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원글에 기쁜 마음으로 추천 가볍게 눌러주고...^^b 이 글을 쓴 본인 역시 10대 시절에 잠깐...양아치였다는 점을 고백하고 시작할까 한다.(후회막심이라는 뜻이다.ㅠ.ㅠ)
꼭 반장이 아니라도 저 글에 동감하는 현역과 졸업생 어른들, 매우 많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실제 있던 예들이 부각되어서 그렇지 대부분의 아이들은 평범하다. 착하고, 애들다운 순수함을 갖고 있다. 애들 대하는 직업을 가지신 분들이나,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놈들 훈계해 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한결같이 말씀하신다. "아무리 그래도 애들은 애들이다..." 경찰서 끌려와서 질질 짜며 잘못에 대해 뒤늦게 후회하는 애들을 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하다.(물론 제멋에 취해 이제 곧 자기 인생이 어찌될지도 모르고 건들대는 찌질이들도 있긴하다.)
문제는 흔히 하는 말처럼 '미꾸라지 한마리가 물을 흐리는 것'이다. 한번 질문을 던져보겠다. 요즘 10대 문화를 누가 주도하는가? 질문이 너무 거창한 느낌인가? 그럼 간단하게 좁혀보자. 누가 요즘 교실 분위기를 주도하나? 지금 학생들과 졸업한 어른들, 잘 생각해 보시라.
간단하다. 10대 시절에는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사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잘 놀고, 술 잘 처먹고 담배 누가 더 개폼나게 피우고, 누가 더 싸움질 잘하고 여자랑 잘 노느냐...이따위 뻘짓거리를 '멋진 것'으로 생각하며 사는 놈들 사이에 있으면, 자연히 자기도 물들어간다. 근묵자흑이라지 않는가? 이런 애들이 많은 반에서는 원글쓴이가 말한 것 같은 현상이 많이 일어난다. 누가 더 선생님한테 폼나게 대드나, 누가 더 '가오'잡나, 이따위 바보짓거리들이 더 '멋진 것, 강한 것'이 된다. 그러다 보면 평범한 학생들도 괜히 건들거리게 되고 말에 욕을 많이 섞어쓰게 되고, 약해보이지 않기 위해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반항하고... 결과적으로 다함께 점점 엇나가는 것이다.
반대로 긍정적인 가치를 '더 멋진 것, 더 나은 것'으로 여기는 집단내에서는 서로가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좋은 순환 관계가 생긴다. 난 10대 시절에 이런 정반대인 두 집단 모두를 경험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나는 요즘 10대 애들을 보면 이해는 간다. 측은한 이해.
요즘 애들, 성과 폭력, 술과 담배 등의 탈선 행태에 대해 한 10년 전보다 훨씬 무감각해진 것은 사실이다. 한마디로 탈선 문화가 점점 주류로 자리잡아간다는 뜻이다. 왜? 간단하다. 약해보이지 않기 위해서다. 싸움질 잘하고 술 담배 잘하고(?) 선생님께 반항하는 것이 곧 '강한 것, 멋진 것'으로 인식된다. 그 결과 많은 학생이 교실, 학교라는 곳에서 약한 자로 낙인찍히지 않기 위해 서로가 싸움질을 하고 담배를 피우고 눈에 힘주고 건들거리며 다니고, 대화에 쓸데없이 욕을 섞어가며 '강한 척'을 한다. 왜냐하면 그 시절에는 그런 놈들이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니까. 20살 이후의 인생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민없이 그저 '까리한' 것을 따라하기 바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결코 그런 꼴통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강한 것, 멋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10대 시절 잠깐 양아치여서 말버릇이 좀 더럽던 나도 20대 후반이 된 지금은 친구들 사이의 대화에서도 되도록 욕을 쓰지 않는다. 이 나이쯤 되니 친구들 사이에서도 '뭐냐...한심하게'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술? 담배? 다들 그러시겠지만 술 좋아하면 꼴통 소리 듣는다. 담배? '아직도 담배 피우냐'는 말 듣는다.(난 끊은지 몇년) 여자? '결혼하려면 ... 하게 살아야 해'라는 말이 나온다.(여기서 잠깐,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사회 생활은 인성으로 하는거다. 실제 내가 알던 어느 양아치 친구도 공부는 웬만큼 했지만 그 버릇이 몸에 배어 아직 장가도 못가고 있다. 인사드리러 가면 어른들의 눈을 속이지 못하는 것이다) 즉, 10대 시절에 그렇게 숭배하는 가치들은 나이들면 결국 뻘짓거리가 될 뿐인 한심한 것들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당사자인 방황하는 일부 10대들은 결코 이런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도 그랬으니 이해는 한다.
그러나 이해는 할지언정 그게 잘하는 짓이라는 말은 아니다. 그런 뜻에서 원글을 쓴 학생의 자기 또래에 대한 비판에 절대 공감한다. 그리고 이런 잘못되어가는 청소년 문화를 바로잡을 방법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수많은 비난이 쏟아지겠지만, 그 방법의 한가지로 한 10년전 수준으로 규제와 체벌 등을 돌리는 방법이 가장 낫다고 생각한다. 두발 규제, 체벌...요즘 시끄럽지만 사실 그 정신과 취지는 매우 온당한 것이다. 다만 방법과 절차 등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을 뿐이다. 그 문제들로 인해 시끄러워지는 것은 표준화된 규제방법이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들이다.
인권? 솔직히 애들은 두발 규제나 체벌 등에 대해 인권이라는 말까지 끌어들이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다 내 마음대로 해왔는데, 그렇게 해야하는 것이 기분 나쁘니까 '인권'이라는 감당하지도 못할 어려운 개념까지 주워들은대로 끌어들이는 것일 뿐이다. 인권 만능주의라면 왜 귀한 내 시간에 학교에 와서 수업듣고 있나? 그것도 자유권을 침해하는 교복까지 입으면서? 인권과 방종을 혼동하며 함부로 그 개념을 갖다붙이는 것이 요즘 대부분 10대들의 현실 아닌가?(게다가 인터넷에서 루저들이 전혀 논리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주장으로 이런 경향을 부추기는 탓도 크다)
학교라는 것은, 내 마음대로 다 하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나 사회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그것은 곧 사회의 규범등을 몸에 익히는 것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일정 수준의 제재는 피할 수 없다. 이 점을 부정한다면 그것은 곧 제도화된 교육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가당착이 된다는 말이다.
자, 예를 들어 힘이 센 아이가 약한 아이를 괴롭힌다. 이걸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지극히 '인권스러운' 방법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선생님보고 하루종일 그 애 붙잡고 있으라는 식의 말도 안되는 이상주의적인 소리 하지 말라. 나 중학교 시절 양아치 놈들이 있었다. 학교 화장실에서 담배 피우는 등, 그 당시에는 그런 양아치들이 드물었는데... 그놈들에 대해서 두 가지 방법이, 즉 인권스러운 방법과 전통적인(?) 체벌 등의 방법이 각각 실시되었다. 결과는? 인권스러운 방법? 이미 비뚤어질대로 비뚤어진 놈들에게 그런 것은 별로 소용없는 것이었다. 후자쪽의 방법이 보다 뚜렷한 효과를 나타내었다. 일부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제 길로 나아갔고, 일부는 학교를 뛰쳐나갔다.(그리고 몇년뒤 난 그놈들을 유흥가 언저리에서 보았다) 어느 것이 전적으로 나쁘고 좋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 요즘 학생들과, 이미 그 길을 가 본 나를 비롯한 많은 어른들의 차이점이다.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의 차이점.
교육과 학생 지도에 있어 완벽한 방법은 없다. 인권 이상주의적인 방법이든, 전통적인 방법이든 각자 장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더 나은 장점을 갖고 있으며 더 현실적인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다. 개인 감정으로 자기 경험을 들먹이며 바보같은 소리를 인터넷에서 되뇌이며 '선생탓'이나 하는 것은 그저 바보같은 짓일 뿐이다.
자, 이 글에 반감이 생기는 학생들이나 어른들, 한번 생각해 보시라. 만만한 선생님앞에서는 건들거리고 반항하고, 지가 '모시는' 선배앞에서는 90도 인사하는 이 양아치 근성들을 어찌할 것인가? 잘못된 하위 질서를 파괴하고 올바르게 계도하는 것은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수단이 가장 나은 선택이다. 무책임한 감정적인 이상주의-감당하지도 못할 인권 갖다붙이기-는 그저 바보같은 주장일 뿐이다.
내가 만일 요즘 10대라면, 참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저렇게 꼴통짓해야 또래들 사이에서 생활하기 편하다면...저게 과연 좋은걸까...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자기통제가 과거 세대보다 분명 더 약해진 요즘 아이들을 보며...저 또래들의 틈바구니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애들도 많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대부분의 아이들은 평범하게 예의바르고 착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