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도 돈 벌고, 외국인도 돈 버는데 왜 내 주식은 항상 떨어지기만 할까. 신고가를 돌파했다고 하는데 왜 내 계좌 잔고는 계속 쪼그라드는 것일까.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있을 개인투자자들에게 ‘돈 버는 심리, 돈 잃는 심리’를 공개한다.
‘종합주가지수는 계속 오르는데, 왜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은 떨어지기만 할까?’‘왜 내가 판 주식은 오르고, 산 주식은 떨어질까?’
대부분의 개인투자자, 개미들은 이렇게 한탄한다. 증권시장‘머피의 법칙’이다.
본지가 증권선물거래소에 의뢰해 지난 2월 1일부터 27일 사이 투자자별로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을 조사해 본 결과, 이 기간 동안 코스피지수는 94.37포인트, 6.94% 상승했지만, 개인들이 순매수한 종목들의 상승률은 0.28%에 불과해 거의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기관투자가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11.51% 올랐고, 특히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종목은 15.67%나 급등했다. 즉 개미들의 수익률은 외국인의 56분의 1에 불과하다.
이런 엄청난 격차는 순매수 종목 차이에서 기인한다. 이 기간 중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하이닉스이고, 이어 삼성전자, 두산, 삼성전기, CJ, 한국전력, SK텔레콤, 대한항공, 하이트맥주, 신세계 등이었다. 이 종목들 중 절반이 코스피지수와는 반대로 주가가 떨어졌다. 특히 하이트맥주는 12.29%나 급락했다.
반면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종목은 신한지주, 국민은행, 현대자동차, 우리금융지주, LG전자, 삼성엔지니어링, 우리투자증권, 한진해운, 외환은행 및 삼성화재의 순이다. 개미들이 산 종목과는 전혀 딴판이다.
대세상승기에도 돈 버는 사람은 10%뿐 2월 1일부터 사상최고치를 처음 돌파한 22일까지만 비교하면, 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이 사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8.06%나 됐지만,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은 -0.24%로, 개미들은 대세상승장에서 오히려 손실을 입었다.
반대로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은 16.48%나 올라 지수상승률의 2배가 넘었으며, 기관 수익률도 11.44%에 달했다. 또 개인들이 순매도한 상위 10개 종목은 무려 18.15% 급등했으나, 외국인이 팔아치운 종목들은 3.50% 오르는 데 그쳤다.
즉 개미들은 증시상승기에 급등하는 종목을 대거 처분하고, 기관과 외국인들이 내놓은 종목을 싸다는 이유로 집중적으로 사들여 손실을 자초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7월에도 주가지수는 10% 이상 급상승한 반면, 개미들이 순매수한 종목들은 거꾸로 2% 정도 하락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은 특정 종목을 장기간 집중적으로 거래하지만, 개인들은 조그만 이익을 보고 단타거래에 치중한다는 점이 수익률 차이를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보인다”며 “개미들도 시장의 관심 종목을 장기간 보유한다면 수익률이 좋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현상은 미국 등 선진국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버클리대학 테렌스 오딘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주식매매를 많이 하면 할수록,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자자들이 팔아버린 주식의 수익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보다 높다. 오르는 주식을 너무 일찍 팔아치우고, 떨어지는 주식은 팔지 못하고 그냥 들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에 따르면 주가지수가 올라도 장기적으로는 불과 10%의 투자자만이 꾸준히 수익을 올린다고 한다. 50%는 주가가 올라도 결국 손실이고, 40%는 보통수준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왜 발생할까? 물론 끊임없이 단기투자를 부추기는 증권사들의 책임도 크다. 증권사들은 위탁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만큼 매매거래량을 늘려야 한다.
투자심리 다스려야 성공투자 보인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근본적으로 투자자 자신의 책임인 만큼 개미들 스스로에게 진짜 문제가 있다. 결국은 투자심리와 행동이 문제라는 것이다.
투자행동연구소를 운영하는 시스템매매 전문가이자, 증권사 투자설명회 강사로도 자주 나서는 Y씨는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을 왜곡되게 보고, 욕심과 과신 및 불안 등의 감정으로 인해 마인드컨트롤이 안 돼, 합리적인 투자를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성공투자의 3요소는 투자심리, 투자기법, 자금관리이며 이 중 투자심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투자심리가 성공투자를 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이라는 것.
MW리버스아카데미 최승욱 대표는 트레이더가 버려야 할 습관으로, 8가지를 든다.
손실확대구간에서 물타기로 대응하기, 싸다고 떨어지는데 매수하거나 많이 올랐다고 상승추세에서 매도하기, 목표가에 도달하기 전에 서둘러 이익실현하기, 자신의 원칙에 부합하는 확률 높은 시점에서 진입을 주저하는 것, 리스크 대비 없는 무리한 베팅, 자신의 원칙에 미달한 상황에서의 공격적인 예측매매, 연속된 손실에 분노해 벌이는 복수적인 거래, 기회를 날려버린 후 미련과 오기에 의한 억지매매 등이다.
개미들이 돈 못 버는 5가지 이유
1 지나치게 자주 매매를 한다 시세가 오를 때는 느긋하게 주식을 보유해 최대한 이득을 챙기고, 떨어질 때는 주식을 팔고 푹 쉬어야 함에도 자주 들락날락하여 수수료만 날리고 이득은 최소화, 손실은 최대화한다.
2 절대가격이 싼 주식을 선호한다 싼 것은 결국 비지떡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적이 나쁜 저가주를 가지고 있다가 부도를 맞으면 휴지조각이 된다. 비싼 우량주식으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
3 쓸데없는 남의 말에 귀를 귀울인다 자신의 지식과 정보, 실력이 없으니 신념과 주관도 없고 그럴싸한 타인의 말이나 근거 없는 루머, 한발 늦은 신문기사등을 믿고 따른다. 끊임없이 공부해 실력을 길러라.
4 강세장에서 팔고 약세장에서 산다 강세장에서는 사서 먹어야 하고, 약세장에서는 팔아서 먹어야 하는데, 조금 오르면 매도하여 이익을 챙겼다가 계속 오르면 못 참고 상투에서 사고 만다. 반대로 약세장에서는 싸 보인다는 이유로 샀다가 더 떨어지고, 본전 생각에 계속 들고 있다가 깡통을 차고 만다
5 대중의 분위기에 부화뇌동한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주식에 대해 세상사람들이 좋게 말하면 기뻐하고, 혹평하면 화낸다. 시장은 냉혹한 것이다. 잘못 결정한 걸 알았을 때는, 가차없이 손절매만이 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