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손녀를 무척이나 귀여워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은 손녀는 언제나 밝은 웃음을 머금고
주말마다 할머니를 만나러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그래, 귀여운 손녀, 잘 지냈니?"
"요즘도 성당에 다니세요?"
"물론이지, 지난 일요일에는 아침,저녁으로 두 번이나 갔었는걸?"
"그러셨어요? 신부님의 설교는 들으셨어요?"
"좋았어. 젊은 신부가 설교도 아주 잘하더군"
"무슨 설교였는데요? 저에게도 이야기 해주세요"
"음 그러니까....그 내용이 말이지?.... 아이고 어떻게 하지? 다 잊었는데"
"두번이나 성당에 다녀오고도 다 잊어버리시다니..., 그렇다면 차라리 집에서 쉬시는것이 어떨까요?"
할머니는 손녀의 말을 듣고 살며시 미소를 짓다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그러면 내 부탁을 들어주겠니? 저기 오래되어 낡은 바구니에 물을 가득 받아 저기 장미 화단에 가져다 물을
좀 뿌려주렴"
손녀는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저를 골탕먹이시려고 그러시는 거죠? 저 바구니에 물을 담아 장미화단까지 가져간다면 가는 도중에 벌써 물이
다 새어버려 아마 한방울도 남아 있지 않을걸요?"
"그래, 바로 그말이 맞아. 하지만 그 바구니는 좀더 깨끗해져 있지 않을까?"
-행복한 세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