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친구-서산대사

오직lcd 작성일 10.02.19 18: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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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게 친구 - 서산대사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 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 게나


자네가 움켜 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사람 마음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千) 가지 만(萬)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 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지는구나.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출처] 여보게 친구 - 휴정선사|작성자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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