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딘코랴님의 리뷰에 흥미를 느끼고 그 어렵다는 사일런트 헌터3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부터 리얼리스틱한 게임을 좋아한데다 COH이후로 게임불감증에 빠져있을때였죠.
게임에서도 영어울렁증이 있던 나는 온통 영어로 되있는 사일런트 헌터3를 처음 접하고 좌절했습니다만
사일런트 헌터 카페의 공략을 보고 천천히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작한지 3일 걸려서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그다음에 카페를 뒤져서 수동어뢰작동방법을 배우는데 2주일이 넘게 걸렸습니다..
사일런트헌터3는 리얼리즘옵션을 20%대로 낮추면 컴퓨터가 어뢰공격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자동으로 계산해줘서
버튼하나만 누르면 알아서 어뢰가 발사되는 초 간단 아케이드 게임이 되어버리지만
리얼리즘이 60%를 넘어가면 엄청난 난이도의 게임이 되어버리죠....
어뢰 한발 발사하는데 거리,배깊이,속도,방위각,AOB등등 모든 데이터를 손수 구해야하는데
나같은 초보에게는 정말 어렵더군요...
사일런트 헌터3 카페가 튜토리얼이나 싱글 미션에 대한 공략은 잘되있는 편이지만 초보가 처음부터 배울만한
체계적인 자료는 많이 부족하더군요..
AOB나 거리 등등 다른 데이터 구하는 법은 알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베어링 구하는법을 몰라 이것찾고 배우는데
1주일을 넘게 끌었습니다.
워낙 어렵고 매니아적인 게임이라 사일런트 카페는 단 하나밖에 없었고 그나마 활동하시는 분들도 별로 없습니다.
7월 15일 새벽3시
리얼리즘 74%로 커리어 모드를 시작했다. 74%면 난이도가 장난 아니다. 어뢰한발쏘는데 엄청 힘들고
오래걸린다.
처음에 주어지는 명성치1500으로 소나업그레이드며 배터리업그레이드를 했고
어뢰까지 모두 빠른 어뢰로 새로 샀다. 명성치가 약간 남아서 능력좋은 선원도 한명 구할수있었다.
내 잠수함은 1942년 식으로 꽤 좋은듯했다. 플랫건(대공포)2문에 덱건(소규모함포)1문까지 갖춰진 꽤 쓸만한
잠수함이었다.
드디어 3시 6분에 첫출항을 시작했다. 물결은 잔잔했고 항구에는 배웅하러 나온 인파로 가득했다.
원래 목적은 AN94지역을 정찰 하는것이었지만 카페에서 포틀랜드라는 항구에 대어급 배들이 많다는 정보를 얻고
그리 가기로 했다..
저기 위에 보이는 항구가 포틀랜드항이다. 저기로 자동으로 가도록 항로를 설정해놓은 것이다.
사일런트헌터의 시간은 실제시간과 진행이 같아서 저 항로를 그냥 간다면 실제시간으로 2일이 넘게 걸린다.
그래서 시간을 1024배로 빨리돌리기해서 갔다. 1024배가 최고 한계이다.
적이나 아군과의 조우없이 BF26지역까지 순조롭게 항해했다. BF26지역에서 포틀랜드항구쪽으로
방향을 돌리려는 순간.. 소나실로부터 긴급메시지가 왔다.
26도방향에서 적의 배가 탐지되었다는 것이었다.
적의 항로를 우선 대충 알아낸다음 1킬로내까지 가서 잠망경을 올렸다.
대어급 함선이 걸리기를 희망했건만.. 잠망경의 시야안으로 들어온것은 작은 크기의 패트롤 보트였다.
저렇게 빠른 작은 배를 어뢰로 잡는것은 매우 힘들었으므로 우선 부상해서 2문의 플랫건으로 아작내기로 했다.
<직접 쏘는것도 가능하다>
패트롤보트는 겁없이 기관총을 난사하며 500미터안까지 접근 해왔다. 배틀스테이션 미드웨이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그 게임에서도 저것과 똑같이 생긴 패트롤보트가 나온다.
그 패트롤보트는 어뢰도 발사하고 폭뢰도 떨구던데 사일런트헌터의 패트롤보트는 기관총밖에 안쏘나보다..
그래도 저 작은 덩치에 기관총이 3문이나 달려있다..
나는 저 패트롤보트에게 2개의 플랫건을 번갈아가며 난사했다.
한 80여발이나 쐇을까.. 패트롤보트가 불타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내가 도망가게 내버려 둘수야 없었다. 저 패트롤보트를 마무리를 내려는데 적기가 접근하고 있다는 경보가 울려왔다.
분명 폭격기일것이다.. 순간 고민에 빠졋다. 이 패트롤보트를 마저 아작내고 적기를 피하느냐
아니면 패트롤보트를 포기하고 긴급잠항하느냐였다..
그냥 패트롤 보트를 아작내기로했다. 곧 패트롤 보트는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위의 스샷에 왼쪽하단에보면 패트롤보트가 아작난순간 적기가 내 머리위까지 온게 보인다.
적기가 3대였다.. 잠항해봤자 폭뢰맞을게 뻔했기때문에 그냥 부상한채로 빠른 스피드로 회피기동을 하기 시작했다.
간신히 폭뢰를 피하고 잠항했다. 그후 다시 포틀랜드항구쪽으로 계속 진행했다.
조금후에 다시 소나실에서 메시지가 왔다. 상선2척이 탐지되었다.
소나실로가서 적이 탐지된쪽으로 베어링을 맞춘뒤 음파를 날려보니 거리가 6킬로나 떨어졌다.
우선 적의 이동경로를 대충 체크한다음 중간에서 덮쳐보기로 했다..
꽤나 큰 상선이었다. 근데 상선주제에 후미에 함포까지 하나 달고 있다.. 나름대로 잘 해보겠다고 중간에서 덮치려고
거리를 쟀건만 판단착오로 상선에서 멀리 떨어지게 되었다.
<오른쪽 하단의 검은 점같은게 내 잠수함이고 왼쪽에 있는 빨간색점은 적의 상선이다. 파란색 점은 아군비행기이다>
포기하려는 순간 이상하게도 영국본토쪽에서 아군 폭격기가 날라오기시작했다..
나는 부르지도 않았는데도 온것이다. 약 5기의 폭격기가 내가 놓친 적의 상선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상선쪽으로 폭탄을 투하하는데... 어찌나 폭격이 부정확하던지 한 3놈이 폭격했는데 한놈도 상선을 못마춘다.
<폭탄이 죄다 뒤에 떨어졌다. 이런 화면은 리얼리즘수치가 많이 올라가면 볼수없다. 리얼리즘수치를 많이 올리면
잠망경에 보이는 것에만 의존해야한다. >
난 입맛을 다시며 포기한후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소나에 적의 군함이 잡혔다.. 이번에는 전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신속하게 적의 항로중간으로 갔다..
잠망경을 올려 확인해보니 비교적 작은 경비정 같았다.. 적함과의 거리는 1.5킬로미터
어뢰를 쏠 데이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참 데이터를 준비하고 있을무렵 경보가 울렸다..
적에게 발각되었다는 것이다.. 말도 안돼!!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왜냐하면 유보트의 천적이라는 구축함도 1킬로밖에서는 거의 유보트를 발견하지 못하기때문이다..
아무튼 적의 경비정은 믿을수없이 빠른 속도로 내가 있는 쪽으로 정확하게 오기 시작했다..
식은 땀이 흘렀다.. 바로 내 정면이다!!. 여지껏 아카데미에서 원거리에서 적을 요격하는 연습은 많이 했지만
정면에서 적이 오는 각도인 0도에 대한 연습은 거의 하지 못했고 또한 나같은 초보에게는 매우 힘들었다..
할수없이 조금 깊이 잠항 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가 생겼다.. 현재 수심이 20미터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무조건 최대한 밑으로 내려가서 튀는수밖에 없다.. 경비정은 헤드라이트를 킨채 나를 쫓기시작했다..
<위 스샷에서 저 헤드라이트앞에 바로 보이는 주황색 점이 내 잠수함이 잠항해있는곳이다.>
한 10분을 최대한 깊이 잠항한채 도망다녔건만 이놈은 포기할줄도 모른다.. 작은 경비정이라 생각했건만
함포,폭뢰,기관총등 있을 만한건 다 갖췄다.. 한 15분을 도망다니다가 지친 나는 그냥 부상해서
덱건(함포)으로 싸우기로 했다.. 그리고 전투가 시작되었다.
<덱건을 쏘고 있는 모습>
한 10발이나 쐇을까.. 엄청나게 날라오는 함포포화속에 덱건을 조종하던 3명중 1명이 전사했고
잠수함도 타격을 입었다.. 죽기살기로 이를 물고 한 20여발정도 쏘았을까... 적함이 드디어 불이 난채 퇴각하기 시작한다..
내가 놓칠수야 없다.. 끝까지 덱건을 놓지 않고 계속 쏘았다..
<경비정의 최후>
드디어 적의 경비정이 불타오르며 밑으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내 피해도 만만치 않다..
<함포에 맞아 물이새고있는 커맨드룸>
어뢰발사장치와 엔진이 함포에 맞아 고장났고 선원중 2명이 전사했다..
귀항할까 했지만 패트롤보트1척,경비정1척으로는 만족할수없었다..
곧 시간이 흘러 정비원들이 잠수함을 대부분 수리했고 난 원래 목표였던 포틀랜드 항구쪽으로 다시 항해하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약 1시간뒤(물론 게임시간이다) .. 소나실에 뭔가 잡혔다.. 상선 2척이었다..
적의 항로를 체크한후 중간에 매복하기로 했다..
큰 상선일것으로 기대했지만 좀 작은 상선이었다.. 우선 맨앞에 오는 한척의 상선을 표적으로 삼았다..
방위각5도에 어뢰를 발사하기로 하고 어뢰공격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들을 계산해서 모으기 시작했다..
적은 5도쪽으로 계속 진행중인데.. 나는 아직 계산이 멀었다.. 매우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적이 5도쪽으로 가까이 접근했을무렵 계산을 다 끝내고 어뢰를 발사하기 위해 어뢰관을 열었다..
근데.. 적이 나를 봤는지 갑자기 항로를 바꾸기 시작했다.. 매우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각도를 수정했다..
조금 늦었기때문에 어뢰 4발을 동시에 발사했다.. 제발 맞아라... 이생각밖에 안들었다..
<어뢰가 방금 잠수함으로부터 발사된 모습>
<어뢰가 적의 함체쪽으로 꽃히기 바로전...적의 종말이 눈앞에 보인다.>
발사 타이밍이 조금 늦었지만 어뢰4발중 1발이 적함의 후미에 작렬했다.. 비교적 작은 상선이었기때문에 1발에 격침당했다.
뒤에 또다른 한척의 상선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어뢰 4발을 모두 발사한 상태였기때문에 그냥 보내주는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이만 자기로 하고 귀항하기로 했다..
오는길에 아주 귀찮게도 적의 패트롤 보트를 또만났다.. 플랫건으로 가뿐히 격침시켜버렸다..
<패트롤보트>
<불타는 패트롤보트>
그리고 귀항했다...
다음 2차출격때는 유보트의 천적인 구축함을 꼭 격침해봐야겠다...
아래는 보너스 스샷들....
<소나탐지실의 두 선원들... 이 사람들이 없으면 유보트는 단지 고철덩어리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