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1 밸런스 패치가 계속되었다면?

얼본좌 작성일 14.04.14 08: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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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1의 밸런스 패치는 2000년 시점에서 종료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리그가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게임 자체 밸런스가 정말 완성도 높지는 않다만, 그럼에도 리그가 잘 굴러갈 수 있는 이유가 따로 있다.
분명히 흠이 많았던 밸런스에, 국내 맵제작자들이 무려 전장의 지형으로 그 유불리를어느 정도 상쇄시켰고, 또 그와 더불어 패치 중단 3년 후,5년 후, 10년 후, 그리고 최근 시점까지도 새로운 전략이 등장하는 식의수준높은 전략 연구 또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어쨋든, 그럼에도 지도의 지형과 전략 연구만으로 밸런스를 조정하는 방식은, 지도의 다양성, 게임 양상의 다양성 문제를 논외로 해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오랜 세월 누적된 경기데이터를 보면 종족별 우승자 배출수만 해도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테란 > 저그 > 프로토스)
이런 모습을 쭈욱 되새기다 보면, 밸런스 패치가 더 진행이 되었다면, 공정하고 다채로운 경기로 E스포츠 판이 더 풍요로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 그러면, 스타크래프트1의 밸런스 패치가 지속되었다면 어떤 식으로 상향 하향 조정이 이루어졌을까?놀랍게도, 이 질문에 대해 블리자드는 디테일한 답을 제시했었다!
지금의 스타크래프트2는 전작 스타크래프트1과 미묘하게 다른 게임성을 가지고 있어,데이터의 직접 비교가 의미없게 되었으나, 스타2의 본 개발 방향은 전작 스타크래프트1의 충실한 계승작이었다.09년 시점에서 개발 방향이 급선회되어 지금의 스타크래프트2가 되어있지만,그 이전 시점의 데이터는 브루드 워 패치의 연장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고로, 스타크래프트2 개발 버전 데이터의 변화를 보면,스타크래프트1의 연장선으로 패치가 어떻게 되었을지 그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어떤 식으로 패치(개발)되었는지 한 번 살펴보자.전작 사기유닛들은 과감히 다른 유닛으로 대체되며 상대적 하향 조정을 당했다. 그것도 크게.여기서 언급되는 스타2 유닛들은 지금의 스타2와 스팩이 많이 틀리기 때문에지금과 같은 유닛으로 보면 안된다는 점 미리 알린다.
메딕의 경우, 드랍쉽에 치료 능력을 주게 되며 대폭상향을 먹은 것이 아닌가 싶었으나,(스타2발매시 '임요환 : 드랍쉽이 치료를 한다고?' 드립이 생각난다 ㅋㅋ)실제 치료 효율은 메딕 1기에도 못 미치는 수준의 능력이다.
게다가, 메딕의 태크가 초반에 속했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커다란 너프라 볼 수 있다.개발 초기 메딕이 존재하던 시기도 있었는데, 이때 메딕의 가격이 무려 75/50/2라는 점을 보면메딕에 대한 개발진의 태도를 더욱 명확히 엿볼 수 있다.데이비드 킴이 밝힌 메딕 삭제 이유는 '두 유닛 한 세트 구성이 강요되는 플레이를 원치 않았다'였다.
벌처는 프로토스들이 치를 떠는 유닛이고, 최고 사기 유닛으로 손꼽히는 유닛이기도 한데,화염차(당시 명칭 무법차)라는 유닛으로 대체되버렸다.속도는 속업을 하지않은 벌처 이동속도와 동일, 공격형태는 럴커와 같은 일자형 스플레쉬의 화염공격이다.독특한 점은 이 화염이 3타의 도트데미지를 입힌다는 점이다.일자형 스플레쉬라는 점때문에 소형 유닛 잡는다는 점에서 벌처와 그 전략적 입지는 같지만,일단 가격부터 100/25/2에 마인이 없으니 성능 역시 당연히 벌처에 못 미친다.스파이더 마인을 꾸준히 매설하는 벌처에 비해 컨트롤은이 아주 쉽다는 이점은 있다.
디파일러는 감염충이라는 유닛으로 대체되었는데, 개발 과정에서 결국 컨슘은 삭제가 되었고,포스쩌는 다크스웜은 감염충도 사용은 했지만 그 범위가 무지 좁아졌다.물론, 감염충은 레어태크라는 이점이 있긴 했다.다크스웜 이외에 디지즈와 인페스테이션이라는 스킬이 있었는데,디지즈는 전염이 되는 이레디에잇, 인페스테이션은 테란건물을 감염시키는 기술로기술 하나하나 포스가 대단하긴 했다.
리버는 기가 막히는 화력을 가지고 있지만, 손이 너무 많이 가서, 초보와 고수의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점과,단독으로 정면 전투에 쓰기 애매하다는 점, 메딕처럼 동반자(셔틀)가 필수가 되는 점 등때문에 삭제되었다.대체자로 거신이 등장했는데, 우주전쟁의 긴다리 외계인같이 생긴 녀석.긴다리로 언덕을 넘나들 수가 있고, 강력한 화력에 체력까지 튼실해서 견제와 단독전투 모두 능한 만능형 유닛으로 자리했었다.역시 스케럽을 계속 생산해줄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오는 자원이득 및 컨트롤 장벽 완화 등의 부차적 이득도 있다.
이렇게 눈에 띄는 성능을 보이던 녀석들은 다른 유닛으로 대체하는 식으로 하향 조정되었다.

상향된 유닛들을 살펴보자.
시즈 탱크의 경우 꽤 데이터 변화폭이 심한 존재였는데, 공성포 공격력이 100까지 치솓기도 하고,공격속성이 중장갑 추가 피해가 아니라 단일 피해로 바뀌기도 했다.물론, 시즈 탱크 가격이 150/125/3으로 오르긴 했으나, 그것을 고려하고서라도 더욱 강력한 화력을 가지게 된 것만은 확실하다.벌처 대용인 화염차가 상대적 하향이고, 시즈 탱크가 강력해진 부분은 화력의 종족 테란 이미지를 더욱 명확히 하겠다는 의도라 할 수 있다.
가필패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이 있던 가디언은 가히 혁신적인 변화를 했는데,이름은 스웜 가디언으로 , 외형도 좀더 징그럽게, 공격력은 25로 증가거기다 가디언 공격에 죽으면 브루드링을 죽은 유닛에서 생성시키는 특성까지 지니게 되었다. 퀸 브루드링의 패시브 공격버전이라 할 수 있겠다.
퀸은 아예 역할 자체가 바뀌었다. 입지가 약한 마법 유닛에서, 기지방어를 담당하는 지상유닛이 되었다.게다가, 1기만 뽑을 수 있는 에픽 유닛.이제 아예 성큰이든 스포어든 방어건물을 드론이 아니라 퀸이 건설하게 만들어버렸다.저그 건물 체력을 회복하는 등 방어와 관련된 유틸 기술을 가지고 있고, 헤처리-레어-하이브 태크에 따라 퀸도 진화를 하는 포켓몬같은 유닛이 되었다.
프로토스의 꽃 하이템플러는 케이다린 부적 연구라는 것이 생겨생산 직후에도 싸이오닉 스톰을 쓰는 살벌한 면모를 지니게 되었다.(이 업그레이드는 스타2 자유의 날개 시점까지도 존재하다가 결국 삭제)
케리어는 인터셉터 이동인공지능 자체가 전작과 달라져서 컨트롤 방식도 달라졌고, 그게 성능에도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스팩 자체가 크게 상향되었다. 체력은 좀 더 낮아졌지만, 인터셉터 공격력이 무려 10이되었기에 점사할 때 괴랄한 파괴력을 뽐낸다.

삭제된 유닛도, 그 자리에 대신 들어온 신유닛도 많은 스타크래프트2였지만, 개발 초기의 그림은 밸런스를 더욱 갈고 닦은 스타크래프트1의 연장선이었고, 그래서 그때의 스타크래프트2는 오히려 더욱 많은 한국게이머들이 선호하는 형태의 게임이 아니었을까 하는 조심스런 추측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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