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게임개발10년한 사람의 이야기

덕후삼촌 작성일 16.05.24 22:15:46 수정일 20.11.13 14:34:44
댓글 0조회 4,026추천 1
2000년대 초반에 하얀마음 백구랑 짱구씨리즈로 저가형 패키지 시장이 흥한적이 있는데(캐주얼 패키지 게임인데 업계에선 걍 주얼게임이라 부름..)
나를 포함해서 카드값땜시 빚더미에 살던 지인들이랑 같이 먹고 살라고 회사차렸거든ㅋㅋ(그 전에 다니던 업체가 어려워져서 정리해고당함ㅋㅋ)
그때부터 대략 1년 좀 넘게 주얼게임만 존내 쳐 생산해 냈는데...
4명정도 모였는디, 1인당 한달 200씩 가져가고, 사무실 임대료/전기세/식대/세금 등등 운영하려면 월 1천만원 이상의 매출이 있어야
적자가 안나거든... 그래서 졸라 속공으로 한달에 게임 하나씩 찍어냈어... 유통사들은 무조건 개발비 1천만원만 딱 책정했거든.. 개새들..
근데, 퀄리티만큼은 다른 업체의 저렴한 게임보다 월등히 좋아서 소문이나서 대기업에서 의뢰가 들어온거야... 
(말이 한달이지... 하루 취침시간 6시간 빼고 다함께 숙박하면서 졸라 개처럼 일해서,, 1년동안 스트레스성 장출혈등 건강에 데미지ㅠㅠ)
그중 스타맥스라는 회사에서 컨택이 들어왔는데, 예전에 비디오/dvd등 유통하는 국내 최대 업체였는데, 비디오 시장이 점점 사라지고,
매출도 점점 줄어드니 사업 다변화 차원에서 소프트웨어 유통관련 팀을 만든거야...
그래서 울 회사에 게임소프트웨어 제작을 의뢰하게 됐는데, 첫 작품이 '햄스터 캡짱'이라는 게임이야.. 그때 '방가방가 햄스터'라는 만화가
흥해서 아류작으로 만들어 달라고 해서 만들어 줬는디... 슈밤바... 나름 대박쳤네... 스타맥스 관계자들 신났어.. 몇년동안 모든분야의
사업이 적자였걸랑ㅋㅋ
그래서 신속히 다음작품을 만드는데, 그때 미국 테러사건으로 시끄러울 때라서 그걸 소재로 만들어 달라는거야...
뭘만들까 졸라 고민하다가, 스노우 브라더스가 생각나더라곸ㅋ 바로 그 게임 졸라게 플레이 해보고 만들었지...
지금생각해 보면, 적들 인공지능도 넣어야 하고.. 단시간에 만들기 쉽지 않았는데 어떻게 완성을 하게됐는데...
원래 제목은 그냥 '테러범을 잡아라'로 했는데, 나중에 더 과감하게 '테러범 빈 라덴을 잡아라'로 바꿈... 심의에 걸려서 그 당시엔 출시못함ㅋㅋ 언제부터 판매가 됐는지는 나도 모름..ㅋㅋ
근데 이 게임이 일본 게임정보 방송에서 소개됨ㅋㅋ 내용이.. '한국에서는 사회/정치 이슈를 이용한 게임개발 어쩌고 저쩌곸ㅋㅋ'
타이틀 로고는 같이 일하던 친구가 옆집 꼬마한테 크래파스 빌려서 그리고 스캔떠서 완성시킴ㅋㅋ
여튼... 이번엔 스타맥스에서 스케일좀 올린거야... 개그맨 강성범이 그때 수다맨하고 연변총각 컨셉으로 개콘에서 졸라 인기있을때였는디..
그사람하고 계약했다고 연락왔네? 니미... 실제 있는사람 그려서 게임만들기도 뭐시기하고.. 그래서 만나서 스튜디오에서 사진 졸라 찍어서
얼굴만 떼다가 스프라이트 만들고 게임완성~ 만들고도 졸라 웃겼음ㅋㅋ
제목은 '수다맨과 연변총각'인디... 이건 게임내용은 주얼인데 박스 패키지로 만들었넼ㅋㅋ..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타맥스에서 'The Dog'라는 강아지들 어안랜즈로 귀엽게 사진 찍어놓은게 있는데, 한국내 판권을 가져와 머천다이징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걸 또 소프트웨어랑 연결시키네? 이번엔 개 키우기게임+워드 프로세서... 발상도 개판이고, 아주그냥 개판개판개판..
어쨋든.. 우리는 계약금과 일정의 개발비를 받았으니 만들어야지... 
게임은 졸라 후루꾸로 만듬... 퀘이크3 엔진의 모델시스템 가져와서 익스포터는 걍 거저로 쓰공...
쓰고 3D모델링/에니메이션은 외주줘서 어떻게 만들긴 했는데, 문제는 워드프로세서야...
내가 게임만들기도 바쁜데 워드까지는 도저히 못만들겠드라.. 그래서 우리도 이건 외주를 줬는데...
아슈밤.. 계속 문제가 생겨... 원래 두달짜리 프로젝트가 4달로 넘어가는디.. 우리도 외주를 줬으니 우리 자체적으로 해결이 안되잖아...
분위기 심각해... 스타맥스 쪽에서 책임 물을듯한거... 우리도 외주업자 졸라 쪼면서 똥줄타고 기다리고 있다가 '아 이제 ㅈ됐다'생각하고 있던
찰라...
'스타맥스 일본 가오닉스라는 업체에 인수합병 되면서 소프트웨어팀 정리합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올레~!! 스타맥스 망해서 프로젝트도 자연스럽게 소멸... 우린 걍 계약금+개발비 먹고 떨어짐ㅋㅋㅋ
ps : 위에 나온 제목들 검색하면 아직도 판매중인게 졸라 신기..ㅋㅋ (소스코드보면 포멧하고 싶어짐..ㅠㅠ)ps2: 그 외주업자 이름이 '신흥용'이라는 사람... 검색해보면 좍~ 나옴.. 업계에서 상당히 유명...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가 피해본건 없음ㅋㅋps3: 그 신흥용이라는 사람 이력서에 (2002.6~2002.7 (주)위니소프트 더도그 제작)가 올라옴... 완료도 못했는뎈ㅋㅋps4: 그 후에 삼성전자에서 나온 '강가딘'프로젝트가 있는데... 그것도 혼자 졸라 개발했는디 정신적인 데미지가ㄷㄷㄷ 삼성 QC팀 졸라 무서움
출처 :  DC원작자 : 우왕국킹왕짱

 

덕후삼촌의 최근 게시물

게임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