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23살의 남자이다.

군대에서 너무 서러워 눈물을 보였던 이후로

눈물을 흘리지 않은지 2년이 지났다.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도 눈물이 나지 않았고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면서도 눈물이 나지 않았다.

남들이 슬프다고 하는 그 어떤 미디어에서도 눈물이 나지 않았다.

그저 슬픈 감정만이 들 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나 훌쩍이는데.

나의 감정이 마른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불과 5분 전,

눈물을 아주 펑펑 쏟아냈다.

그냥 훌쩍한 것도 아니다. 소리죽여 흐느낄 정도로 울었다.

...바로 이 게임, 플라네타리안 떄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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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짱공유 공유실 펌.

이 게임에서 주의할 점은,

다른 노벨 시리즈들과는 달리 아주 '건전한' 스토리를 가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소 파격적인 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권하지 않는다.

...아니, 권한다. 그런 것에만 눈에 불을 켜지말고 스토리에도 관심 가져보라는 차원에서.

또한 음성이 이 게임에서 매우 중요한 3문장만 지원되므로 나머지 부분에 안 나온다고

이상해 할 필요가 없음도 명심해두자.

간략한 스토리를 말하자면-

[30년 후 세계는 자원고갈 등으로 인한 전쟁을 치루게 되고

 결국 누군가의 죽음은 또다른 복수와 죽음을 몰고와

 지구는 일부 콜로니 지역을 제외하고 모두 폐허가 된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계속 비가 내리는 환경으로 변했고

 사람들은 그 시시한 맑은 하늘의 별 하나 알지 못하는 최악의 환경에서 살게 되었다.

 콜로니 지역에선 주변의 침략도 막고 자꾸만 밀려드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살인 로봇들을 배치하여 방어를 하게 한다.

 그리고 그 외 지역은 '봉인 지역'이 되어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나 그런 봉인 지역에 들어가 폐허속에서 폐품이 되어버린 것들을 몰래 수집하여

 교역장에서 사고파는 이른바 '폐품수거업자'들이 등장하고 주인공도 이 직업을 가진 자이다.

 주인공과 동료 폐품업자는 일 도중 서로 분열이 일어나

 일이 어긋나게 되고 분열 후 홀로 도시를 헤매던 주인공은

 건물의 위쪽 돔 모양부분을 옛 군사시설의 방공시설로 착각하고

 여기에 폐품 등 뭔가 건질 것이 있을 것으로 판단, 잠입을 한다.

 그러나 그곳엔 왠 안내 로봇이 그를 맞이한 것이었으니...

 그렇게 해서 7일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최대한 네타를 줄이기 위해

고민하며 줄거리를 썼다. 당연히 자세한 내용은 직접 해보시길 바라며...

내가 이 게임을 하면서

완전 소름이 돋았던 곳이 2군데가 있다.

하나는 지금까지 주인공이 경험하지 못했을 밤하늘이 투영되는 부분,

또 하나는 거의 마지막 부분 로봇의 긍지를 말하는 부분.

이 역시 플레이를 해봐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백날 말로 떠들어봤자라고 생각한다.

오카에릿! 이후로

건전하면서 이렇게 탄탄한 시나리오를 갖추고 있는 노벨 게임은 정말 오랜만에 해봤다.

정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지금도 벅찬 감동이 울렁된다.

또한 플레이 시간도 내가 왠만큼 느릿~느릿하는 스타일인데도

3시간 정도면 넉넉잡고 끝낼 수 있다.

이 글을 혹시나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면,

이 게임을 꼭 한번은 해보길 바란다.

혼자 있을 때 헤드폰 쓰고 조용히 처음부터 끝까지 도중에 세이브 로드 하지말고 할 것을 권한다.

....마지막 부분,

음악이 바뀌고 눈을 감을 때

속에서 뭔가 꿈틀거리다가 한번에 팍! 하고 눈물이라는 형태로 튀어나오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여러분도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세상이 잘못되어있었던 것이군요.

 .....

 대체 무엇이 이렇게 잘못되게 만든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