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내공 : 어중간
아래 엘루님이 쓴 글을 읽어보고 문득 어린시절 도스게임들이 생각나서 끄적입니다. ^^
제가 처음 컴퓨터 게임을 접하게 된건 작은 외삼촌의 영향이 컸습니다.
작은외삼촌이 공대에 다녔기 때문만은 아니지만 컴퓨터를 좋아해서 외갓집에 놀러가면
삼촌과 함께 게임을 즐겼었습니다~ ^^
처음 접한 게임이 아마도 <페르시아왕자>였었습니다. 그것도 컬러가 아닌 흑백이었죠...
톱니처럼 생긴 장치를 통과할 때 살금살금 걸어가다가 방심했는데 퍽 하고 반토막이나면;;
깜짝 놀라 식은땀을;; 흘리곤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
그리고 제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저도 드디어 금성의 486컴퓨터... <그린헬스>를
어머니께서 사주셨습니다. 감격 ㅠㅠ 그때부터 친구들과 함께 5.25" 디스켓을 들고다니며
고인돌 시리즈나 페르시아왕자2, 나홀로집에, 레밍즈... 같은 게임을 즐기던 어느날,,,,
아는 형네 집에 놀러갔었습니다. 제가 아는 동생의 친척형이었는데,
그 형네 집에서 발견한 게임이 바로 루카스아츠의 <원숭이섬의 비밀2> 였던 것이었습니다!!
영어라고는 ABCD~~Z 의 발음기호 밖에 모르던 (예를 들면, 당시 저는 바보라는 우리말을
영어로 하면 BABO 가 되는줄로만;; 알았었드랬습니다...)
어쨌든,, 그런 저희 셋은 리척을 물리치는(???) 위대한(???) 가이브러쉬의 사정도 모른채
그냥 무작정... 무작정 게임의 재미에 빠져 결국 리척을 물리치고(?) 말았죠!!!!!!!!!
게임의 내용적인 면은 나중에 알았지만 당시는 게임의 진행 하나하나가 묘하게 저희를
빨아들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령 침뱉기대회 라던지... 모욕게임 같은...;;
(물론 당시는 그게 모욕게임이었는지도 몰랐죠 ^^)
여튼 그리고 루카스아츠의 게임이 보이면 부모님을 졸라 무조건 구입했었죠 ^^
그 당시 한 게임이 <샘과 맥스의 모험> 과 <텐타클 최후의 날> 이었습니다.
정말 영어도 몰랐으면서 공략도 없이 어떻게 클리어했는지 지금은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 외에도 둠2, 심팜, 낚시광, 그날이오면... 같은 게임이 기억나네요 ^^
그리고 어느날... 초등학교때였는지 중학교때였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만
저를 완전히 사로잡게 한 게임 <어둠의 장막>을 만났습니다 +_+/
이것도 영어라... 하지만 우리에게 영어의 장벽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만 같았습니다!!
어느 남자가 비행기 불시착으로 마을에 머무는데 이 마을에는 늑대인간과 드라큘라가 +_+;;
문제는 진행 중 아이템을 얻기 위해 마을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원하는 물건을 영어로
입력해야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어떻게 진행하는지 모르고 있다가
마침 이 부분이 게임 설명서에 캡쳐 되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설명서 대로 파슬리의 철자를
입력했더니 진행불가 ㅠㅠ;; 파슬리의 철자도 모르던 그때 설명서가 당연히 맞겠지....
하며 열심히 파슬리를 영어로 쳐 봤지만 oTL.. 좌절하고 말았죠... 결국 영어사전을 구해
파슬리의 철자를 확인해보니 설명서에 틀리게 나와있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렇게 드라큘라를 단지 나무의자 하나로 제압한 우리는 그날 자축하며 놀이터로
가서 장렬히(???) 게임을 잃어버렸습니다 ㅠㅠ
그후로도 포가튼사가, 용기전승, 디아블로 등의 롤플레잉과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등의 전략시뮬레이션... 정말 많은 게임을 즐기고 연구하며 친구들과 밤을 샜었습니다 ^^
여태까지 해본 게임을 말하라면 기억이 나지 않은 게임을 제외해도 정말 많겠죠...
요즘도 정말 멋진 게임들이 많이 나오는데 저는 예전같은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게임 하나를 클리어한다는 것도 이제는 쉽지가 않네요... 쉽게 질려버리고 쉽게 포기합니다...
오늘은 무슨 게임이 나왔나... 오늘은 무슨 게임이 나왔을려나.... 하면서 매일매일
이 사이트에 들어와 이것저것 다운받아보고는 지워버리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내 코인 ㅠㅠ)
그래픽도 예전에 비하면 거의 실사라고 할 정도로 발전했지만, 예전처럼 정말 미치도록
저를 컴퓨터 앞으로 끌어당기는 게임이 개인적으로 저에게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이제는 나이가 들어 게임만 하고 앉아 있기엔 저 자신이 불안한 것도 있겠지만...
그만큼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제 허파에도 바람만 급속도로 찼나 봅니다.
하지만 요즘 게임들을 보면 대부분 비주얼쪽에서 승부를 보려는 경향이 큰 것 같습니다.
게임의 재미를 느끼게 해 주는 정말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그립습니다 ㅠ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두서없는 글을 보면서 어린시절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추억할 수 있는 분이
한분이라도 있다면 너무 좋겠네요 ^^ 좋은 추억은 나누면 감동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
모두들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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