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잘못 벌려
하품 크게 한 번 했다가
혀 함부로 놀려
진한 욕설 한 번 했다가
긴급한 조치 제 몇 조에
덜컥 걸렸다 누군가 엿들었다
밤에 혼자 지껄인 말을 고발했다
그러니까 그때
일 년 하고도 삼백예순 날
눈 부라리던 비상사태였다
너를 각하가 만든
법의 이름으로 심판하노라
입 닥치고 혀 께물어라
덜컹 감옥 문이 열리고
손발은 한데 묶이고
정신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예, 예,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밖으로 나가면
말 없이 식물인간으로
면벽하며 살겠습니다
해 뜨는 동방예의지국의 법전이여
윤리여, 도덕이여, 규칙이여
급하다, 급해 다 뱉어라
가슴속에 응어리진 가래침을
흑백 논리에, 이분법의 사고여
잡을 수 없이 뻗어나간 양극을 향해
긴급조치 십팔 조를 발동하겠다
양심 선언 하지 않은
당신을 체포하겠다 땅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