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홈월드

Jackka 작성일 06.12.31 00: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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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내공 : 상상초월


(그냥 편히 반말로 할께요. 욕하지마세요;)

홈월드 1이 나온지는 꽤 된다. 대충 6-7년이 됬을거라 생각된다. 스타가 한창떳을때 나왔으니. 지금이야 렐릭하면 왠만큼 유명한 개발사로 잘 알고있지만 그때만해도 렐릭은 어서굴러먹다 온늠인지 모를 그런 회사였다. 그런 렐릭이란 개발사를 나에게 신선한 충격과 함께 알려준 게임 "홈월드" 에 대해서 한번 써볼까 한다.

일단 홈월드는 미래세계 우주를 배경으로 한 3d 전략시뮬로서 그 맥락은 스타와 같은 RTS 이다. 그런데 그냥 RTS 라고 하기에는 특이하고 인상적인 부분이 많았다.

첫번째로 지금까지 가장 인상에 남는 점은 '정교한 그래픽'이다. 우주선과 전투기 하나하나가 엄청난 디테일로 만들어져있고 도킹을 한다든지 전투를 할때 날개가 접히고 포탑이 돌아가며 쏘는 탄 하나하나가 보이는 그래픽은 정말 말로는 어떻게 표현할 수 가 없다. 직접 보는수밖에... 그때 나온 게임이 지금 보아도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이니(과장 아님) 말 다한거 아닌가. 렐릭의 그래픽과 디테일에 대한 명성의 시작은 이때부터 쌓이기 시작한듯하다. 이후 렐릭이 만든 모든 게임 그랬기 때문에 지금 렐릭의 신작이 엄청난 그래픽을 보여준다해도 별 놀라울 일이 아니지만 그때는 그 이전에 그런 차원의 디테일과 정교함을 보여준 게임이 없었기 때문에 충격적이었다.. 일단 모델과 애니메이션, 그리고 각종이펙트가 매우 뛰어났고, 배경도 때로는 수많은 별들이 펼쳐진, 때로는 황무지가 되어버린 광활한 우주를 제대로 표현해서 게임을 하다보면 내가 게임을 하는건지 그래픽 감상을 하는건지 말그대로 마냥 '아스트랄'했다; (거기에는 사운드효과와 더불어 홈월드만의 독특한 웅장하면서 우주라는 배경에 꼭 들어맞는 배경음악도 한몫 했었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탄탄한 시나리오이다. 이거 뭐 그래픽 죽여주고 스토리 죽여준다는 너무 상투적인 리뷰 아니냐? 하고 태클 걸 수 있겠으나, 어쩌랴?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래픽도 죽여줬고 스토리도 보통의 스토리가 절대 아니었으니... 일단 패키지를 사보면(홈월드는 내가 다운받아서 했다가 감동해서 돈주고산 몇 안되는 게임중 하나다) 메뉴얼이 무슨 교과서마냥 조낸 두껍다(한국판에서도 그 두꺼운 메뉴얼이 그대로 번역되어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걸 무슨 소설책마냥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일단 홈월드의 처음부분 스토리를 요약해보자면...

생물이 살기 매우 부적합한 환경을 가진 한 별에 부족사회를 기반으로 살고있는 인류가 있었다. 그들의 별은 북쪽 끝과 남쪽 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사막인 수명이 다해가는 별이었다. 그러한 환경의 별에서 자신들이 진화할 수 있었다는 것을 늘 이상하게 여긴 그들은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과학과 문명을 발전시키며 살고있었고 어느날 그들의 운명을 바꾼발견이 있었으니.. 사막속에 파묻힌 하나의 거대하고 오래된 우주선을 인공위성의 오작동으로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사막으로 탐사대를 보내 우주선안을 조사한 그들은 자신들이 원래 Hiigara 라 불리는 별에서 살았다는것을 알게되엇다. 자신들의 기원을알게된 그인류는 그때부터 왜 자신들이 이렇게 멀리 혹독한 환경에서 살게 되었는가를 알아내고 자신들이 원래 살던곳인 그 별로 돌아가기에 초점을 맞추고 모두 하나가 되어 모든 과학과 문명의 발전을 하나의 우주선에 쏟아부었다. Mothership 이라고 부르게된 그 거대한 우주선은 그들 인류의 모든 과학적 기술과 자원, 그리고 염원이 담긴것이었다. 그것은 그들이 드넓은 우주를 거쳐서 그들이 원래 살던 별로 돌아갈때까지 그모두가 살 집이자 그들을 이동시켜줄 우주선으로 그안에서 그들이 필요한 모든것을 개발, 제조할 수 있도록 방대한 크기로 60년(이었던가?...)에 걸쳐서 제작되었다.

Hiigara를 찾기위한 여정에 떠나기로한 인구중 운항하는데 직접적으로 필요한 인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구는 모두 냉동수면 컨테이너들 안에서 Mothership 안에 들어갈 준비를 마치고 고대하던 Mothership의 시행발진을 하는 날이 왔다. 그날이 게임의 첫 미션이고 첫 미션에서 Mothership의 하이퍼드라이브(일종의 워프같은 개념)를 발진 시키자마자 Taiidan제국이라는 세력이 그들에게 하이퍼드라이브 사용금지의 오래된 조약을 어겼다며 난데없이 나타나서 그들이 살던 사막으로 뒤덮힌 별과 그곳에 남아있던 모든 인구를 을 폭격으로 파괴한다. 황급히 되돌아와서 냉동수면 컨테이너들을 파괴하려는 Taiidan 공격대에 맞서 싸우면서 컨테이너들을 Mothership 안으로 장착시키고 이제는 Mothership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않은 그들이 꿈에도 그리던 Homeworld 를 향해 떠나면서 첫 미션이 끝난다.

그 뒤로 미션을 클리어하면서 그들의 모험이라 할 수 있는 긴 여정이 전개되고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알게 된다. 마치 10권짜리 장편소설을 읽듯이 박진감 넘치는 각 미션들을 클리어하며 이어지는 스토리와 그 대장정의 끝에 보게되는 엔딩과 엔딩음악은 내가 지금까지 해본 게임들중 최고에 꼽히고 있다.

스토리에 대한 평가는 이정도로 하고 게임의 세번째 포인트로 넘어가자면... 이번에 말할 것은 홈월드가 가진 특이한 시스템이다. 실시간전략시뮬이라는 기본틀을 가지고있지만 일단 모든것이광활한 우주, 즉 삼차원의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나의 우주선을 좌우전후위아래대각선어느방향으로도 보낼 수 있다. 이러한 복잡한 콘트롤을 가능하게 하기위해서 카메라시점도 획기적이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 많은데, 예를 들어서 어느 전투함을 찍고 초점을 맞추면 그 전투함을 기준으로 카메라를 조작할 수 있으며 마우스 휠을 돌려서 줌인하면 그 코앞까지 가서 자세히 관찰할수 있고 줌아웃하면 배경전체를 볼 수 있다. 줌에는 한도 가 없고 카메라 돌리는것도 초점이 맞춰져 있는 우주선이나 물체를 기준으로 좌우전후위아래로 맘대로 돌려진다. 그리고 누가 우주공간 아니랄까봐 맵의 끝이라는 개념이 없이 맵이 말그대로 무한대로 펼쳐진다. 쉽게 생각해서 와우의 카메라 조작과 비슷한데 배경이 땅없는 우주이고 이케릭 저케릭 옮겨다니면서 볼수 있다라고 생각하면 될라나;; 어쨌든 중요한건 획기적이었다는 것이다;;

유닛 시스템으로 넘어가자면 일단 가작 작은 파이터 클래스의 유닛들이있고, 그다음 코르벳 클래스, 그다음 프리깃 클래스, 그다음은 만들 수 있는 유닛중 가장 큰 크루져/캐리어 클래스(이것도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프리깃과 크루져사이에 뭐가 있었는지 알쏭달쏭하다), 그다음은 가장큰 Mothership 이다. Mothership은 쉽게 본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모든것을 만들고 새로운기술을 개발한다. 작은 클래스 일수록 빠르지만 약하고, 커질수록 강하지만 느리다. 여럿의 파이터가 개떼처럼 모여서 소수의 큰 유닛을 상대로 싸우면 그야말로 영화같은 전투씬이 나오게 된다. 조준이고 뭐고 없이 일직선으로만 쏘는 파이터 클래스 유닛들은는 스타에서 프로토스의 인터셉터 처럼 적주위를 쉴새없이 날면서 쏴야하고 그 이상의 클래스는 제자리에서 터렛등을 회전시키며 쏘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파이터들이 펑펑 터지고 결국 숫자에 밀려서 장렬하게 폭발하는 전함들을 보면 이게 정녕 전략시뮬게임의 한장면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프리깃 이상의 우주선은 에너지 자체공급이 가능하지만 작은 우주선들은 연료와 무기에너지을 공급받아야하기때문에 전투나 비행을 하다보면 마나처럼 체력바 밑에 닳는게 한줄 더 있는데 이게 다 떻어지기 전에 도킹가능한 큰 우주선에 도킹을 해서 재공급을 해야지 안그러면 기름떨어져서 멈춰버린 불쌍한 꼴이 된다. 그리고 모든 우주선을 컨트롤 할때는 공격형, 밸런스형, 회피형 세가지의 모드로 컨트롤 할 수 있고, 여러가지 진형이 있어서 기체종류나 상황에 가장 적합한 진형을 펼쳐야 최고 효과가 난다. 덩치큰 디스트로이어가 몇대씩 모이고나서 공격형 라인 포메이션으로 쭉 늘어서서 나아가는 모습은 우리편이면 든든하고 적이면 대략난감..


이렇게 홈월드의 가장 인상적이고 잘 만들어진 세가지 면인 그래픽, 스토리, 시스템이 서로 잘 맞물려서 하나의 걸작을 완성시키게 된다. 나왔을 당시 각종 상도 많이 받고 미국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끌었으나 한국에서는 아마 스타와 리니지 등에 눌려 진가가 잘 알려지지 않은것 같다. 그리고 싱글플레이는 거의 완벽하나, 게임 자체가 느릿느릿한 맛이 있고 조작법이 익숙해지기 전까지 까다로울 수 있어서 스타처럼 멀티플레이에서 대중성을 얻지 못한게, 메뉴얼이고 스토리고 필요없고 일단 한판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많은 수의 게이머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한듯 하다.

후에 다른 개발사에서 같은 엔진을 사용해 만든 '홈월드:카타클리즘' 이라는 외전격 게임이 나오고 렐릭에서도 홈월드 2를 발매 했으나 잘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오리지날 홈월드에서 모든면이 획기적이었기 때문에 다시 오리지날의 그 충격과 신선함은 느낄 수 없었다. 그뒤 렐릭은 실력을 인정받아 THQ라는 큰 회사 에서 인수하는등 꽤나 잘나가는 듯하고, 직접 해보진 않았지만 얼마전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로 또 좋은 평을 받았다고 한다.



이상 내 게임인생에 큰획 하나 그은 '홈월드'라는 게임에 대한 리뷰를 마치겠다. 담에 언제 시간 되면 오플포라는 게임을 리뷰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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