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실에서 찾은 편지..

bultin 작성일 07.12.14 16:51:41
댓글 2조회 659추천 2

 전역이라는 시간이 다가 올수록 하루하루는 더욱 한가롭게 느껴지지... 그럴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되고 멍청하게도 그 생각들은 옛날의 넋두리 밖에 되지 않아 난 전혀 새롭게 행하는것도 없고 미래의 밝은 견문을 지닌 것도 아니니 그저 머릿속이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해 생각을 하기 위해선 때론 매개체가 있어야겠지

 

 관물대의 캐비닛을 들쳐보니 그다지 오래 되지도 않은 개봉된 편지봉투가 손길을 기다렸다는듯 가지런하게 놓여있어... 잠시 잊고 있었나? 게으르다 보니 이곳을 정돈한지도 벌써 수개월이 지나 버렸어 이렇다할 할 일도 없다보니 봉투속의 분홍빛 편지지에 손이가게 되었지

 

 종이의 둥글둥글한 글들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더라 내가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자를 경고까지 하고 떠나가는데도 내버려 두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후회하냐구? 아니?! 그런건 아니야 그렇다고 잘 보냈다는건 아니야 내 생각은 아직 결론이란건 지어진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지. 우리가 처음 보았을땐 남이 였었고 시간이 조금씩 흐르며 그저 아는 사이가 되었고 그 다음은 친구였었지 그리고 연인이 되긴 했었지만 이것은 하나의 과정일뿐 어떤 사이도 답이라고 하지 생각하지 않아 그 어떤 사이가 되더라도 그것에 대해 서로가 만족을 느끼고 있다면 단 한점의 불안감이 가슴속에 여며 있지 않다면 그게 서로가 '답' 이라고 생각하는 사이가 되는것이라고 생각해... 지금 어떤 생각속에 있는지 만족한 삶을 살고 있는지 작은불안감이 마음 한구석에 서려있지는 않은지 지금의 우리사이가 그 '답'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묻고 싶지만......

 

 그 다음은 뭐라고 써내려갔을까?  -_-;; 내무실에서 찾은 쓰다만 종이 쪼가리다. 어쩜 내 처지와 이리도 같을까? 그런데 누가 쓴 걸까?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지금은 오래되어 먼지가 쌓이고 빛바래어 글조차 희미하게 보이는 그 종이를 인용하여 적어본다...

좋은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