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짱공유 닷컴은 불법계의 문제아

오자킹 작성일 07.04.05 22: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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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2시, 서울 목동 인근에 위치한 방송회관 대회의실에서는 국내 최초로 방송사 연합 팟캐스팅 서비스를 기치로 내 건 단팥(www.danpod.com)이 본격적 상용 서비스를 앞두고 첫 상용화 시연회를 가졌다. 단팥은 그 동안 이해가 엇갈려 '연합'형태의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했던 방송사가 연합해 팟캐스팅(컨텐츠 다운로드) 서비스를 구축한 첫 번째 사례다. KBS, EBS, CBS 등을 비롯해 케이블 TV 업체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으며, 영화/음악/교육/종교/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 업체들도 뜻을 같이 하고 있다.

그동안 라디오 프로그램 위주의 시범 서비스만 되던 단팥 서비스는 이날 방송 콘텐츠를 비롯한 다양한 영상 및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 등을 추가하여 상용화라는 이름에 걸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 주었다. 단팥은 열린 연합 컨소시엄 정책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방송사와 다양한 콘텐츠 업체들을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더 많은 방송사 및 콘텐츠 업체들이 참여하게 될 예정이다.

단팥 컨소시엄 플랫폼 사업자이자 서비스 운영사인 뉴미디어라이프의 관계자는 "자사의 ‘타비030’의 온디맨드 서비스는 물론, 향후 MP3, Dvix Player, 멀티미디어 기기류, 휴대전화 등의 다양한 개인 휴대 단말기에서 이용하게 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뉴미디어라이프는 단팥의 기술적 표준화에 힘쓰는 한편, 각 업체와의 제휴를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단팥 서비스에서 실현되는 '열린 연합 컨소시엄' 정책은 행사를 주도한 뉴미디어라이프의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단말기에도 적용되어 영향력 확대가 혼자일 때보다 용이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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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이청기 사업팀장(左)과 개그우먼 박경림(右)이 행사 서두에 나와 단팥 서비스에 대한 첫 인상이 긍정적임을 말하고, 단팥 서비스를 통한 국내 컨텐츠 업계의 호전 가능성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단팥이 주목되고 있는 이유는, 현재 만연되어 있는 불법 컨텐츠 무단서비스를 근절하는 대신, 일반 사용자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가격과 및 고품질 컨텐츠 서비스로 합법적 이용을 확대 유도할 수 있다는 것. 사용자들도 첨단의 디지털미디어 서비스를 보다 떳떳하고 즐거운 미디어생활로 경험할 수 있다. 사용하기 쉬운 인터페이스 및 검색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장년 및 여성 등의 디지털 소외 계층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뉴미디어라이프 데이빗 정 대표이사는 “작년 불법 콘텐츠 시장규모는 6000억원 규모로 추산되지만, 이는 고스란히 컨텐츠 저작권자에게 폐해로 돌아가고 있다. 단팥은 컨텐츠 제작자와 기기 업체가 모두 상생하면서 수익을 누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데 정성을 쏟고 있다. 또한, 사용자들에게도 떳떳하고 즐거운 컨텐츠 소비 경험을 주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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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팥 시연회에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KBS, EBS, CBS 삼 사 임원진을 비롯해 방송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행사 서두에 방송계 원로 및 사장단의 이름이 속속 호명하는 순서를 마련해 방송계가 단팥를 통해 드러내려는 전의(戰意)와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적들에 대한 적의(敵意)를 드러내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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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말이 끝난 이후, 연단에 오른 KBS 관계자는 일본 총무성이 2006년 1월 31일에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방송 인프라와 시장이 융합하는 경향이 대세로 정착했음을 지적했다. 이 슬라이드쇼를 설명하면서 천하의 KBS라고 해도 새로운 시장환경에서는 '독보강호'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내부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 KBS 내부적인 고민이 상당함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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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팥 서비스의 '적(敵)'을 선언하는 순서가 꽤 이르게 나왔다. 방송사들은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상대를 언급하면서 가장 처음에는 '애플'을, 그 다음은 국내 최대 와레즈 사이트로 알려진 '짱공유닷컴'을 지목했다. 이미 해당 서비스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상당 부분 진척되었음을 암시한 가운데, 위 슬라이드쇼에 나온 기업들은 컨텐츠 프로바이더들의 적으로 지목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참가자 사이에서 끓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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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텐츠 제작업계의 고통을 나타낸 슬라이드가 나올 때에는 발표자가 자신의 불법복제 사례를 고백하는 기묘한 순서가 발생했다. 특히 앞서 공개된 '짱공유닷컴'을 통해 영화를 불법 다운로드 받아 봤다는 자아비판은 숙연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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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팥 서비스 컨소시엄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방송사, 연예기획사, 단말기 제조사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은 이제 동일한 DRM 유통모델을 바탕으로 서로의 경쟁력을 뽐낼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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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팥 서비스는 KBS, EBS, CBS 삼 사가 중심축을 이루는 가운데 플랫폼 빌더인 뉴미디어라이프, 연예기획사인 SM 엔터테인먼트가 수평적으로 연계되어 오는 4월 10일부터 상용화 서비스에 돌입한다. 4월 10일 이전에는 베타서비스로 한시적인 데모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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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국 관계자가 나선 프레젠테이션에 이어 단팥 컨소시엄의 플랫폼 구축을 주도하고 있는 뉴미디어라이프 데이빗 정 대표이사가 연단에 섰다. 그는 방송계에 대한 직설적인 화법으로 이목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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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빗 정 대표이사는 발표에 들어가면서 단팥 서비스의 비전을 논하는 등, 처음에는 부드럽게 시작했다. 긍정적인 미래, 컨텐츠 업계의 바람직한 질서 등을 논하면서 단팥 서비스의 앞 날을 축복하는 언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본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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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빗 정 대표이사는 컨텐츠를 제작해 시장에 공급하는 업체들의 개인플레이에 대해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열심히 해서 서로 망한다"고. 그는 다들 '개성'이라는 미명아래 서로 다른 인터페이스와 인프라, 규격을 내세우고 세 싸움만 거듭하다보니 결국 백가쟁명하는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이어져 시장질서는 무너지고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만 거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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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단팥 서비스에 참여한 KBS를 비롯한 공중파 삼 사에 대해서도 바른 말이 이어졌다. 데이빗 정 대표이사는 삼 사 모두 독자적인 규격만 내세우고 서로간의 대화를 거부함에 따라 DRM 같은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유저 인터페이스같은 기본적인 부분마저도 따로 놀고 있어 사용자들을 도탄에 빠뜨린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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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팥 서비스의 개념은 단순하다. 지금까지 난세에 빠져 있던 컨텐츠 시장을 단일 규격으로 통합해 적어도 인프라적인 측면에서 컨텐츠 및 단말기 제조사들이 서로 자원낭비하지 말고 제품과 컨텐츠 경쟁력 향상에 매진하자는 '철학'이 내재되어 있다. 이런 철학에 따라 DRM, 유통 구조 등을 일원화하고 각 생산자들은 제품과 컨텐츠의 품질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단팥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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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미디어라이프와 같은 단말기 제조사는 불법 다운로드에 상당 부분 '덕'을 본 업체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불법 다운로드 시장이 비대해짐에 따라 정상적인 컨텐츠 유통루트가 전혀 없이 형성된 시장에서는 성장동력을 찾을 길이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단말기 제조사들이 연합해 컨텐츠 유통구조를 혁신하는 활동이 자연스럽게 일어났고, 여기에 VOD 서비스를 주축으로 갖춘 방송세력이 참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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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팥 서비스는 인프라, 솔루션 등 규격을 공개한 느슨한 형태의 연합체제로 출범한다. 현재 컨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는 컨텐츠 제작업체들은 현재 있는 솔루션을 약간 개조해 표준에 입각한 컨텐츠를 생성시키고 이렇게 탄생한 컨텐츠를 통합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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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팥 서비스는 컨텐츠 제작업체와 단말기 제조사들을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중간에서 지적재산권 보호장치를 마련해 유통경로를 벗어난 불법 복제물이 중간에서 끼어들 여지를 억제한다. 기존과 같은 활용방식이 이어지기는 하지만, 단팥 서비스 참여업체들의 지적재산권 주장이 강해질 전망이어서 단팥 서비스 참여사와 비참여사 간의 격차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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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비스 참여사가 처음에는 적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한미FTA 체결 이후에 참여한 업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FTA 협상으로 인해 해외 방송세력들이 조만간 국내로 진격할 것이 자명해 토종 VOD 서비스 사업자들의 위기의식이 상당 수준을 넘어서 컨소시엄 확대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단팥 서비스 컨소시엄 내에도 외국계 VOD 서비스 업체가 속속 참여하는 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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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장에는 방송계 관계자 외에도 단말기 제조사들이 전시부스를 꾸며 그 동안 원수 지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양 업계가 손 잡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단팥에는 컨텐츠 제작자가 수익을 누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안전한 콘텐츠 보호 기술 등이 담겨 있어, 이런 시장 상황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한미 FTA의 체결로 더욱 강화될 저작권 보호 때문에, 국내 시장의 불법 콘텐츠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단팥은 컨텐츠 제작업체는 물론 단말기 제조사에게도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KBS 컨텐츠 전략팀의 김진권 선임은 “해외 주요 플랫폼인 Apple 의 iTunes 및 마이크로 소프트의 Media Player 등과 경쟁할 기반을 갖추었다고 자부한다” 며 “이를 위하여 국내 최초로 방송사 및 컨텐츠 사업자들이 연합한 단팥의 시작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추후 아시아 한류 시장의 대표 플랫폼으로 더욱 키워 나가,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단팥 서비스 컨소시엄이 출범함에 따라 국내 VOD 유통 환경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오늘 행사에서는 국내 와레즈 사이트가 직접 거론되면서 언론 관계자들의 표적이 되어있음이 천명됨에 따라 어떠한 형태로든 이와 관련된 여파가 국내 인터넷 시장에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와 같은 무분별한 복제는 어떤 면에서 '한계'를 맞이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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