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해서..기쁩니다.

감자잉 작성일 07.10.22 12: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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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글들을 읽으며 난 도대체 남을 위해 뭘 잘한일이

 

있을까..  너무 개인적인 성격의 내 자신을 돌아보다

 

1년전쯤 있었던 혼자만의 작지만 소중한 경험이 있어 올려봅니다.

 

지금은 취직을 하여 회사생활을 열심히 하며 나름 자리를 찾아가고 있지만

 

그때만 해도 백수생활에 지긋함을 느끼며 어디든 불러주는데만 있음

 

열심히 해보겠노라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고 있을 때였죠..

 

어머니께서 시내에서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시는데 오전에 제차로 모셔다 드리고

 

집으로 돌아 오고 있었습니다.

 

오전부터 불합격 메일을 받고 기분도 완전 꽝이고.. 들어가서 낮잠이나 자야겠다 생각하며

 

집앞 건널목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제 눈에 들어온 모녀지간으로 보이는 중학생정도 여학생과 아주머니께서 짐을 양옆에 들고

 

발을 동동 구르며

 

빨간불인데 건널목을 건널듯 말듯 하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무리하게 건너려다 마침 달려오는 트럭이 "빵~~~~~~" 하고 크락션을 울리니 놀라서

 

다시 돌아가셔선 발만 동동.... -_-;;;

 

오전시간이라 차는 그리 많치않았지만 저러다 사고 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해서 유심히 봤더니

 

반대편에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그러시는 것 같더라구요.

 

여긴 부산옆의 소도시인데 부산가는 버스가 엄청 더딘 간격으로 한대씩 있거든요..

 

버스기사분도 그 모습을 봤는지 출발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 같더라구요..

 

마침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고 아주머니, 학생이 짐을 들고 건널목을 냅따 뛰는데..

 

이런....... 버스가 기다렸다는듯이 슝~~ 하고 떠나버리더라구요..

 

그 버스를 짐을 들고 따라가며 애써 세워보려고 뛰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보였습니다..

 

신호는 좌회전신호로 바뀌고 저는 좌회전을 할라는 찰나..

 

옆차선 차들이 많이 없길래 비상깜박이를 키고 그 모녀쪽 인도로 차를 갖다 붙여서

 

"아주머니 타세요... 제가 버스 잡아 드릴께요"

 

그랬더니 고맙다시며 짐을 낑차낑차 차에 싣고 차를 출발시켰죠..

 

평소 방어운전에 열을 올리는 저였지만 어떻게든 버스는 잡아야겠기에 과속을 해서 부산가는 길로

 

접어들었는데..

 

왠걸.. 버스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겁니다.. -_-;;;

 

무슨 스포츠카버스도 아니고..

 

한참을 달렸는데도 버스는 안보이더군요..

 

약간 뻘쭘하고 이놈의 버스가 날개가 달렸나 싶기도 하고 참..

 

이러다 부산까지 가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_-;;

 

아주머니께서도 미안하신지..

 

"총각 고마워요.. 여기서 내려서 다음차 타고갈께요"

 

이러시는데...

 

"아닙니다.. 이제 다 따라왔을 거예요"

 

이러면서 차를 계속 몰았죠..  아주머니랑 여학생은 계속 미안해하시고;;

 

몇분을 달렸을까..

 

저기 멀리 신호에 걸려 있는 버스를 발견하니 한숨 놓이더군요.. ㅎ

 

버스오른편 출입문쪽에 바싹 차를 붙혀서 빵빵~~

 

"어저씨 문좀 열어주세요~" 이랬더니 기사님이 출입문을 여시며 왜 그러냐길래

 

"이분들 좀 태워가세요~ "  그러고는

 

차에서 내려 짐을 들어 버스에 올려 드렸습니다.

 

아주머니랑 여학생도 고맙다고 연신 인사하시고 조심히 가시라고 그러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불합격소식에 통 풀죽은 기분은 싹~ 날아가고

 

뭔가 모를 뿌듯함 (봐라~ 백수도 이럴 땐 얼마나 쓸모 있는가~) 에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지금도 남을 위해 선행을 베푸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작은일 하나로 우쭐해 하는 못난놈이라 욕하신담 할말은 없지만...

 

그시기.. 취업난을 탓하며 우울한 피해망상, 무기력에 빠져 있을 때

 

그날의 작은선행은 내 자신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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