각이 어린 사람들은 꼭 상기하고 성장했으면 하는 바램을 담고 이만 후기 마칠까 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구요. 처음이자 마지막 글입니다. 내용이 다소 앞뒤가 맞지 않더라도 이해해주시길 바라며. 여러분들의 쓴소리도 달게 받겠습니다. 항상 평안이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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