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도둑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 중에 ‘오비랍토르(oviraptor)’라는 이름의 공룡이 있습니다.
이 공룡은 1924년,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발견 당시 공룡 주변에는 알이 있었고, 당시 공룡학자는 이 공룡이
다른 공룡의 알을 훔치다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공룡의 이름을 ‘알 도둑’이라는 의미의 ‘오비랍토르’로 지었습니다.
그런데 1993년, 또다시 알 더미 위에 오비랍토르의 화석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발견된 알에는 놀랍게도
오비랍토르의 태아가 들어있었습니다.
이 화석은 오비랍토르가 알 도둑이 아니라 자신의 알을 지키려다
죽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후 공룡학자들은 오비랍토르를
알 도둑이 아닌 모성이 강한 공룡으로 분류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룡은 여전히 ‘알 도둑’이라는
의미가 담긴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100년 가까이 불렸던 이름을 쉽게 바꿀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보이는 것만으로 상대방을 평가하다보면 오해가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한 번 각인된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오해는 해소되기보다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든 겉모습만으로 쉽게 평가하려는 태도는
더불어 사는 사회에 벽이 될 수 있습니다.
사려 깊은 생각과 행동이 더 많이 필요한 요즘입니다.
사랑과 이해의 마음으로 너그러이 서로를 바라봅시다.